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모더니즘 회화의 재구성을 모색하다… ‘흰빛의 마음’展

입력 : 2022.02.22 17:50

권영우, 최명영, 이교준 등 작가 9인
3월 30일까지 부산 데이트갤러리

윤명로, Crack 79-1211, 65.2x53cm, acrylic and mixed media on linen, 1979
윤명로, Crack 79-1211, 65.2x53cm, acrylic and mixed media on linen, 1979
 
김근태, 윤상렬, 박종규 등 단색화를 집중적으로 소개해 온 부산 해운대 데이트갤러리가 이진명 미술평론가와 함께 기획한 단색화 원로·중견작가전 ‘흰빛의 마음: 한국 모더니즘 회화의 재구성’을 3월 30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1970년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년간의 작업을 통해 국내 화단에 큰 영향을 끼치고 방향성을 제시해 온 권영우, 윤명로, 이동엽, 최명영, 심문섭, 최병소, 이교준, 박종규, 윤상렬 등 작가 9인이 참가해 ‘흰빛’의 수작들을 대거 선보인다. 
 
이들은 활발한 활동으로 평생 성찰과 수행의 과정으로 작업해오며 국내외 미술계의 인정을 받은 작가들이다. 그들의 대표작 중에서도 흰빛의 색과 물성이 지니는 다층적이고 유동적 의미가 담긴 작품을 엄선해 전시장을 꾸려 사유적 공간과 동시성을 구현한다. 
 
최명영, Conditional Planes 7962, 130.3x193.3cm, oil on canvas, 1979
최명영, Conditional Planes 7962, 130.3x193.3cm, oil on canvas, 1979
이동엽, Interspace, 162x130cm, oil on canvas, 2008
이동엽, Interspace, 162x130cm, oil on canvas, 2008
 
단색화 1세대 작가에 속하는 이동엽은 동양화에 사용되는 넓은 붓을 사용해 흰색 바탕 위에 흰색과 잿빛의 선을 반복하며 자연의 본원을 제시하는 마음의 근원을 찾아간다. 현재도 활발한 작품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최명영은 회화가 지니는 철학적 본질인 ‘평면조건’을 얻어가는 과정 속에서 모더니티의 추동력인 본질주의의 요소를 살필 수 있도록 돕는다. 아울러, 심문섭 작가의 흰색 유성 물감의 바탕에 푸른 수성 물감을 반복적으로 입힌 화면을 통해 파도를 연상시키는 푸름은 자연과 내가 하나라는 사유를 발견할 수 있다. 
 
이외에도 가공되지 않은 한지를 손톱 등으로 찢고 뚫고 붙이는 작업의 권영우, 동아시아의 준법을 모더니티 회화로 변용한 윤명로, 볼펜으로 신문지를 빼곡하게 검게 메운 작업의 최병소, 기하 추상화에 천착해온 이교준, 컴퓨터 노이즈 이미지를 소재로 하는 박종규, 균일한 선(線) 작업으로 잘 알려진 윤상렬 등의 작품도 내걸린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이진명 평론가는 “우리는 모더니즘을 철학적으로 재검토해야 하는 시점에 다가와 있다. 모더니즘이란 자기의 본질을 물으며, 그 본질의 판명한 대답을 구해가는 과정의 역사를 그려 나간다. 모더니즘은 자기의 매체의 본질을 물으며 비판적으로 사유해가는 과정이다. 한국 모더니즘은 왕성한 생명력을 지니며 여전히 확장성을 지니며 성장하고 있지만 우리는 모더니즘이라는 낱말에 대하여 아직도 해석해내지 못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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