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더 크게… 스타 작가들의 대작을 모았다

입력 : 2021.09.09 15:57

성수동 더페이지갤러리 ‘BIG, BIG, BIG’展
아니쉬 카푸어, 필립 콜버트, 나라 요시토모 등
거대한 조각, 설치, 회화 내걸려

‘BIG, BIG, BIG’ 전시 전경 /윤다함 기자
‘BIG, BIG, BIG’ 전시 전경 /윤다함 기자
 
해골 머리와 미키마우스를 닮은 형상에 X자 눈(X-ed Out Eyes)을 한 ‘컴패니언(Companion)’은 카우스(KAWS)의 작업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아이콘이자 근간이 되는 캐릭터다. 이 X자 눈은 카우스가 자신의 'Birthmark(모반)‘와도 같다고 표현한 상징적 표식으로, 그의 작품임을 단박에 알아보게 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 시그니처로 그는 세계 팝 아트씬을 뒤흔들었고 아트토이를 팝아트의 한 장르로 자리 잡게 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카우스는 그라피티 아티스트 출신으로, 버스정류장, 공중전화부스 등 빌보드의 기존 광고 이미지에 그라피티를 덮어씌움으로써 자신만의 스타일로 도치시키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일본으로 진출해 당시 서브컬처의 산실이었던 일본에서 아트토이 문화를 선도하며 세계적인 팝 아티스트로 발돋움했다. 어반 아트와 그래픽 아티스트로서는 이례적으로 루브르 박물관에서 전시를 개최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BIG, BIG, BIG’ 전시 전경 /더페이지갤러리
‘BIG, BIG, BIG’ 전시 전경 /더페이지갤러리
 
카우스의 ‘컴패니언’을 비롯한 국내외 유명 작가의 대표작과 거대한 조각, 설치 등이 서울 성수동 더페지이갤러리에서 열리는 그룹전 ‘BIG, BIG, BIG’에 내걸렸다. 아니쉬 카푸어(Anish Kapoor), 필립 콜버트(Philip Colbert), 나라 요시토모(Yoshitomo Nara), 스나키텍처(Snarkitecture), 서도호 등 스타 작가들의 블록버스터급 대작이 대거 공개됐다.
 
‘BIG, BIG, BIG’ 전시 전경 /더페이지갤러리
‘BIG, BIG, BIG’ 전시 전경 /더페이지갤러리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마주하는 아니쉬 카푸어의 커다란 구(球) 작업은 특유의 오묘한 색과 함께 마치 벽에 떠 있는 것 같은 초현실적인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를 마주 보는 카푸어의 거대한 핏빛 회화 역시 공간을 가득 채우며 보는 이를 압도한다. 이어서 서도호의 무등을 타고 이어진 인간 군상으로 만든 샹들리에 형태의 <Cause and Effect>는 끈끈한 유대와 공동체적 운명을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설치 작품으로, 쉽게 보기 힘든 서도호의 독특한 작업이다.
 
‘BIG, BIG, BIG’ 전시 전경 /더페이지갤러리
‘BIG, BIG, BIG’ 전시 전경 /더페이지갤러리
 
아울러, 캐서린 버나트(Katherine Bernhardt), 브라이언 캘빈(Brian Calvin), 필립 콜버트 등 떠오르는 작가들의 작품도 함께 걸렸다. 이들 작가는 최근 몇 년간 글로벌 아트마켓과 비엔날레 등에서 개성적인 화풍으로 아트컬렉터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주인공들이다.
 
특히 ‘랍스터’ 페르소나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콜버트는 리처드 해밀턴, 로이 리히텐슈타인, 제임스 로젠퀴스트 등 초기 팝아티스트에게서 영감을 얻으며, 미술사에 대한 광범위한 지식을 바탕으로 하이퍼 팝아트 역사화를 그려왔다. 고전 회화, 현대 미술의 거장들의 작품 요소와 동시대 대중문화의 상징이 난무하는 화면에는 콜버트의 또 다른 자아인 랍스터가 늘 등장한다. 이번 전시에는 꽃을 든 랍스터 회화를 볼 수 있다.
 
‘BIG, BIG, BIG’ 전시 전경 /더페이지갤러리
‘BIG, BIG, BIG’ 전시 전경 /더페이지갤러리
 
다니엘 아샴(Daniel Arsham)과 알렉스 무스토넨(Alex Mustonen)이 함께 이끄는 뉴욕 기반 공동 프로젝트 스나키텍처(Snarkitecture)의 아트 퍼니처도 공개됐다. 이들의 작업은 조각과 장식품의 경계를 넘나든다. 예술, 디자인, 건축 등 전방위적 예술활동을 전개하는 두 예술가가 건축과 예술의 경계에 초점을 두고 진행하는 프로젝트 그룹으로, 작은 규모의 설치부터 인테리어 소품, 일상품, 건축 구조와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서 작업을 펼쳐왔다. 이번 전시에는 일상의 경험에 개념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을 통해 예상치 못한 즐거움을 선사하는 거울, 벤치 등이 설치됐다.
 
귀엽고 사악한 모습을 동시에 가진 소녀의 그림으로 잘 알려진 나라 요시토모의 조각도 눈여겨봄 직하다. 작가는 201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대형 조각을 작업하기 시작했는데,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거대한 강아지 조각 <Big Pup Head>는 요시토모가 2008년 발표한 그림책 ‘The Lonesome Puppy’에 등장한 강아지를 소재로 한다. 어린 소녀가 거대한 슈퍼사이즈 강아지와 친구가 되는 과정을 다룬 이야기로, 대형조각으로 제작된 강아지 머리 형상에는 순수한 동심과 그 이면의 고독감, 슬픔, 희망이 담겨있다. 
 
‘BIG, BIG, BIG’ 전시 전경 /더페이지갤러리
‘BIG, BIG, BIG’ 전시 전경 /더페이지갤러리
 
예술 작품의 사이즈는 보는 이의 미적 경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거대한 작품은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숭고하고 무한한 세계로 관객을 이끌기도, 만약 작품이 작았다면 느낄 수 없었을 이질적인 감각을 일깨우기도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사람, 동물, 자연을 담아낸 작품부터 무의식의 추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주제를 담고 있는 압도적인 스케일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3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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