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 기록의 층위… '호세 팔라'展

입력 : 2022.11.02 17:20

개인전 'Breathing'
12월 4일까지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What can I do with the breath I have left(2022). /가나아트
What can I do with the breath I have left(2022). /가나아트
 
독창적인 추상회화에서부터 대형 벽화, 사진, 비디오, 조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예술 세계를 보여주는 호세 팔라(José Parlá)의 개인전 'Breathing'이 12월 4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2021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으로 수개월간 병원에서 생사의 기로를 넘나들었던 작가가 복귀를 알리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더는 그림을 그리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의사의 진단에도 그는 다시 일어나 더욱 강인한 생명에의 의지를 보다 심도 있는 색과 선을 통해 작품에 옮겨냈다.
 
호세 팔라 개인전 'Breathing' 전경. /가나아트
호세 팔라 개인전 'Breathing' 전경. /가나아트
호세 팔라 개인전 'Breathing' 전경. /가나아트
호세 팔라 개인전 'Breathing' 전경. /가나아트
 
포스터, 물감, 캘리그래피 등이 겹겹이 쌓여 만들어낸 레이어로 이뤄진 팔라의 작업은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에서부터 그에게 영향을 준 각 도시에서의 삶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층위로 구성된다. 팔라는 신체의 움직임이 남기는 독특한 필획을 통해 도시 생활과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삶을 투영하는 작업을 해왔다. 그에게 있어 거리의 벽은 끝없이 펼쳐진 캔버스와 같다. 그의 작품은 덧붙여지고 찢겨 희미하게 흔적만을 남긴 포스터, 누군가의 낙서와 그라피티 아트가 반복적으로 더해진 거리의 벽을 연상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에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조각 작업을 볼 수 있다. 마치 도시의 벽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모양새의 조각은 관람자로 하여금 작가의 작업이 시작된 마이애미의 거리를 연상하도록 하는 동시에 지금의 작업에 이르기까지 작가가 거쳐온 여정에 대한 연대기적 이해를 돕는다. 아울러, 가나아트센터 야외 공연장에 설치된 대형 조각은 뉴욕 하이라인에서 선보였던 공공 프로젝트의 일부로, 거대한 장벽과도 같은 규모에 보는 이를 압도한다.
 
호세 팔라 개인전 'Breathing' 전경. /가나아트
호세 팔라 개인전 'Breathing' 전경. /가나아트
 
팔라는 스스로의 역할을 도시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그것을 미래에 전달하는 것이라 규정하며 작품을 통해 마치 타임캡슐처럼 현재의 시대상을 포착하고자 한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를 작품에 새겨낸 팔라의 작업을 만나보자.
 
호세 팔라 개인전 'Breathing' 전경. /가나아트
호세 팔라 개인전 'Breathing' 전경. /가나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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