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First Collection③] 진정한 아트 러버의 재미있는 아트 컬렉션

입력 : 2021.07.30 14:51

강희재 업타운걸 대표
가치 있는 컬렉터 마인드… “열린 마음으로 아트를 바라보세요!”

 
글로벌 상위 미술품 컬렉터의 데이터를 보유한 ‘래리스 리스트(Larry’s List)‘에 의하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컬렉터를 보유한 나라는 미국, 독일, 영국, 중국 순이고, 도시로는 뉴욕이 그 수가 가장 많으며, 런던, 상파울루가 그 뒤를 잇는 것으로 집계됐다. 컬렉터의 평균 연령은 59세, 또한 71%가 남성 컬렉터이며, 중국과 개발도상국의 컬렉터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컬렉터 수가 중요한 이유는 컬렉션의 증가가 향후 사립 미술관의 증가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그를 통해 더욱 많은 이들이 문화를 향유할 수 있게 됨은 물론이다. 또한 컬렉션은 작가들의 작업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며, 컬렉터에 따라서는 차세대 슈퍼스타 예술가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이처럼 컬렉터의 역할은 비단 개인적인 향유만을 위함은 아닌 것이다. 
 
예술을 향유하는 방법엔 무엇이 있으며 소유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예술 컬렉션에 대한 젊은 세대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오늘날, 경험도 경력도 배경도 세대도 각기 다른 컬렉터들을 만나 컬렉터로서의 삶과 예술에 대한 생각, 그리고 컬렉션이 삶에 선사하는 의미에 대해 들어보고자 한다.
 
발랄한 이미지의 강 대표를 만나게 된 것은 소더비인스티튜트 과정을 통해서였다. 그와 아트에 심취한 대화를 나눌 때 깊은 만족감에서 우러나는 즐거움이 묻어났다.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발랄한 이미지의 강 대표를 만나게 된 것은 소더비인스티튜트 과정을 통해서였다. 그와 아트에 심취한 대화를 나눌 때 깊은 만족감에서 우러나는 즐거움이 묻어났다.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패션 아이콘 강희재 업타운걸 대표가 컬렉터로 이름을 알리게 된 것은 몇 년 전 해외 유명 컬렉터를 소개하는 ‘래리스 리스트’에 한국의 컬렉터로 컬렉션이 소개됐고 20여 년의 세월 동안 언제나 테마를 가지고 본인이 아트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는 컬렉션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주관을 가진 컬렉터라는 좋은 반응을 얻기도 하면서다.
 
그는 여행을 통해 아트를 만난다고 한다. 예술은 어디에나 있고, 여행을 통해 아트를 만나면서 즐기고 열린 문화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작품 감상을 라이프스타일처럼 받아들인다고. 컬렉팅이 거창하고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20년 전 그녀의 첫 컬렉션은 일본 여행 중 뉴오타니 호텔의 아케이드에서 만난 검은 고양이 판화에 이끌려 시작됐다. 지금은 판화보다 유니크 작품을 선호하고 시간이 흐르고 나니 다소 촌스러워 보이기도 한다는 그 첫 작품을 지금도 소중하고 귀하게 여기는 것은 첫 컬렉션인 만큼 애착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낯선 여행지에서는 로컬 작가의 작품들에 열광하기도 하고, 조우할 수 있는 공간을 좋아하는데, 페루에서 구입한 성모 마리아는 콜로니얼 시대를 반영한 스페인 스타일이 독특하게 어우러진 아름다운 의복과 핸드 페인팅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페루 여행 중 구입한 콜로니얼 시대 스타일의 로컬 페인팅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페루 여행 중 구입한 콜로니얼 시대 스타일의 로컬 페인팅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페루 여행 중 구입한 콜로니얼 시대 스타일의 로컬 페인팅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페루 여행 중 구입한 콜로니얼 시대 스타일의 로컬 페인팅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일본에서 구입한 첫 컬렉션 작품, Nishida tadashige, Look back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일본에서 구입한 첫 컬렉션 작품, Nishida tadashige, Look back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한결같은 취향이란 주관을 가진 컬렉터란 생각과 동시에 눈길을 끄는 것은 집안 곳곳에 걸린 마치 ‘여기는 내 공간’이라고 하는 듯 걸려있는 작품들이었다. 위트 있는 디스플레이가 돋보이는 가운데, 20여 년의 내공에서 엿볼 수 있는 쏠쏠한 팁과 대중적인 아이콘의 삶을 살아가는 데 예술이 주는 동력에 힘을 얻고 동기부여가 되는 행복한 삶을 사는 컬렉터의 스토리를 들어봤다.
 
