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12.14 14:41
‘장 줄리앙’ 대규모 회고전
장난스럽고 친근한 시선으로 접근하는 일상
내년 1월 24일까지 DDP 뮤지엄


“저는 비판적인 성격이지만, 일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끊임없이 불평을 늘어놓기보다는 불쾌한 것을 유쾌하게 바꿔 사람들을 웃게 만들고 싶어요.”
장난스럽고 깜찍한 캐릭터를 통해 현대인의 일상과 사회적 이슈를 아우르는 촌철살인의 메시지를 던지는 장 줄리앙(Jean Jullien·39). 영국 센트럴 세인트 마틴 예술 학교와 영국 왕립 예술 학교를 졸업하고 일러스트 작품뿐만 아니라 패션, 출판, 생활용품, 식음료, 레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세계적인 그래픽 아티스트다. 날카로우면서도 단순하고, 치밀하면서도 재치 있게 표현하는 것이 그의 작품 고유의 특성이다.


장 줄리앙의 대규모 회고전 ‘그러면, 거기’가 내년 1월 24일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뮤지엄 전시1관에서 열린다. 작가가 어린 시절부터 작업하며 보관해온 100권의 스케치북부터 일러스트와 회화, 조각과 오브제, 미디어 아트 등 1000점에 이르는 다채로운 작품들로 꾸며진다.
그는 언제나 스케치북을 갖고 다니며 인상적인 순간을 즉흥적인 드로잉으로 기록한다. 기록한 모든 것들은 하나의 완성작을 탄생시키기 위한 영감의 원천이 된다. 이번 전시에서 공개되는 100권의 스케치북은 그중 일부로, 세상에 처음 내보인다. 작가는 “나의 주변 세계를 관찰하고 타인과 소통하기에 드로잉만큼 좋은 방법도 없다. 드로잉은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만나도 통역이 필요 없다. 내가 단순하게 작업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줄리앙의 작품 활동은 친근하고 장난스러운 시선으로 일상을 관찰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디지털에 중독된 세태를 풍자한 일러스트나 월요병을 상징하는 일러스트, 정크푸드에 중독된 신체 일러스트는 그의 예술적 접근 방식을 대변하는 대표작들이다.


특히 이번 전시를 위해 작가가 직접 내한해 2주간에 걸쳐 전시장 곳곳을 라이브드로잉으로 채워 전시장 전체를 하나의 작품으로 조성했다. 전시 안내 문구부터 벽면 가로 공간을 빼곡히 채워 넣은 대형 벽화에 이르기까지 작가가 직접 손으로 그린 작업물이 볼거리를 더한다. 이외에도 DDP 야외 공간인 잔디 언덕에 설치된 두 점의 작품도 줄리앙의 현장 드로잉을 통해 완성됐으니 놓치지 말 것. 초기작부터 최근 새롭게 몰두하고 있는 최신작까지 장 줄리앙의 작업 세계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기회다. 입장료 2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