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10.07 17:25
성균관대학교박물관 ‘구용의 뉴트로, 무위이화’展
내년 3월 31일까지


혼란한 한국 현대사회를 독특한 색채로 구현한 구용 김영탁의 삶과 시(詩) 세계를 오늘의 관점에서 해석한 전시 ‘구용의 뉴트로, 무위이화’가 성균관대학교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내년 3월 31일까지 열린다.
전시명 ‘무위이화(無爲而化/話)’는 ‘도(道)는 스스로 순박한 자연을 따른다’는 뜻의 ‘무위자연(無爲自然)’을 주장한 노자의 말에서 착안, 이를 ‘과거와 현재의 대화(話)’라는 의미로 재해석한 것이다. ‘뉴트로(New-tro)’란 옛것을 지금에 맞춰 재창조한다는 의미로, 평생 추사 김정희의 시와 글씨를 탐독하고 본받기를 바라면서도 그대로 모방하기보다는 스스로의 개성이 드러나는 글씨를 쓰는 걸 멈추지 않았던 구용의 작품을 재조명하고, 전통을 오늘날의 시각에서 재해석함으로써 과거와 현재와의 대화를 구현하고자 한다.

구용의 글씨는 최근 유행하는 한글 캘리그라피의 전형으로 평가될 만큼 간결하면서도 부드러운 필체가 세련됐다. 인간의 삶을 무의식적인 자동기술법 속에서 표출한 시인이기에 구용의 심층이미지를 드러낸 ‘시각과의 매치_콜라보 시리즈’는 더욱 강한 여운을 남긴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기법상의 독특함을 실험적 개념 페인팅을 선보이는 신제현의 ‘히든사이드’ 시리즈와 연동시킴으로써 전통과 현대를 뒤섞는 순환의 매치방식을 선보인다.

또한 당시 구용의 글씨는 인기가 많았는데, 실제로 김동리, 박종화, 박용래 등의 묘비에 글씨를 도맡아 쓰고 문우들의 시집 표제를 직접 써줬으며, 손님을 맞이할 때면 때때로 손님의 필적이나 그림을 요청해 이들끼리 모여 합작도를 만들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당대 문인들과 함께 작업한 합작도도 다수 내걸려 볼거리를 더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