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화랑미술제’ 개막… “열풍은 아니고 훈풍 정도…”

입력 : 2023.04.13 17:59

역대 최다 갤러리 156곳 참여해 작품 1만점 선봬

2023 화랑미술제 전경. /윤다함 기자
2023 화랑미술제 전경. /윤다함 기자
2023 화랑미술제 전경. /윤다함 기자
2023 화랑미술제 전경. /윤다함 기자
더페이지갤러리의 부스에 들어서면 최명영의 기품 있는 한지 작업을 마주할 수 있다. /윤다함 기자
더페이지갤러리의 부스에 들어서면 최명영의 기품 있는 한지 작업을 마주할 수 있다. /윤다함 기자
2023 화랑미술제 전경. /윤다함 기자
2023 화랑미술제 전경. /윤다함 기자
 
“작년보다 한산해서 손님들 응대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으니 좋습니다. 원래 VIP 프리뷰는 이래야 하죠.”(모 갤러리 대표)
 
“많이 붐비지 않아 쾌적하게 관람할 수 있네요. 작년에는 작품을 제대로 볼 수조차 없을 만큼 인산인해였는데 말예요.”(40대 여성 관람객)
 
‘2023 화랑미술제’가 12일 서울 코엑스에서 VIP 프리뷰 개막했다. 지난해 대치동 세텍(SETEC)에서 열릴 당시 건물을 뱅 두를 만큼 긴 줄을 세워 오픈런 진풍경을 연출했던 것과는 달리 사뭇 한적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국내 최장수 아트페어답게 개막과 동시에 갤러리들의 연이은 판매 소식이 들려왔다. 열풍까지는 아니지만 훈풍 정도의 분위기다.
 
오픈하자마자 국제갤러리는 사진작가 칸디다 회퍼(Candida Höfer)의 체코 국립도서관의 전경을 담은 2미터짜리 대작 ‘Narodni knihovna Praha I 2004’와 바이런 킴(Byron Kim)의 회화 ‘B.Q.O. 33 (Duck Dive)’로 매상고를 올렸고, 샘터화랑은 박서보의 소품을, 리안갤러리는 이건용의 ‘Bodyscape’ 신작을, 조현화랑은 이배의 작품을 팔았다. 이외에도 갤러리 제이원의 하종현, 맥화랑의 김현수와 감성빈의 작품이 주인을 찾아갔으며, 아트사이드갤러리의 최수인, 키다리 갤러리의 신대준, 기체의 젤다 킨, 리서울 갤러리의 김민경 등의 작품도 판매됐다.
 
갤러리신라는 서승원의 회화를 내걸었다. /윤다함 기자
갤러리신라는 서승원의 회화를 내걸었다. /윤다함 기자
2023 화랑미술제 전경. /윤다함 기자
2023 화랑미술제 전경. /윤다함 기자
2023 화랑미술제 전경. /화랑미술제
2023 화랑미술제 전경. /화랑미술제
 
예년과 같은 대호황은 아니지만, 그림을 살 사람은 여전히 구매에 나서고, 블루칩이거나 포텐셜 강한 젊은 작가의 작품 또한 잘 팔려나가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얼어붙은 경기에 미술시장도 고꾸라지듯 위축된 가운데, 어중이떠중이는 빠져나가고 정통 컬렉터만 잔류해 미술에 대한 애정도는 더욱 견고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페어장을 찾은 60대 남성 컬렉터는 “위기가 기회라는 말은 미술시장에도 적용된다. 이런 때일수록 좋은 작품을 구할 기회의 문이 열린다”라고 말했다. 
 
