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07.20 14:58
개관 기념전 '전념의 회화'
회화의 경지 보여주는 3인 김홍주·이진우·함명수
8월 20일까지

최근 강남구 신사역 근방에 문을 연 비유엠갤러리(BUM갤러리)가 개관을 기념해 특별전 '전념의 회화'를 개최한다. 고유의 명료한 작업 세계를 지니며,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회화 양식을 추구해온 김홍주, 이진우, 함명수 작가 3인이 참여하는 이번 전시에는 이들의 대표작 30점이 내걸린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박범기 비유엠갤러리 대표는 지난 30년간 현대미술품 컬렉터이자 아트 컨설턴트로 미술계와 긴밀하게 교류해왔다. 이번에는 비유엠갤러리를 오픈함으로써 갤러리스트로서의 활약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박 대표는 “전념은 완전한 몰입으로 나와 사물이 하나가 되는 경지를 가리키며 헌신을 뜻하기도 하는데, 완전한 몰입으로 세계와 나의 구별이 사라지는 경지를 체득한 작가를 초대했다”라고 '전념의 회화'전(展) 기획 배경을 설명했다.

1960년대 출범한 개념미술그룹 SㆍT그룹의 일원이었던 김홍주는 초기 실험적 회화로 출발해 현재 사물이나 대상도 그리지 않고 추상이라는 개념도 거부하는, 그림 그 자체를 추구하는 독자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해 한국 현대미술에서 주요한 작가로 언급된다.
프랑스에서 머물며 작업 중인 이진우는 한지와 숯을 이용해 지난한 반복과정을 거쳐 특유의 작업을 펼쳐오고 있다. 작가는 천에 아크릴 용액과 미디엄을 바른 후 숯과 목탄을 뿌리고 그 위에 한지를 덮고 그다음 쇠로 된 솔로 문지르고 긁기를 반복하며 화면을 완성해낸다. 강렬한 그의 작업에 매료된 이들은 이를 '우주를 닮았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긁기’란 제스처를 통한 개성 있는 회화로 잘 알려진 함명수는 캔버스 위의 물감을 긁어냄으로써 오히려 충만하고 온화하며 완전한 의미를 드러내고자 한다. 이번 전시에서 함명수는 새롭게 바뀐 화풍의 신작을 선보인다. 세필의 중첩으로 대상(정물)이나 풍경(도시, 자연)을 속도감 있게 그릴 때 화면의 대상은 관람자의 시선이동에 따라 움직이게 된다. 작가의 신작 회화연작 'Oneness'는 화가와 대상(풍경, 정물)과 캔버스가 하나 됨을 보여주는 듯하다.

이번 전시에서는 회화가 무엇인지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을 놓지 않고 일생을 헌신해 그 해답과 의미를 찾고자 한 세 작가의 예술 세계를 통해 한국 현대회화의 경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8월 20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