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8.13 15:28
박종규 개인전 ‘비트의 유령들’
한국 추상미술 선도하는 하인두예술상, 세계 무대에서도 통했다
박종규, 하인두예술상 수상 이후 활발한 글로벌 행보
10월 8일까지 광동미술관


"박종규 작가는 아날로그와 디지털 시대의 전환기에서 두 경계의 감성미학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작품세계를 선보인다는 점에 주목했다", "동시대적 휴머니티를 한국성의 재해석으로 풀어낸 진취적 미감이 하인두 미학의 현대적 재발견에 비견할 만하겠다"라는 심사평으로 제3회 하인두예술상을 수상한 박종규(59) 개인전이 중국 광저우 광동미술관에서 개막했다.
이번 전시는 광동미술관 개관 이래, 외국인 생존 작가 최초로 바이에탄관 2층 전관을 단독 사용하는 역사적인 기획전이다. 광동미술관은 1997년 개관한 중국의 대표적인 국립 공공미술관으로, 광저우를 중심으로 한 남중국 현대미술의 중심지 역할을 해 온 미술관이다. 전체 건축 면적은 약 70,000㎡로, 서울 국립현대미술관(서울관 기준 약 20,000㎡)의 3배를 웃돈다. 박종규의 전시가 열리는 광동미술관의 바이에탄관은 2021년 새롭게 개관한 신관으로, 최신 미술관 건축 설계와 디지털 기반 전시 시스템이 적용된 전시 플랫폼이다.



박종규는 계명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의 국립 에콜데 보자르 미술학교에서 수학했다. 특히 대구시립미술관과 후쿠오카시립미술관 개인전, 뉴욕 아모리쇼의 포커스 섹션 선정작가 등 국내를 거점으로 북미와 유럽권까지 비중 있게 활동한 이력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러시아 모스크바국립아카데미 미술관과 상트페테르부르그 현대미술관 개인전, 멕시코국립미술관 4인전, 러시아 국립현대미술관 한국 대표작가 3인전, 쿠바비엔날레에 참여한 바 있고, 사우디, 이집트, 중국에서 전시를 앞두고 있다.



제3회 하인두예술상 수상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며 국제적인 도약을 이루게 된 박종규는 이번 전시를 3년 전부터 준비해 왔다고 밝혔다. 러시아와의 전시를 준비하던 중 전쟁이 발발했고, 이후 작가는 중국과의 협력에 집중해 전시를 선보이게 됐다. 이에 대해 작가는 “3년에 걸쳐 세 차례의 심사를 통과해 이 전시를 열 수 있었다는 건, 제 인생에서도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라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 박종규는 2층 두 개의 공간 400여 평을 회화와 미디어 작품으로 채운다. 300호 크기의 대형 회화 20여 점, 영상 설치 40여 점을 포함해, 시트지와 물감을 겹겹이 쌓아 제작한 캔버스, LED 전광판, 몰입형 영상 룸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비트의 유령들’의 전시장 내부는 전체가 하얀색으로 구성돼 비현실적이고 무중력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박 작가는 “현실 공간보다는 정제된 비인간적인 세계를 상상하며 구성했다”며, “관객이 걸을 때 마치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초기 조명은 더 밝았지만, 어린이 관객의 시각 적응을 고려해 현재 밝기는 초기 계획의 절반 수준으로 조정했다.



“앞으로 우리는 두 개의 세상을 살아야 해요. 현실과 가상. 그리고 그 사이에서 흔들리는 것들. 그것이 제가 말하는 유령입니다.”
작가는 현실과 가상을 오가며 발생하는 노이즈를 제거 대상이 아닌, 휴머니즘의 마지막 흔적으로 여기고 이를 작품으로 담아낸다. 최근 급변하는 사회 현상 속에서 시대정신을 갖고 지금 이 순간 말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작가 박종규는 많은 실험과 철학적 고민 끝에서 아름다운 작품을 선보인다. 광동미술관 박종규 개인전은 오는 10월 8일까지 열린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