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12.13 17:47
이달 23일까지 아름지기 사옥

혼례 문화를 주제로 한 전시 ‘연리지(連理枝): 둘이서 하나이 되어’가 23일까지 서울 통의동 아름지기 사옥에서 열린다. 푸른문화재단 기획전으로, 노리개를 재해석한 현대 장신구와 가락지를 닮은 커플링, 비녀, 예물시계 등이 전시된다. 34명의 작가가 결혼을 주제로 ‘남자와 여자’, ‘전통과 현대’, ‘특별한 날과 일상적인 날’과 같은 상반된 두 요소의 만남을 담아낸 현대 장신구를 선보인다.

전시 타이틀은 당나라 현종과 양귀비의 사랑을 노래한 백거이의 한시 ‘장한가(長恨歌)’의 한 구절이다. 예로부터 뿌리가 다른 두 나무의 가지가 맞닿은 채 얽혀 자라 마치 한 나무처럼 보이는 연리지는 두터운 사랑과 화목한 부부를 상징해왔다.

이번 전시는 1부 ‘노리개·현대 장신구: 예식과 일상’과 2부 ‘커플링 : 약속의 증표’로 나눠 구성된다. 1부에는 전통 노리개를 재해석한 공예 장신구가 전시된다. 작품은 한복에 착용하는 노리개 형태 또는 양장에 착용하는 브로치나 목걸이 형태로 제작됐다. 전시장에는 의상과 함께 착용한 모습으로 연출돼 직관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 현대 장신구 작가 15명과 의상 디자이너 2명이 참여했다.

2부에는 특별한 커플링과 시계, 공간과 어우러지는 설치 및 도자 작품이 전시된다.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커플링은 현장에서 실물 확인 후 사이즈를 맞춤 주문할 수 있다. 1부 참여 작가를 포함한 25명의 현대 장신구 작가와 금속·설치·도자 작가 3명이 참여했다.

이후 이번 기획전은 내년 3월 7일부터 3월 13일까지 열리는 세계 유수의 현대 장신구를 선보이는 뮌헨 주얼리 위크(Munich Jewellery Week)에 참가할 예정이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온라인으로 참여한 데 이어, 올해는 뮌헨 메쎄(Handwerksmesse) 현지에서 노리개 작품을 선보인다.
구혜원 전시감독은 “국내외의 장신구 작가, 컬렉터, 갤러리 관계자, 공예 및 장신구를 전공하는 학생 및 애호가에게 한국의 미학과 정서를 현대적으로 표출해 낸 장신구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싶다. 장신구가 화려하고 아름답게 단장하고 싶은 날을 장식하고, 삶의 의미 있는 순간을 더욱 빛나게 하기를 바란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한편, 행사가 열리는 아름지기 사옥은 전통 한옥과 현대 건축이 조화를 이뤄 이번 전시 주제와도 일맥상통하는 공간이다. 또한 이번 전시를 위해 한국 전통음악과 서양 현대음악의 접목을 시도한 창작곡과 전시에 어울리는 새로운 향을 전시장에 함께 배치해 전시의 몰입도를 높인다. 시각과 청각, 후각까지 아우르는 공감각적인 경험을 통해 관람자의 예술적 감성을 일깨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