아라리오갤러리는 노상호의 드로잉 작품을 행어 바에 걸어 쇼룸과도 같이 연출했다. /윤다함 기자
아라리오갤러리는 노상호의 드로잉 작품을 행어 바에 걸어 쇼룸과도 같이 연출했다. /윤다함 기자
지갤러리는 상하이 파워롱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앞두고 있는 조지 몰튼-클락(George Morton-Clark)의 그림을 내걸었다. /윤다함 기자
지갤러리는 상하이 파워롱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앞두고 있는 조지 몰튼-클락(George Morton-Clark)의 그림을 내걸었다. /윤다함 기자
갤러리비케이는 이윤성의 회화를 비롯해 장승택, 안정숙, 정해윤, 홍경택 등의 작업을 선보인다. /윤다함 기자
갤러리비케이는 이윤성의 회화를 비롯해 장승택, 안정숙, 정해윤, 홍경택 등의 작업을 선보인다. /윤다함 기자
 
블루칩 작가뿐만 아니라 젊은 인기 작가의 어포더블(affordable)한 작품에도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아라리오 갤러리는 노상호의 드로잉 작품을 낱장으로 포장해 일일이 옷걸이 집게로 행어 바에 걸어놓음으로써 쇼룸을 연상하는 듯한 재치 있는 연출로 눈길을 끌었다. 노상호의 드로잉 작품가는 50만원이다. 또한, 가나아트는 인기 소속 작가인 김선우의 판화를 200만원대에 들고나와 개막하자마자 완판시켰다.
 
이외에도 갤러리비케이는 애니메이션의 이미지를 차용해 개성 있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이윤성의 회화를 부스 전면에 걸었으며, 더불어 장승택, 안정숙, 정해윤, 홍경택 등의 작품을 들고나왔다. 지갤러리는 상하이 파워롱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앞두고 있는 조지 몰튼-클락(George Morton-Clark)의 회화를 비롯해, 초대형 연습장의 낙서 그림으로 잘 알려진 마이클 스코긴스(Michael Scoggins), 홍정표, 이미정 등의 작품으로 부스를 꾸렸다. 단색화를 심도 있게 소개해 온 부산 데이트갤러리는 윤형근, 김근태, 최병소, 박종규, 이강소 등의 회화를 내걸어 컬렉터의 눈을 사로잡았고, 더페이지갤러리는 부스 입구에 최명영의 대형 종이 작업을 박은선의 대리석 조각과 함께 배치해 관람객의 관심을 끌었다.
 
갤러리기체는 30이라는 숫자를 공유하는 월력과 계란 한 판의 공통점에서 착안한 유지영의 위트 있는 작업으로 부스를 꾸렸다. /윤다함 기자
갤러리기체는 30이라는 숫자를 공유하는 월력과 계란 한 판의 공통점에서 착안한 유지영의 위트 있는 작업으로 부스를 꾸렸다. /윤다함 기자
서정아트는 올해 전시가 예정된 루즈단 키자니쉬발리(Rusudan Khizanishvili)의 작품을 갖고 나와 미리 선을 보인다. /윤다함 기자
서정아트는 올해 전시가 예정된 루즈단 키자니쉬발리(Rusudan Khizanishvili)의 작품을 갖고 나와 미리 선을 보인다. /윤다함 기자
2023 화랑미술제 전경. /화랑미술제
2023 화랑미술제 전경. /화랑미술제
 
부스 전시 외에도 신진 작가를 소개하는 기획전 ‘ZOOM-IN(줌인)’도 눈여겨봄 직하다. 올해 참여 작가로 선정된 강민기, 강원제, 김보민, 김재욱, 백윤아, 손모아, 심봉민, 이해반, 젠박, 조윤국 등 10인의 각기 다른 개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아울러, ‘ZOOM-IN’전(展) 선정 작가들과 평론가와의 아티스트 토크, 미술애호가와 초보 컬렉터를 위한 미술품 구매 관련 법률상식, 미술시장 가이드, 작품 보관법과 복원 등 풍성한 토크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한편, 화랑미술제는 올해 41번째를 맞이하는 국내 최초이자 최장수 아트페어다. 특히 매년 봄 개최되는 대규모 아트페어로서 그해 미술시장의 흐름을 가늠해볼 수 있는 바로미터로 꼽힌다. 지난해 세텍에서 올해 다시 코엑스로 돌아와 열리는 만큼, 역대 최다 화랑이 참가해 전년 대비 1.5배 규모를 키웠으며, 156개 갤러리의 작가 900여 명이 1만점 넘는 작품을 코엑스 B홀과 D홀에 동시에 내걸고 16일까지 관람객을 맞이한다.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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