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 안의 너와 나”… 이슬아가 포착한 네모 세상 속 도시 풍경

입력 : 2023.11.20 14:58

이슬아 개인전, 30일까지 이길이구갤러리

Walking into the patterns, 2023, Water color and gouache on arches, 76.7x57.5cm. /이길이구갤러리
Walking into the patterns, 2023, Water color and gouache on arches, 76.7x57.5cm. /이길이구갤러리
 
빌딩 사이에서 요가하는 사람, 테니스를 치는 사람 등 네모반듯한 빌딩숲 속에서 각양각색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이들을 화면에 담아내는 이슬아는 현대인의 모습과 도시의 풍경을 소재로 삼아 일상을 포착한다.
 
창의 네모난 형태는 단지 창문의 형상만을 나타내는 것이 아닌, 도시의 삶에 존재하는 규칙과 이해관계 등 비가시적인 틀 또한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이렇듯 작가는 일상에서 관찰되는 가시적인 부분과 비가시적인 부분을 회화로써 풀어내어 단순한 그림의 영역을 넘어서 특별한 경험의 공간을 이끈다. 
 
이슬아는 창의 안팎에서 비치는 일상을 수시로 사진을 찍어 순간을 포착하고 그 순간에 따른 이미지나 심상들을 경험하게 한다. 햇볕에 따라 바뀌는 콘크리트의 색, 비 오는 날의 짙은 나무의 색, 노을이 질 때의 하늘의 색을 섬세하게 표현하는데, 작가 고유의 대상에 대한 개인적인 관찰과 내밀한 사유는 당시의 현장성을 불러일으키고 그때의 감정을 되돌려주는 재현 장치로 활용된다. 캔버스 속 오브제와 배경은 그가 공유하고픈 일상 경험을 나열한 시리즈로서, 그 순간의 찰나가 기록된 회화적 사진들과도 같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해질녘 노을을 마주한 듯한 ‘작가의 순간’이 그림을 통해 전해지는 셈이다.
 
Connection, 2023, Water color and gouache on arches,  30x21.4cm. /이길이구갤러리
Connection, 2023, Water color and gouache on arches, 30x21.4cm. /이길이구갤러리
 
이슬아 개인전 '네모 안의 너와 나'가 이달 30일까지 서울 신사동 이길이구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창문을 통해 바라본 도시와 사람들을 세심히 기록한 40여 점의 회화를 소개한다. 이번 전시에서 이슬아는 도시 속의 삶에 있어서 그가 가지고자 하는 태도를 그만의 시각과 언어로 나타내고자 한다. 작가가 세상을 바라보며 경험한 기록을 통해 그의 삶에 대한 또 다른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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