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성·대중성·시장성 삼박자 갖춘 한국 현대미술의 얼굴 30인

입력 : 2023.06.30 18:55

[인터뷰] 김윤섭 아이프미술경영연구소 대표·김영민 아트조선 이사
아트조선·TV CHOSUN·뉴시스 연합 ‘아트픽(Art Pick)’展
7월 12일부터 한가람미술관 2층

/아트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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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미술의 다양성과 지형도를 보여주는 작가들을 한데 모은 전시가 있다. ART CHOSUN(아트조선), TV CHOSUN, 뉴시스 미디어 3사가 공동 주최하는 미디어 연합 전시 ‘아트픽 30(Art Pick 30)’이 7월 12일부터 8월 9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에서 펼쳐진다. ‘아트픽 30’은 미디어에 뿌리를 두고 창설된 전시형 아트 페스타로, 주최 미디어 3사가 주목하고 기사로써 소개한 바 있는 작가 30인을 선보인다. 특히 미디어가 검증하고 엄선한 작가들이라는 점에서 한국 동시대 미술의 오늘과 미래를 보다 다층적이고 심도 있게 조망할 수 있는 기회다. 
 
이번 전시에는 윤형근, 김창열, 박서보, 하종현, 최명영, 이강소, 오세열, 김근태, 민병헌, 이  배, 김영리, 권여현, 김찬일, 최영욱, 김현식, 함명수, 손진아, 김남표, 정영주, 강민수, 하태임, 이경미, 박병일, 곽철안, 이사라, 채지민, 김호정, 권하나, 다다즈, 전아현 등 미디어의 시선과 관점으로 ‘Pick’한 한국의 동시대 미술가 30인이 참여해 평면, 입체, 설치 등 특정 장르 혹은 나이, 성별에 국한되거나 편향되지 않은 다채로운 작품 150점을 내건다. 
 
단순히 작가의 예술품을 소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작품이 품고 있는 작가의 예술관과 그에 내재된 작업 세계를 미디어라는 특성을 십분 활용해 대중에게 보다 쉽고 친근하게 선보일 것이다. 개막에 앞서 ‘아트픽 30’을 공동 기획한 김윤섭 아이프미술경영연구소 대표와 김영민 아트조선 이사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났다. 
 
‘아트픽 30’을 공동 기획한 김윤섭 아이프미술경영연구소 대표(왼쪽)와 김영민 아트조선 이사.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아트픽 30’을 공동 기획한 김윤섭 아이프미술경영연구소 대표(왼쪽)와 김영민 아트조선 이사.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아트픽 30’은 아트조선·TV CHOSUN·뉴시스 메이저 미디어 3사가 연합해 공동 주최하는 전시형 아트 페스타입니다. 어디에 주안점을 두고 기획됐는지 궁금합니다.
 
김윤섭 아이프미술경영연구소 대표: 요즘 한국 현대미술을 향한 대중적 관심도가 어마어마하죠. 세계적인 아트페어가 서울에서 열리고 글로벌 갤러리들이 앞다퉈 한국에 지점을 내는 등 시장 규모도 양적 확대를 이뤘고요. 그러나 이런 환경 변화 속에 한국 현대미술의 위치와 미래에 대해 묻는다면 과연 무엇이라고 답해야 할지 선뜻 입이 떨어지지 않는 것도 사실입니다. 빛과 그림자라고 했던가요. 양적 성장을 이루기까지 그간 한국 미술가의 역량을 되짚어 보기보다는 그저 작가와 작품의 경제적 가치와 수치에만 치중해 온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즉, ‘아트픽 30’은 이대로는 한국 현대미술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부터 기획된, 한국 현대미술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작가 30인의 작품을 소개하는 자리입니다. 이들 작가의 각기 다른 작업 세계를 한자리에 모아 보여줌으로써 한국 현대미술의 생성과 전개 그리고 미래까지도 한눈에 조망할 수 있게끔 했습니다. 한국 현대미술의 역사성과 다양성을 동시에 충족을 할 수 있으며, 한국 현대미술의 장르와 조형 어법, 기법 등까지도 보다 심도 있게 살펴볼 수 있을 겁니다. 
 
이강소, 2022, 청명-220504 (Serenity-220504), Acrylic on canvas, 130×97cm. /아트조선
이강소, 2022, 청명-220504 (Serenity-220504), Acrylic on canvas, 130×97cm. /아트조선
하태임, 2023, Un Passage No.234062, Acrylic on canvas,100×100cm. /아트조선
하태임, 2023, Un Passage No.234062, Acrylic on canvas,100×100cm. /아트조선
 
─메이저 언론사들이 함께 힘을 모은 이번 전시가 성사된 계기와 배경은 무엇인지요.
 
