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 세상 연결시켜주는 창처럼… 맑고 서정적인 ‘전병구’의 세계

입력 : 2023.12.06 17:19

‘베를린, 캔디, 히잡을 쓴 여자’
1월 12일까지 이유진갤러리

베를린, 2023 Berlin, oil on canvas, 90.9x72.7cm. /이유진갤러리
베를린, 2023 Berlin, oil on canvas, 90.9x72.7cm. /이유진갤러리
 
누구나 그런 순간은 있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문득, 특별하지 않았던 대상이 새롭고 다르게 다가올 때. 전병구는 이에 대해 ‘실은 대상이 변한게 아니라 대상을 관찰하는 주체, 즉 나의 상태가 변한 것’이라고 말한다.
 
전병구 개인전 ‘베를린, 캔디, 히잡을 쓴 여자(Berlin, A Candy, A Woman in a Hijab)’가 7일부터 내년 1월 12일까지 서울 청담동 이유진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바라보는 대상의 의미보다 그 대상을 바라보는 순간과 주체에 집중한다.
 
히잡을 쓴 여자, 2022, oil on canvas, 45.5x45.5cm. /이유진갤러리
히잡을 쓴 여자, 2022, oil on canvas, 45.5x45.5cm. /이유진갤러리
어둠 속에서, 2023, acrylic and oil on canvas, 53x72.7cm. /이유진갤러리
어둠 속에서, 2023, acrylic and oil on canvas, 53x72.7cm. /이유진갤러리
캔디, 2022, oil on canvas, 24.2x33.3cm. /이유진갤러리
캔디, 2022, oil on canvas, 24.2x33.3cm. /이유진갤러리
비누, 2023, acrylic and oil on canvas, 33.3x24.2cm. /이유진갤러리
비누, 2023, acrylic and oil on canvas, 33.3x24.2cm. /이유진갤러리
 
이번 전시에 출품되는 회화 작품 17점은 그려진 시기나 배경이 모두 달라 언뜻 하나로 묶이기 어려운 것처럼 보이지만, 작가 특유의 색감과 미묘한 분위기를 통해 한데 어우러진다. 풍경, 정물, 인물 등 여러 가지 요소를 담고 있는 그의 회화는 때로는 바깥 세상과 연결시켜주는 창으로, 때로는 자신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로 기능한다. 이를 통해 관람객은 시각적 경험을 확장시키고, 그 안에 몰입하여 자신만의 서사를 만들어 갈 수 있다.
 
또, 주목할 만한 특징은 작가의 작품 세계가 보다 확대됐다는 것이다. 국내 뿐만 아니라 베를린, 라이프치히 등 세계 여러 도시에서 포착한 모습을 자신만의 회화로 탄생시킨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작가는 직접 본 장면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아닌, 자신만의 공간 위에 새로 배치하며 본인만의 컬렉션을 완성시킨다. 이렇게 새로운 회화 방식으로 재구성된 작품은 관람객에게 일상적이지만 독특한 정취를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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