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은 현대에 불어닥친 도시판 흉년… '우리들의 귀향'展

입력 : 2020.11.12 19:39

주홍콩한국문화원, 한국 젊은 작가 5인전 열어
"코로나시대에 예술의 역할 상기하는 자리"

 
팬데믹은 그야말로 현대에 불어닥친 도시판 흉년이다. 코로나19가 바꾼 도시 풍경과 현대인의 삶을 돌아보는 전시가 열린다. 주홍콩한국문화원(원장 박종택, 이하 문화원)은 18일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문화원 6층과 7층 전시장에서 '2020 한국 젊은 작가전: 우리들의 귀향'을 개최한다.
 
전시 타이틀 '우리들의 귀향'은 박완서 작가의 장편 소설 ‘도시의 흉년’ 마지막 장(章)의 제목에서 따온 것으로, 한국전쟁 이후 도시에서 벌어지는 기성세대와 신세대의 갈등, 개인의 내적 불안과 시대의 충돌을 묘사한 소설과 크로스오버된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박기현 큐레이터는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상황에서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혼란스러운 세계와 예술의 역할을 다시한번 생각하자는 의도에서 이와 같은 제목을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정소영, 조민아, 오연진 작가와 박세영, 장윤미 영화 감독 등 한국의 젊은 예술가 5인은 '현재의 상황에서 코로나 이후의 일상으로 돌아간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와 같은 질문에 대해 작품을 통해 관람객들과 소통하고자 한다.
 
최근 아트 플랫폼 아트시(Artsy)에서 대표적인 한국 작가 중 한 명으로 소개된 정소영 작가는 사회적 격리와 단절이 불러온 사회적 풍경에 대해 은유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설치 작업 ‘밤과 낮(2020)’을 선보인다. 조민아 작가는 한국화라는 장르를 통해 임시직과 아르바이트 같은 불안정한 저임금 청년 노동과 이와 연계된 도시의 풍경을 소개한다. 오연진 작가는 사진 장르를 통해 시간성과 물성에 대해 다양한 시각적 실험을 펼치고 있다.
 
멀티미디어실에서는 한국 독립영화제에서 주목 받고 있는 박세영, 장윤미 감독의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 ‘공사의 희로애락(2018)’ 과 ‘사랑 (사이) 깍두기(2020)’가 상영된다. 촉망받는 한국의 젊은 영상 감독이 바라본 코로나 이전 세계의 풍경을 소개한다.
 
박 큐레이터는 “올해 전 세계가 겪은 팬데믹을 한국의 젊은 작가의 시각으로 해석해 홍콩 시민들과 위기 극복에 대한 공감을 형성하고 싶다”고 했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작가들이 홍콩을 직접 방문하지 못하는 대신, 문화원 소셜미디어를 통해 관객과의 질의응답 행사를 마련해 아쉬움을 달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 젊은 작가전'은 한국의 신진 작가를 세계 미술시장의 거점인 홍콩에 소개하는 문화원의 기획 프로그램으로, 올해로 3회째를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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