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12.02 17:26
일상에서 포착한 매혹적인 컬러와 디테일
한국 최초 회고전 ‘컬러 인 라이프’
내년 3월 1일까지 마이아트뮤지엄


이것은 풍경화일까 사진일까.
한 폭의 회화를 연상하듯 아름답고 경이로운 색채 풍경을 촬영한 사진으로 잘 알려진 이탈리아 출신의 사진 거장 프랑코 폰타나(Franco Fontana·89)에게 풍경이란 단순히 자연이 아닌, 우리네 삶의 면면 그 자체다. 일상의 모든 찰나가 그에게 풍경이 되는 이유다.
작가는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혹은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사소한 것들을 영민한 감각으로 포착해 드러낸다. 피사체가 사물이 됐든, 인물이 됐든 폰타나는 대상이 지닌 매혹적인 컬러 대비와 묘한 디테일을 잡아내 렌즈에 담아내는데, 그의 사진을 통해 우리의 삶이 얼마나 흥미롭고 때로는 비현실적이도록 아름다운지 깨닫게 되는 배경이다.



폰타나는 흑백 사진의 관습을 벗어난 순수 예술 사진작가가 흔하지 않았던 1960년대 초반부터 일찍이 컬러 필름을 통해 사진의 투명도를 과소 노출함으로써 마치 풍경화를 떠올리게 하는 회화풍의 사진 작업을 시작했다. 이러한 그의 실험적 모색과 시도는 이탈리아 사진 예술사에 있어 주요한 터닝 포인트 중 하나로 일컬어진다.



본래 작가는 가구점에서 장식가로 근무하던 중 우연한 계기로 사진을 시작하게 됐다. 사진과는 다소 동떨어진 직업이었으나, 이때부터 작가가 미적 감각을 바탕으로 심미안을 추구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1961년 한 사진 클럽에 합류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작업에 몰두하며, 1965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가진 개인전을 계기로 아트씬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게 된다.
이후 폰타나는 일본, 프랑스, 독일, 스위스, 미국, 스페인 등 세계의 유수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400회 이상의 개인전과 그룹전을 가진 이탈리아 대표 사진가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그는 페라리, 볼보 등 자동차부터 돌체앤가바나, 베르사체 등 럭셔리 패션하우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국제적인 브랜드와 협업하고 컬래버레이션을 가질 만큼 예술성과 대중성 모두 지녔다고 평가받는다.


컬러 사진의 선구자 폰타나의 한국 최초 회고전 ‘컬러 인 라이프’가 내년 3월 1일까지 서울 대치동 마이아트뮤지엄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가 1960년대부터 오늘날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오고 있는 예술적 화두인 삶의 풍경 사진 120여 점이 내걸린다. 자연, 도심, 인물, 도로가 모델이 돼 ‘랜드스케이프’ ‘어반스케이프’ ‘휴먼스케이프’ ‘아스팔토’ 등 네 가지 섹션으로 나눠 구성된다. 폰타나가 50년 넘는 시간동안 렌즈를 매개로 포착해온 놀라운 삶의 형태와 색채, 그리고 그가 바라본 인생이란 풍경은 무엇이었을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입장료 1만~1만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