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02.04 14:33
내면 깊은 곳 자리한 본능을 회화로 표현
4일 라이브 페인팅 퍼포먼스 진행
독일 베를린을 중심으로 활동을 펼쳐온 작가 지심세연(‘G-Sim’ Seyeon)이 귀국 후 첫 개인전을 서울에서 가진다.
작가는 귀국전 ‘火+暴(폭)’을 통해 정제된 아름다움에서 느끼기 어려운 날 것의 에너지를 선보이고자 한다. 그의 회화는 밤하늘을 수놓는 폭죽처럼 설렘을 선물하기도, 생사가 오가는 전쟁터의 폭탄 같은 긴박함을 주기도 하며 보는 이의 마음을 흔든다. 화면 속에는 여러 대상이 엉킨 듯 보이지만 공통적으로는 이 모든 게 찰나의 순간이라는 점이다.

그는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마법 같은 경험의 순간에 인간이 가진 원초적 에너지와 원시적 감각을 마주한다고 믿는다. 이 일순을 포착해 구체화하기 위해 주목한 것이 바로 폭발인데, 작가는 폭발의 조형적 요소와 내면적 의미를 탐구해 내면에 숨어있는 본능의 얼굴을 표현한다.
전시 타이틀에서도 작가의 이러한 의도를 읽을 수 있다. ‘火(불 화)’자와 ‘暴(사나울 폭)’이 더해져 있는 것은 ‘터질 폭(爆)’자를 풀어 써놓은 것이다. 엄청난 폭발력으로 모든 것을 휩쓸어 버릴 수 있지만, 동시에 언제 터질지 알지 못하는 불안함으로 타들어 가는 심지를 노심초사 바라보게끔 하는 게 폭탄이다. 스스로 주체이자 때로는 객체가 되기도 하는 셈이다.
작품에서 즉각적으로 느껴지는 ‘폭발’에 대한 이미지는 작가의 작업방식에서 만들어진다. 지심세연은 도구없이 오로지 손으로 모든 것을 표현하는 ‘핑거페인팅’ 기법을 활용한다. 캔버스에 담으려는 감정과 흐름이 도구의 개입으로 인해 변형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다. 이로 인해 작가에서부터 그림, 다시 관객으로 전달되는 동안 탈락되는 메시지 역시 줄일 수 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박종혁 BHAK 대표는 “장기화되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서로의 솔직한 감정을 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 시나 편지처럼 그림을 통해 솔직함과 낭만을 동시에 나눌 수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이번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라며 “줄어든 활동 탓에 무기력감과 불안을 느끼고 있다면 이번 전시로 그동안 듣지 못했던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본인의 솔직한 감정과 마주해 보길 권한다”고 기획 배경을 밝혔다.
특히 지심세연이 4일 저녁 7시 전시장에서 라이브 페인팅 퍼포먼스를 펼친다.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작품의 에너지를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관객 앞에서 짧은 시간 안에 그림을 그리는 라이브 페인팅 쇼를 통해 적극적인 소통과 교감을 나누고자 한다. 전시는 20일까지 서울 한남동 BHAK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