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04.13 16:57
오가영·장진승·허수연 3인전 ‘템포러리 랜딩’
5월 6일까지 THIS IS NOT A CHURCH

“여기가 정말 맞나?” 골목을 굽이굽이 헤집고 들어와 그 끝에 ‘명성교회’라는 구닥다리 간판이 보인다면 바로 여기가 맞다. 옛 교회로 쓰였던 터를 그대로 살려 개성 있는 전시장으로 탈바꿈시킨 THIS IS NOT A CHURCH(TINC)는 크리에이티브 그룹 아워레이보(OURLABOUR)가 운영하는 전시장이다. 현재 이곳에서 공간만큼이나 흥미로운 전시가 열리고 있다.
이른바 ‘종이죽’ 작업으로 알려진 허수연이 기획하고, 오가영, 장진승과 함께 작가로서 참여한 3인전 ‘템포러리 랜딩(Temporary Landing)’은 각기 다른 작업을 하는 이들 세 작가의 공통적 방법론을 도출해내 보여준다.

전시타이틀에서 ‘랜딩’은 착륙이자 계단과 계단 사이의 평평한 공간을 칭하는 층계참을 뜻하기도 한다. 지상과 공중에서 항공기가 갖는 개별적 특징을 조각과 평면에 대입해 두 매체를 항공기의 위상과 연관 지어 바라봄과 동시에, 전시장 곳곳에 존재하는 층계참을 통해 이들 작가의 예술적 ‘착륙’을 지지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오가영, 장진승, 허수연은 공중과 지상을 오가는 항공기과 같이 평면과 입체 두 매체의 성격을 동시에 수용하고 경계 없이 자유롭게 작업해온 작가들이다. 사진을 소재로 설치 작업을 선보이는 오가영은 사진이 평면성을 유지하면서도 유기적으로 확장되는 방식에 관심을 가져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인화된 사진이 액자나 유리 속에 갇혀 생동성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점에 주목해 이를 해방하고 개별성을 더욱 돋보이게 한 신작을 선보인다.
인간에게 내재된 편견과 차별을 극복하도록 하는 상호 이해의 가능성에 관심이 있는 장진승은 스크린 속 존재하는 시각화된 데이터를 활용해 시청각 아카이브 시스템, 물리적 데이터로서의 조각을 내건다. 사회적 통념과 그에서 비롯되는 아이러니를 주요한 주제로 삼아 한지를 소재로 표현해온 허수연은 이번 전시에서 꽃, 테디 베어 등 친근한 형태를 통해 모순과 양가적 의식을 전달하고자 한다.

각기 다른 조형 언어로 하나의 기발한 에어쇼를 펼치는 이들 젊은 세 작가의 전시는 5월 6일까지 이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