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였다 안 보였다… 색채와 숨바꼭질하듯 감상하세요

입력 : 2021.01.26 17:45

보는 각도에 따라 변화하는 화면색
佛 작가 티모테 탈라드 ‘모노크롬’
2월부터 부산 데이트갤러리

 
화면 앞에 선 관람객은 각기 다른 색채가 연속적으로 눈앞에 펼쳐지는 듯한 경험에 빠진다. 그러나 한 발자국 가까이 다가서며 보는 이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이야기는 또 달라진다. 눈에 보였다고 여겼던 무언가는 그사이 도망가 사라지고 없다. 충돌 없이 다사 분란하게 변하는 색채들의 향연에서 우리는 변화의 찰나를 포착할 순 없다. 그저 눈 앞에서 벌어지는 색의 나타남과 사라짐의 과정을 즐기면 된다. 
 
Monochrome 40-3 /데이트갤러리
Monochrome 40-3 /데이트갤러리
 
티모테 탈라드(Timothée Talard)의 모노크롬은 작가에게 있어 통일된 표면을 위한 선택이자 수단이며, 그의 작업은 입체적인 조형 공간이 색과 재질로 인해 첨예화되는 과정과 같다. 그의 회화는 순수한 물감이나 잉크가 아닌, 캔버스 위에서의 화학물질과 알루미늄 입자의 화학반응으로 제작되는데, 이를 통해 자유로우며 몽환적인 화면을 완성해낸다.
 
작가는 검은 배경 대신 흰 캔버스로 작업함으로써 이전 작업에서 보여준 다양한 사회적인 요소보다는 예술적인 시각 효과에 더 집중하고자 ‘모노크롬(Monochrome)’이란 연작을 시작했다고 설명한다. 특히 작가는 관람객의 움직임을 작품의 한 요소로 끌어들여 보는 이가 자리를 옮길 때마다 각도에 따라 컬러가 중첩돼 보이는 경험을 선사한다. 
 
/데이트갤러리
/데이트갤러리
 
프랑스 출신 작가 탈라드는 아크릴, 파스텔, 수채화, 흑연, 네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매체와 장르를 오가며 국제적으로 활발한 전시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그가 여러 화법(畫法)을 오가는 데에는 비유적 혹은 추상적인 이미지를 통해 자신의 내면세계를 고유의 방식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
 
2015년 프랑스 파리 건축박물관 아세날파빌리온(Pavillon de l'Arsenal)에서 선정한 아티스트 50인에 선정, 솔 르윗, 도널드 저드, 칸디다 호퍼, 아니쉬 카푸어 등과 같은 세계적인 작가와 함께 전시하며 세계 아트씬의 큰 주목을 받았다.
 
티모테 탈라드의 개인전 ‘모노크롬’이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해변로 데이트갤러리에서 열린다. 그의 회화 앞에서 관람객은 직접 퍼포먼서로 분해 움직일 때마다 다채롭게 변하는 화면의 색채를 즐겨볼 수 있다. 전시는 2월 1일부터 2월 28일까지, 오프닝 리셉션은 2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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