천장에 포인트처럼 걸려있는 Julian Opie의 작품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천장에 포인트처럼 걸려있는 Julian Opie의 작품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집안에 곳곳 걸려있는 작품들이 매력적인데요, 미술 컬렉션은 어떻게 시작하였나요?
 
처음에 집을 사야지 마음먹게 한 것도 그림이었어요. 물욕은 없는 편인데 가끔 동기부여가 될 때가 사고 싶은 작품이 생길 때였어요. 인테리어를 워낙에 좋아해서 오랫동안 거주한 집을 3번의 인테리어 작업을 거치면서 다른 분위기로 살고 있는데 그 공간을 제가 모은 작품으로 집을 한층 꾸밀 수 있는 점에 기쁨을 느껴요. 사고 싶은 작품들을 통해 기쁘게 살아갈 생각들이 동기 부여를 주기 때문에 즐겁게 일할 수 있었어요. 저는 미술 작품 컬렉션이 나에게 즐거움과 행복을 주는가에 기준을 두고 있어요. 집이나 사무실에서 저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 3개 이상의 작품이 있기를 바라고, 그게 저의 모토이자 목표입니다.
 
박민준의 ‘무제’ 드로잉 3점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박민준의 ‘무제’ 드로잉 3점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Nicolas Bodde와 Madsaki의 작품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Nicolas Bodde와 Madsaki의 작품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작품 소개해 준다면? 
 
작품은 1000만원 아래로는 많이 고민하지 않고 구입하는 편이고, 작가의 이력도 저에게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산 작품은 로즈 와일리의 드로잉과, 상탈 조페의 작품이며 제가 가지고 있는 작품들 중 고가의 작품이기도 하고 집 입구에서 저를 맞이합니다. 그 옆에는 ‘킹 골든’ 소닉뉴스 기타리스트였던 할머니가 작가로 변신한 분의 작품과 스티키 멍거의 작품으로 함께 페미니즘적인 느낌이 들기도 해요.
 
아트테인이란 독립갤러리의 전시, 미니마우스를 렘브란트 기법으로 구현한 신진 작가의 작품을 최근에 만났는데, 제 공간의 벽난로 위에 걸 예정입니다. 렘브란트 초상 기법을 좋아하는데 렘브란트의 오마주가 느껴지는 신진 작가의 작품이라 요즘 관심을 두고 있어요. 클래식한 이 작품에 앤틱 액자를 매칭하여 작품에 힘을 더하기도 합니다. 
 
Jörg Obergfell ‘Strange Folly IV’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Jörg Obergfell ‘Strange Folly IV’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저의 사무실은 핑크색 작품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핑크 속 스코긴스 작품도 있어요. 거의 작가가 인지도가 아직 없을 때 구입한 작품들이에요. 스페인 작가 미구엘 (Miguel Angel Iglesias)의 첫 코리안 컬렉터이기도 합니다. 미구엘 작품은 원근 때문에 시선이 멀리 보이는 효과가 있어서 작품을 통해서 집이 넓어 보이는 효과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그림은 거는 위치도 중요하지만 가까이에서 봐야 하는지 멀리서 더 좋은 감상을 할 수 있는지 중요합니다.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로버트 몰랜드의 경우는 울퉁불퉁한 작품의 특성상 그 앞을 지나갈 때마다 받는 압도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오히려 좁은 장소에 두고 가까이에서 느껴야 하는 작품입니다. 박미나 작품은 어두운 곳에서는 작품 속 귀여운 이미지들의 느낌이 살지 않아요. 
 
