입력 : 2024.02.27 17:24
종이로 작품 선보이는 요린데 포그트·시야디에
4월 6일까지 이태원동 P21



종이로 작업을 이어나가는 요린데 포그트(Jorinde Voigt·47)·시야디에(Xiyadie·61) 2인전 ‘2.0’이 4월 6일까지 이태원동 P21에서 열린다.
P21이 새롭게 오픈한 공간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종이의 2차원 성질을 넘어서서 섬세함, 반항, 도전,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서술한다. 요린데 포그트는 직접 제작한 액자 안에 종이를 겹겹이 배치해 빛과 그림자 간의 간극을 조율하며 종이만의 연약함을 캔버스와 결합한다. 각 레이어의 세심한 컷은 부재의 흔적과 새로운 형태에 대한 가능성을 드러낸다. 이를 통해 종이가 지닌 형식에 대해 고민해 보는 시간을 마련한다.
시야디에는 중국 전통 페이퍼컷 기법을 선보인다. 노동집약적인 과정을 통해 퀴어 정체성을 드러낸다. 특히 페이퍼컷 기법은 감각이나 인식에 치중한 즉흥적인 그리기 작업보다 조금 더 신체적인 작업이며, 작가는 이런 과정으로 인식과 신체가 공존하는 사랑을 묘사한다. 또한 전통 염료로 채색된 종이는 매우 얇지만 이미지를 구성하는 매체로 작동돼 문화적 맥락 안에서 퀴어 정체성을 되찾고자 하는 작가의 서사에 필수적인 요소가 된다.
한편, 이번 전시는 단순히 예술적 표현을 위한 물질이 아닌 종이 자체의 잠재력을 가진 역동적 실체로 인식하고 고찰하게 한다. 작가에게 있어 종이는 물질성을 통해 기억, 정체성 및 사회 구조와의 얽힘을 반영하는 탐구의 장이 되고, 관람객은 각각의 컷 또는 중첩된 부분 안에서 유연하면서도 찢어지기 쉬운 이중성을 발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