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1.29 15:12
2월 2일부터 두손갤러리

엄정순은 ‘보는 것’에 대한 근원적 물음의 답을 코끼리에 관한 비유로부터 찾는다. ‘장님 코끼리 만지기’ 우화와 한반도에 들어온 첫 번째 코끼리의 역사적 사건을 작품의 주요 서사로 삼는데, 특히 코끼리가 지상에서 가장 큰 동물이라는 이방의 생명체로서 우리의 편견에 대한 사유를 작업에 담아왔다.


엄정순 개인전 '흔들리는코끼리'가 2월 2일부터 3월 16일까지 두손갤러리에서 열린다. 작가가 ‘본다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코끼리의 비유로써 작업화한 드로잉, 회화, 사진, 조형 등 6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코끼리에 관한 두 개의 서사를 연결해 서로 다른 시공간적 순간이 공존하며 상호 영향을 미치는 시간 개념을 시각화한 자리다. 시간 이미지를 관통하는 것은 ‘흔들림’으로 작업 속에 등장하는 코끼리, 새 그리고 사진 속 풍경을 흐릿하게 하거나 생략해 기존과 다른 모습으로 표현했다. 흔들림의 표상은 ‘움직이는 것은 살아있는 것’이란 존재의 변화하는 속성을 보여주는 것이며 이는 대상의 새로운 의미나 정체성을 찾아보려는 작가의 시도와 같다.

한편, 작가는 ‘다름’의 모습을 포용한 작품 '코 없는 코끼리'(2022)로 2023 광주비엔날레에서 ‘박서보 예술상’에 선정돼 결핍에 대한 사회적 의미를 공유하며 새로운 통찰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