오랜 기간 컬렉팅을 하면서 작품 배치를 바꾸다 보니까 작품의 특색과 분위기에 따라 대각선 입구가 보이는 곳에 걸까? 햇빛을 받아 섬세한 텍스처가 보이는 게 좋을까, 밤에 보면 더 좋을까? 집 조명하고도 조화를 이룰지, 작품을 빛내줄 포인트 조명 설치, 가벽 설치 등 집에 작품을 더 많이 걸고 싶어 환경도 맞춰 가고 있어요.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홍콩 아트 바젤에서 만난 라이트 인스톨레이션 <Liar>를 소개하자면, 필리핀 갤러리에서 구입했는데 유명한 필리핀의 여성 운동가이자 작가의 작품으로 필리핀 대통령을 규탄하는 사회적 작품입니다. 
 
제 침대 옆에 베네수엘라 작가 스타스키 브루네스 작품은 13년째 저의 옆을 지키고 있는 작품입니다. 13년 전에 구입했을 때 신인 작가였는데 그가 성장하는 것, 인기를 얻는 것을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서로 팔로잉하면서 친분을 유지하고 있어요. 작가가 굴곡이 많았는데 상황에 따라 화폭이 달라지는 것을 보면서 작가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도 알게 될 정도가 되었습니다. 작가의 마음 상태도 보입니다.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작품은 어디서 접하고 어디서 정보를 얻고, 어디서 구입하나요?
 
친한 갤러리스트들의 갤러리를 자주 방문해서 작품들을 만나보고 구입하며, 특히 아트 페어를 좋아하는데 국내에서는 키아프, 아트 부산, 국제적인 아트페어에서도 구입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코로나로 아트바젤 마이애미를 못 간 것이 아쉬울 정도인데요, 저는 아트바젤을 제일 좋아합니다. 해외 아트페어가 저의 1순위이지만 최근에는 아트시에서 검색 브라우징을 통해 갤러리 컨택도 하면서 온라인 플랫폼을 경험해보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여행이에요. 페루에 여행을 갔었는데 Hotel B라는 곳에서 정말 작품이 많았을 뿐 아니라, 레이어링이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 그곳에서 앤디 워홀하고 여자 아티스트가 함께한 포트레이트 작품을 보고 갖고 싶어 아트시를 활용한 경험도 있어요. 그 페루 호텔의 작품을 거는 방식에 매료되어서 그림을 거는 데는 한계가 없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뮤지엄보다 영감을 더 많이 받았어요.
 
저는 현실적으로 가질 수 있는 작품들에 더 관심이 가고, 뮤지엄보다는 아트바젤 같이 직접 보고 고를 수 있는 아트페어를 더 선호합니다. 하지만 미술관에서는 명화나 고가의 작품이 어떻게 프레임이 되어 액자와 작품을 어떻게 거는지를 집중해서 공부합니다. 아트는 어디에나 있기 때문에, 저는 미술 컬렉션에 대해 열려있습니다. 스코긴스의 작품도 있지만 친구 딸의 작품도 갖고 싶기도 해요.
 
─컬렉션을 하면서 실패한 경험이 있나요? 
 
컬렉션을 오랫동안 하면서 실패했던 경험은 별로 없지만 유행하는 작가의 작품을 구입하면 오히려 리세일도 어렵고 애물단지가 되는 거 같아요. 그래서 저는 유행 타는 작가는 피하려고 해요. 계속해서 감상했을 때 질리는 작품도 컬렉션을 하면서 주의해야 하는 기준인 거 같아요.
 
이제 컬렉션을 오래 하면서 그림을 보는 눈이 생긴 거 같고, 작품 선택의 실패가 현저히 줄었어요. 스코긴스는 안되고 데이비드 슈리글리는 되는 아슬아슬한 선도 감을 잡게 되었고 촌스러움과 세련됨의 경계를 알게 되었고, 작품을 보는 심미안이 생긴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계획적으로 띄워주는 작가, 한국에서만 유명해진 해외 작가 등 홍보가 너무 심한 작가는 피하는 편입니다. 작가 띄우기를 통해 미술작품, 작가도 유행을 만드는 거 같아서 안타까워요. 
 
Gideon Rubin - black cat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Gideon Rubin - black cat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좋은 작품의 기준이 있을까요?
 