김영민 아트조선 이사: 미술 전시 기획자로서 완전히 해소할 수 없었던 갈증이 하나 있었습니다. 다른 업계에서는 타 기업끼리 협력하거나 컬래버레이션에 열려 있고 유연한 반면, 한국 아트씬은 협업이나 공동 사업에 비교적 폐쇄적인 반응이라는 점이었어요. 함께 연합한다면 판을 키우고 규모를 더욱 성장시킬 수 있을 텐데, 도리어 협업을 부정적으로 인식한다는 것에 늘 아쉬웠다고나 할까요. 이러한 관습과 한계를 뛰어넘고자 하는 뜻을 같이하는 미디어 3사가 힘을 합치게 됐습니다. 언론사가 먼저 솔선수범해 협업의 모델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아트픽 30’을 공동 기획한 김윤섭 아이프미술경영연구소 대표.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아트픽 30’을 공동 기획한 김윤섭 아이프미술경영연구소 대표.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아트픽 30’이란 타이틀에서 작가 혹은 작품을 ‘픽(pick)’, 즉 골라 선택한 30인의 작가라는 뜻이 읽히는데요.
 
김윤섭 대표: ‘30’은 단순히 작가 30인만을 뜻하는 것이 아닌, 여러 상징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우선, 젊은 세대를 의미하는 30대에서 따온 것인데, 30대는 20대와 달리 무르익고 성숙돼 가는 과정에 있는 시기로, 중장기적인 기대감을 부여할 수 있는 연령대입니다. 잠재적인 가능성을 기반으로 하는 젊은 출발점과도 같죠. 이번 첫 회에는 30명의 작가가 참여하지만, 저희 ‘아트픽’은 궁극적으로는 ‘아트픽 80’, ‘아트픽 100’까지도 확장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김영민 이사: 30에는 한 달, 30일의 의미도 내포돼 있는데, 같은 하루가 없듯이 같은 작품이 없다는 뜻입니다. 누군가에게는 현대미술이 난해하고 때로는 다 비슷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반복되는 일상이라도 하루하루가 다른 것처럼 모든 예술품 또한 각기 독창적이며 개성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습니다. 
 
최명영, Conditional Planes 23-30, 2023, Acrylic on canvas, 193.9×162.2cm. /아트조선
최명영, Conditional Planes 23-30, 2023, Acrylic on canvas, 193.9×162.2cm. /아트조선
김호정, Blue Moon Jar XVII, 2022, 백자토, 34×35cm. /아트조선
김호정, Blue Moon Jar XVII, 2022, 백자토, 34×35cm. /아트조선
 
─기성 아트페어와 구별되는 점이 있다면요.
 
김윤섭 대표: 시장 중심의 아트페어와는 작품보다는 작가를 중심으로 기획됐다는 점에서 차별화됩니다. 경제적 가치에 편향되지 않고 작가의 저력과 한국 미술사적인 의미를 주축으로 준비된 자리입니다. 언론사가 모여 기획한 만큼 공신력이 있다는 점도 들 수 있겠습니다. 
 
김영민 이사: 지난해 ‘프리즈 서울’이 개최됨에 따라 국내 미술시장의 규모가 사상 최초 1조원을 돌파했는데, 이런 시점일수록 한국 미술가들을 국제무대에 선보이는 것이 더더욱 중요하죠. ‘아트픽 30’은 국내에만 국한되지 않고 해외로의 진출을 통해 한국 작가들, 작품들을 국제 미술시장에 소개하는 데에 궁극적인 목적이 있습니다.
 
‘아트픽 30’을 공동 기획한 김영민 아트조선 이사.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아트픽 30’을 공동 기획한 김영민 아트조선 이사.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이번 전시에는 다양한 장르와 매체로 각기 독창적인 작업을 이어온 30명의 작가가 참여합니다. 이들 작가 30인은 주최 미디어사들이 기사 등을 통해 소개한 바 있는 미술가들 중에서 엄선한 것입니다.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선정된 작가들인지요.
 
