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 꼭 닮은 추리닝 입은 ‘태권브이’… 성태진 ‘내 모든 날과 그때’

입력 : 2023.12.04 13:57

9일부터 이길이구갤러리

절규, 2023, Acrylic and ink on embossed woodpanel, 170x110cm. /이길이구갤러리
절규, 2023, Acrylic and ink on embossed woodpanel, 170x110cm. /이길이구갤러리
 
성태진(49)은 ‘태권브이’라는 대중적 상징을 중심으로 우리 삶의 근본적인 인간성을 탐구해 왔다. 어린 시절 즐겨봤던 만화 속 캐릭터 태권브이를 모티브로 판화 기법을 사용해 양각으로 목판에 도상을 새기고 겹겹이 색을 칠하는데, 작업 속 태권브이는 강철 로봇의 영웅적인 모습이라기보다는 운동복을 입은 친근한 모습의 현실적인 우리네 모습을 대변한다. 
 
성태진 개인전 ‘내 모든 날과 그때’가 9일부터 내년 1월 13일까지 서울 신사동 이길이구갤러리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대중문화와 한국 현대미술의 교차점을 탐구하는 중요한 전시로, 태권브이를 포함한 다양한 요소를 결합한 서사 구조를 통해 관객에게 50여 점의 작품들로 회화 작품을 포함한 설치미술 등을 통한 인간적 희망과 믿음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애니메이션 속의 로봇을 인간화해 일상 속에서 종종 간과되는,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의 가치를 재조명하고자 한다. 그의 작품들은 사회적 무관심과 소외받는 이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담고 있으며 관객들에게 삶의 희로애락을 풍자적이면서도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달항아리(그대여아무걱정하지말아요), 2017~2023, Acrylic and ink on embossed woodpanel, 110x100cm. /이길이구갤러리
달항아리(그대여아무걱정하지말아요), 2017~2023, Acrylic and ink on embossed woodpanel, 110x100cm. /이길이구갤러리
 
또한, 전통적인 나무판에 글과 그림을 새기는 작업 방식을 통해 대장경을 새겼던 우리 조상의 정신을 현대 미술에 반영하며 개인적 염원과 한국 문화의 정신을 통합한다. 특히 현대 사회의 현실과 제작 기법을 일체화해 태권브이를 한국적 에너지의 상징으로 새롭게 해석한다.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목판에 새겨진 로켓펀치는 불확실한 우리 삶의 가능성과 희망을 상징한다. 우주를 유영하는 로켓펀치의 이미지는 삶의 무한한 에너지를 시각적으로 드러내며 관객으로 하여금 자신의 삶 속 미완성의 아름다움과 잠재력을 발견하게끔 한다. 성태진의 ‘태권브이’를 통해 우리 각자의 삶 속 일상과 그 안의 결정적인 순간에 대해 다시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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