제게 기쁨을 주는 작품이 좋은 작품의 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힘든 하루를 보내고 집에서 와인 마시면서 작품 보는 시간은 호사스럽다 생각이 들 정도로 소중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고 소중해요. 힘들게 일을 하는데 예술을 통해서 마음의 평화와 즐거움을 얻어 힐링을 하고 싶지 중국 미술처럼 고통과 어려움이 느껴지는 힘든 그림보다는 제가 좋아하는 색감을 보고 싶고 마음의 안식이 되는 작품을 추구합니다.
 
최근 아트 부산에서 구입한 박진규의 무제 시리즈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최근 아트 부산에서 구입한 박진규의 무제 시리즈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컬렉션의 매력과 목적은 무엇일까요?
 
쇼핑의 욕구를 해소하면서 재태크가 동시에 되는 미술 작품 컬렉션이 목적이면서 매력인 것 같습니다. 좋은 투자이기도 하고 스스로도 현명한 소비, 의미 있는 소비이자 돈에 대한 의미도 생각하게 되니까요. 미술 컬렉션은 과소비로 지탄받는 일이 아니고, 저에게 삶에 자세에 대한 동기부여이자, 열심히 일하고 살게 하는 행복한 일입니다.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컬렉션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작품을 이해하고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되는 팁이 있다면? 
 
옷을 잘 입으려면 자신의 체형을 잘 알아야 하는 것처럼 많이 감상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요즘은 앉아서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작품을 볼 수 있는 시대니까 평소에 미술에 관심 갖고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하면서도 많이 보고 또 전문가의 조언을 들어야 합니다. 많이 배워서 학습이 된 만큼, 더 아는 만큼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20대도 작품을 많이 구입하는데, 가장 쉬운 접근 방법은 인스타그램입니다. 그리고 래리스 리스트도 강력하게 추천해요. 평소에 볼 수 없는 백만장자이자 국제적으로 유명한 컬렉터의 집안의 인테리어와 조화로운 컬렉션을 함께 볼 수 있다는 건 취향을 키우는데 최고의 방법입니다. 미술 컬렉션에 조예가 깊은 이들이 컬렉션과 인테리어 감각도 훌륭하니까요.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좋은 미술관과 아트 페어를 소개한다면?
 
입문자에게는 ‘Affordable Art Fair’나 ‘Union Art Fair’처럼 새로운 작가를 발굴하고 같이 커나가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페어를 권하고 싶어요. 처음에 저도 그곳을 통해 많이 구입했습니다. 코로나가 종식되면 홍콩에 먼저 갈 것입니다. 페어 기간 동안 도시 자체가 파티인 홍콩에 가서 즐기고 싶습니다. 아티스트와 함께하는 갤러리 파티도 그립습니다. 상하이의 웨스트번드, o21 페어도 너무 재미있었고 독일 에스더 쉬퍼 갤러리 VIP 파티에 초대받았는데 세계 각국의 컬렉터랑 식사하면서 또 다른 세상을 만났던 잊을 수 없는 추억도 그립습니다.
 
어포더블 아트페어 서울에서 많은 주목을 받은 중국 작가 Tang Meng(당몽)의 dragon boat festival(단오) 시리즈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어포더블 아트페어 서울에서 많은 주목을 받은 중국 작가 Tang Meng(당몽)의 dragon boat festival(단오) 시리즈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어포더블 아트페어 서울에서 많은 주목을 받은 중국 작가 Tang Meng(당몽)의 dragon boat festival(단오) 시리즈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어포더블 아트페어 서울에서 많은 주목을 받은 중국 작가 Tang Meng(당몽)의 dragon boat festival(단오) 시리즈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미술관은 제주도에서 평생을 보낸 작가의 미술관인데 김택화미술관을 추천합니다. 한라산 소주 라벨 디자인하고, 풍경화와 추억을 정사각형 큐브에 담는데 그거 하나로 특별해요. 요즈음은 인스타그램 때문에 정사각형 화면에 익숙한데, 풍경화를 정사각형에 담은 구도가 특이합니다. 도슨트를 들어야 그림이 다시 보일 겁니다. 도슨트를 꼭 들어보세요. 가볼 만한 뮤지엄이에요.
 