김영민 이사: 이번 행사를 주최하는 미디어 3사는 지난 몇 년에 걸쳐 한국 미술가들을 대중에게 지속적으로 소개하고 알려왔습니다. 언론사로서 객관적인 시선으로 작품성, 대중성 그리고 시장성 삼박자를 충족하는 동시에 한국 현대미술의 오늘날의 얼굴을 보여주는 바로미터와 같은 작가 30인을 엄선했습니다. 이들 작가는 모두 주최 미디어사에서 기사로써 다룬 바 있는 미술가들입니다. 
 
김윤섭 대표: 기사로 소개된 적 있는 작가들을 대상으로 한국 현대미술의 다양성을 대변하는 작가들로 선별하고 다시 선별한 끝에 최종 30인이 결정됐습니다. 보통 관람객이 작품을 마주할 때, 크게 구상 혹은 비구상인지로 첫인상이 결정되지 않습니까. 그래서 구상과 비구상으로 먼저 큰 갈래를 나눈 뒤, 조형 어법별로 나누고, 또 연령대별, 성별로도 균형 있게 구성하고자 했습니다. 젊은 작가군으로 갈수록 장르나 경계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경향이 짙어지죠. 이를테면 김호정 작가의 경우 전통적인 맥락의 달항아리에 현대 회화적 기법을 접목해 새로운 작업에 몰두해 왔어요. 전아현 작가는 본래 가구를 전공했는데 여기에 동양 문인화에 대한 해석을 더한 독특한 작업으로 잘 알려져 있고요. 더불어, 요즘 시대에서 빼놓을 수 없는 NFT아트의 신성인 다다즈 작가 또한 저희 전시에 참여합니다. 이처럼 종적으로나 횡적으로도 한국 현대미술을 다층적이고도 심층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작가를 선별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전아현, 深山 Series, 2023, Resin and concrete, 75×75×41cm, 85×100×32cm, 80×120×23cm each(3 pcs). /아트조선
전아현, 深山 Series, 2023, Resin and concrete, 75×75×41cm, 85×100×32cm, 80×120×23cm each(3 pcs). /아트조선
최영욱, Karma202211-54, 2022, Mixed media on canvas, 162×146cm. /아트조선
최영욱, Karma202211-54, 2022, Mixed media on canvas, 162×146cm. /아트조선
 
─회화, 설치, 오브제, 조각 등 다채로운 장르의 작품 150점이 한가람미술관 2층에 내걸립니다. 30명의 작가들의 서로 다른 작품들을 보다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어떠한 점에 주력해 전시를 구성하는지요.
 
김윤섭 대표: 작품의 수량보다도 해당 작가의 예술 세계를 대변하는 작품이 출품된다는 점에 주목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참여 작가들이 각기 내놓은 작품들 모두 그 작가의 예술 세계를 가장 중추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 작가적 역량을 보여주는 대작이 포함돼 있어 이를 중심으로 중품, 소품 등이 함께 설치될 예정입니다. 예술 세계의 다양한 변주를 한눈에 볼 수 있어 작가별로 충분한 감상과 이해가 가능할 것입니다. 동시에, 철저히 관람객의 눈높이와 편의를 반영해 설치하고자 합니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이번 전시는 한국 현대미술의 오늘날을 가늠할 수 있는 장(場)입니다. 즉, 한국 미술의 출발점부터 동시대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확산되고 변모해 왔는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작가의 연령순을 기본 틀로 해 작품의 배치가 이뤄지기 때문에, 이는 한국 미술사의 흐름을 따라 전시를 감상할 수 있다는 뜻과 같습니다.
 
─전시 기간, 놓치지 말아야 할 행사가 있다면요.
 
김영민 이사: 미술 관람 문화의 대중적 확산을 위한 미디어로서의 사회적 책임과 소명을 위한 일환으로 자체적으로 ‘아트픽 30 문화의 날’을 7월 30일 운영할 예정입니다. 이날은 방문객 모두 반값으로 할인된 입장료로 관람이 가능합니다. 더불어, 전시 기간, 문화 소외계층을 초청해 특별 도슨트를 운영할 계획입니다.
 
다다즈, No Matter What the Wave, I Can Ride it Confidently, 2023, Acrylic and uv print on canvas, 116.8×80.3×4cm. /아트조선
다다즈, No Matter What the Wave, I Can Ride it Confidently, 2023, Acrylic and uv print on canvas, 116.8×80.3×4cm. /아트조선
민병헌, 남녘유람, 2021, Gelatin silver print, 118×101cm. /아트조선
민병헌, 남녘유람, 2021, Gelatin silver print, 118×101cm. /아트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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