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07.18 17:33
아트오브제, 아트퍼니처 등
8월 13일까지 웅갤러리

“하나의 그어진 선, 일획은 점의 움직임이다. 일획은 가장 단순하면서도 그 자체로 다양한 감정과 의도를 담는 표현성 강한 조형이다. 작가 곽철안은 일획을 공간 속 오브제로 설치한다. 곽철안이 공간에 긋는 일획의 오브제는 단일체이지만 단순하지 않고 최소한의 형태에 작가를 둘러싼 에너지를 가두고 응축시킨다.”
곽철안의 일획(一劃)의 오브제는 공간 속에서 다양한 형태로 표현된다. 벽에 걸면 평면작품으로, 공간에 놓으면 입체작품으로 그 감상 방법도 함께 변화한다. 평면의 일획은 벽을 규정하며 그 조형성을 드러내고 공간 속의 일획은 주변 환경과 조응하는데, 이 때문에 예술작품으로서 그의 오브제는 용도의 확장성도 변화무쌍하다. 책을 놓으면 책상으로, 찻잔을 놓으면 근사한 테이블로도, 때로는 의자로까지 변모한다. 곽철안의 일획의 오브제는 예술품의 지평을 확장하며 만물과 통한다.

작가의 개인전 ‘긋(GEUT)’이 8월 13일까지 서울 홍지동 웅갤러리에서 열린다. 미술과 공예 두 분야를 아우르며 활발한 활동을 펼쳐온 그가 공간에 긋는 일획의 오브제 20여 점을 소개한다.
작품의 재료나 형태에 있어 기존의 경계를 허물고 새롭게 확장하여 나가려는 시도를 꾸준히 지속해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도 평소 주재료로 사용해온 합판 작업 외에 크롬, 레진과 같은 재료를 사용한 신작과 함께 기존에 작업해오던 아트퍼니처와 합판으로 만들어진 부조 형태의 신작을 함께 선보인다.

그는 평소 서체의 2차원 형상을 3차원으로 입체화하는 작업에 몰두해온 만큼, 이번 전시에서 ‘큐보이드(Cuboid)’시리즈와 ‘자피노(Zapfino)’ 시리즈의 연장선에 있는 신작과 새로운 기법과 재료로 만들어진 ‘슬러기쉬(Sluggish)’ 시리즈를 메인 작품으로 내건다. 이전의 연작이 삼각 혹은 사각 형태의 꼭지점을 지닌 획의 형태였다면, ‘슬러기쉬’는 3D프린팅기법을 사용해 달팽이가 천천히 자신의 궤적을 그리듯 만들어낸 선을 비유한 형태를 띤다. 작가는 이를 구현하기 위해 기존에 사용하던 합판이 아닌 레진, 크롬 등을 도입해 새로운 스타일의 작업물을 만들어냈다.
곽철안이 그어나간 공간 속 궤적은 감정을 절제하고 움직임에 집중하며 미끄러지듯 움직여나가며 일획의 오브제를 만들어냈다. 그의 작품은 공간을 만들고 에너지를 응축하며 명확한 위치를 점유한다. 나아가 색을 품은 회화적 정체성을 드러내며 원래 그 공간에 흩어져 있던 색의 에너지를 품어 그 독자성을 증명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