윤미선 작가에게 의뢰한 초상화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윤미선 작가에게 의뢰한 초상화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패션계에서 활동하시는 핫한 스타일 아이콘으로 많은 일을 하는 동력은 어디서 나오나요? 아울러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갤러리를 운영하는 게 저의 목표입니다. 2019년 아트 부산에서 저의 소장전을 열었었는데요. 핑크 월을 세우고 사람들이 핑크 월과 나의 부스에서 사진 찍는 것도 흥미로웠고 기획도 재미있게 진행했었습니다. 그러나 작품을 딜링하고 세일즈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갤러리를 하면서 돈을 벌기보다는 도덕적 허세가 있어서 신인 작가들을 도와주고 홍보해주고 키워주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이번에 페인터 킴 작품 소개하면서 신진 작가들을 도와주고 싶어서 직접 라이브로 홍보 이벤트도 했었고, 완판이 된 경험이 있습니다. 저는 미적 감각을 중요시 여겨, 미적인 즐거움이 우선이고 가격이 오를 것인가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 거 같아요. 물론 억대가 넘어가는 작품을 거래하고 관리하게 된다면 신경을 쓸 테지만 고가의 작품 컬렉션에 대해 관심을 갖기 보다는 신인작가에게 힘이 되어 주고 싶은 마음이 커요.
 
강 대표의  드레스룸에 걸린 Akira Ishiguro - Mademoiselle Caroline Riviere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강 대표의 드레스룸에 걸린 Akira Ishiguro - Mademoiselle Caroline Riviere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모든 갤러리스트들이 감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고, 다른 영역에 계셨던 분들이 새로운 시각으로 아트 월드를 바라보기 때문에 새로운 더 좋은 기회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컬렉팅을 시작하는 사람들께 해줄 수 있는 조언은 무엇인가요?
 
시작하는 사람들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내 취향을 먼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일 중요한 부분입니다. 눈팅을 많이 해보세요. 발품을 안 팔아도 되는 시기이니까요. 경험치가 제일 중요하고 경험치를 가장 높이 삽니다. 심미안 개발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입니다. 저는 발전을 위해 인테리어 책도 보고 많은 작품을 봅니다. 최근에는 팬데믹 영향으로 온라인으로 보거나 아트시를 활용해요. 관심사를 입력하면 AI가 서비스해 주고, 큐레이팅해주는 편리함을 활용하고 누려보시길 바랍니다. 스마트 컬렉션을 위해 좋은 기술들 많이 개발되어 있거든요.
 
책장의 Gideon Rubin 'untitled' 작품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책장의 Gideon Rubin 'untitled' 작품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생활 곳곳에서 엿보이는 강 대표의 아티스틱한 센스들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생활 곳곳에서 엿보이는 강 대표의 아티스틱한 센스들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Rose Wylie의 드로잉 작품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Rose Wylie의 드로잉 작품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끝으로, 미술애호가들에게 영감을 불러일으킬 만한 한마디를 해준다면.
 
저는 아트를 즐기고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투자로 미술품을 보는 사람은 저의 컬렉션을 한심하게 생각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만, 저는 예술을 즐기는 게 너무나 좋습니다. 가격을 외우면서 작품을 바라보는 이성적인 접근보다는 순수하게 즐기는 접근이 좋지 않을까요? 저는 투자 개념은 절대 추천하지 않습니다. 아트는 경계가 없습니다. 작가들의 작품에서도 조카들의 귀여운 그림에서도 저는 감동을 받습니다. 그 자체로 멋진 것이 예술이니까요.
 
◆김율희는 소더비 인스티튜트 한국 대표·겸임 교수로, 국내 최초 글로벌 아트페어 '어포 더블 아트 페어'를 론칭하고 한국 지사장을 맡아 누구나 예술을 소유할 수 있는 예술 대중화에 앞장서 왔다. 미술 애호가 양성을 위해 다양한 예술 분야와 교육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지난해 기획한 소더비의 첫 한국어 하이브리드 과정은 소더비의 프리미엄 온라인 커리큘럼의 국제적 확장의 토대를 마련하는 데 일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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