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조선, ‘하인두예술상’ 제정, 초대 수상자에 ‘김현식’

입력 : 2022.07.05 16:01

“독자적 화풍 구축한 故하인두 예술 정신 계승하고자 신설”
“김현식, 한국성 담보한 신(新)회화의 가능성 경지 개척”

Beyond the Visible, 2021, Acrylic on epoxy resin, wooden frame, 135x135x7cm. /학고재
Beyond the Visible, 2021, Acrylic on epoxy resin, wooden frame, 135x135x7cm. /학고재
제1회 하인두예술상 수상자로 선정된 김현식 작가. /작가 제공
제1회 하인두예술상 수상자로 선정된 김현식 작가. /작가 제공
 
ART CHOSUN이 故 하인두 화백의 예술 정신을 기리는 ‘하인두예술상’을 제정하고 초대 수상자로 김현식 작가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하인두예술상’은 독자적인 화풍을 구축하고 한국적인 추상미술을 선도하며 한국 근현대미술사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친 하인두의 예술 정신을 기리고자 신설됐다. 한창 작업에 매진할 59세란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난 작가는 말년의 긴 투병 중에도 붓을 놓지 않고 창작열을 불태우며 오늘날 수작으로 평가받는 ‘혼불’ 등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
 
이렇듯 어려움 속에서도 언제나 독창성을 모색하고 예술을 향한 열의를 꽃피웠던 고인의 뜻을 이어받아, ‘하인두예술상’은 개성 있는 작업 세계를 구축한 만 59세 미만의 한국 미술가, 국내에서 3년 이상 활동한 미술가를 대상으로 심사, 운영된다. 나이 제한이 있는 것은 하인두 화백이 59세의 일기로 작고한 것에서 비롯됐다. 비록 하 화백은 채 이루지 못했으나, 수상 작가는 59세 이후에도 더더욱 왕성한 작업 활동을 펼쳐나가 주기를 바라는 뜻을 담고 있다. 
 
‘하인두예술상’은 매년 1명의 수상자를 선정하고, 수상자 혜택으로 ▲상금 1000만원 ▲이듬해 아트조선스페이스에서의 수상 기념 개인전 개최 ▲가나문화재단의 후원으로 파리국제예술공동체(Cite internationale des arts) 레지던시 참여 기회를 제공한다.
 
Who Likes YJ Color?/R, 2021, Acrylic on epoxy resin, wooden frame, 81x54x7cm. /학고재
Who Likes YJ Color?/R, 2021, Acrylic on epoxy resin, wooden frame, 81x54x7cm. /학고재
김현식 작가 작품 설치 전경. /작가 제공
김현식 작가 작품 설치 전경. /작가 제공
 
제1회 하인두예술상을 수상한 김현식은 한국적 정서를 상징하는 오방색을 에폭시 레진이란 재료를 통해 재해석하고 물성을 살려 색이 지닌 공간감과 깊이감을 구현한 평면 조각 작업의 독자성을 인정받아 수상자로 선정됐다.
 
심사위원단은 심사위원장 이진명 평론가(전 대구미술관 학예실장)와 심사위원 김윤섭 아이프미술경영연구소 대표, 안현정 성균관대박물관 학예사 3인으로 구성됐다. 이진명 위원장은 심사평에서 “김현식은 현(玄)의 세계를 그린다. 현의 세계는 현실에서 운용되는 모든 사물과 사건을 초월한 본체의 세계를 가리킨다. 그것은 심(心)의 본연이며 만물의 본연이다. 물리적 매체로 철학적 사유를 전개한바 한국성을 담보한 ‘신(新)회화’의 가능성의 경지를 개척한 김현식에게 경탄을 표하면서 이 상을 수여하기로 한다”라고 김현식의 작업세계를 설명하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제1회 하인두예술상 수상자로 선정된 김현식 작가. /작가 제공
제1회 하인두예술상 수상자로 선정된 김현식 작가. /작가 제공
김현식 작가 작품 설치 전경. /작가 제공
김현식 작가 작품 설치 전경. /작가 제공
 
다채로운 색의 깊이감을 빼곡한 선(線)으로 구현하는 김현식 특유의 작업은 일견 단순 평면으로 보일 수 있으나 실제로는 수만 가닥의 선들이 모여 이룬 3차원적 공간감을 지닌 일종의 평면 조각이다. 굳은 레진의 표면을 송곳이나 칼로 긁어내고 그 상흔을 물감으로 덮고 다시 레진을 올리길 거듭하며 완성되는 그의 화면이 무한한 입체감을 선사하는 이유다. 김현식은 1965년 경상남도 산청에서 태어나 1992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한 뒤, 학고재, 모거모던아트(런던), 아트 로프트(브뤼셀), 노블레스 컬렉션 등 국내외 여러 기관에서 개인전을 가진 바 있다. 현재는 울산에서 생활하며 작업하고 있다. 
 
‘하인두예술상’의 로고. 하인두의 색면 추상화에서 따온 형태와 색감을 모티프로 해 완성했다. /아트조선
‘하인두예술상’의 로고. 하인두의 색면 추상화에서 따온 형태와 색감을 모티프로 해 완성했다. /아트조선
 
한편, 한국 전통과 불교 사상을 기조로 한 비정형 추상화의 선구자 하인두(1930~1989)는 한국 1세대 추상화가로서, 보수적이었던 한국 화단에 ‘색면 추상’이라는 새로운 동향을 불러온 주요한 인물이다. 1954년 서울대 미대 회화과를 졸업한 뒤, 유럽에서 유입된 앵포르멜의 영향을 받아 김창열, 박서보 등과 추상 표현주의 화풍을 개척했다.
 
하인두의 작업 기저에는 언제나 전통에 기반한 한국적 미감을 향한 애정이 자리하고 있었기에, 이후부터는 당대 주류를 벗어나 자신만의 독자적인 길을 모색했는데, 그 실마리는 전통과 불교 정신을 바탕으로 한 한국적인 공간추상 회화였다. 이후 그는 형이상학적이며 불교적인 관념을 오방색과 기하학적 패턴을 통해 캔버스 위에 구현하는 데 평생을 쏟았으나, 암 투병 끝에 59세를 일기로 작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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