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은 미술관에서… “연휴에도 문 활짝, 사전 예약 필수”

입력 : 2020.09.29 15:03

국립현대미술관 4관 재개관, 무료 관람
2020부산비엔날레도 첫 관람객 맞아

추석 연휴를 앞두고 28일부터 전국 문화시설 다수가 재개장했다. 지난달 23일 이후, 한 달 여 만에 문을 활짝 열고 연휴에도 관람객을 맞는다. 그동안 유튜브, 소셜미디어 등 온라인으로만 즐기던 전시를 다시 현장에서 직접 눈으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사전 예약제로만 운영돼 방문 전 인터넷 등을 통한 예약은 필수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는 반려견과 함께 관람할 수 있는 전시 '모두를 위한 미술관, 개를 위한 미술관'이 열리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는 반려견과 함께 관람할 수 있는 전시 '모두를 위한 미술관, 개를 위한 미술관'이 열리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4개관(서울, 과천, 덕수궁, 청주)이 모두 재개관했다. 연휴 기간 전관 휴관일 없이 운영되며, 입장료도 받지 않는다. 다만 3일 덕수궁 휴궁 관계로, 당일 덕수궁관만 하루 휴관한다. 미술관 홈페이지에서 사전 예약을 통해 무료 관람할 수 있다. 
서울관에서는 반려견과 함께 입장할 수 있는 전시 ‘모두를 위한 미술관, 개를 위한 미술관’이 열린다. 가족 구성원과 공동체의 일부로서 반려동물인 개를 관람객으로 초청해 현대사회에서 반려의 의미, 미술관의 개방성과 공공성의 범위 그리고 공적 공간에 대한 정의 등을 질문한다. 
개를 위한 개방과 환대의 공간을 구현하기 위해 수의사, 조경가, 건축가, 법학자 등 분야별 전문가들이 전시에 참여했다. 설채현, 조광민 수의사는 동물행동 및 감정, 습성에 대한 자문을, 김수진 인천대 법학부 교수는 법률자문을, 개를 위한 건축과 조경을 위해 김경재 건축가, 유승종 조경가가 참여했고, 김은희 독립큐레이터가 스크리닝(영화)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MMCA 현대차 시리즈 2020 양혜규-O2 & H2O' 전시 전경 /국립현대미술관
'MMCA 현대차 시리즈 2020 양혜규-O2 & H2O' 전시 전경 /국립현대미술관
세계적인 설치작가 양혜규의 예술세계를 조망하는 대규모 개인전도 서울관에서 열린다. 서울과 베를린을 기반으로 왕성하게 활동해온 작가는 일상, 산업, 유사-민속적 성격을 갖는 다채로운 재료를 통해 서사와 추상의 관계성, 가사성(domesticity), 이주, 경계 등과 같은 주제를 다뤄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현실의 추상성'이라는 화두로 또 다른 도약을 시도한다. 생명 유지의 필수 요소인 산소(공기)와 물은 자연 상태에서는 물리적 현실이지만 인간이 고안한 화학기호에서는 ‘O2 ’, ‘H2O’와 같이 특정하게 추상화된다.
덕수궁관에서는 한국 화단을 대표하는 여성미술가 박래현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박래현, 삼중통역자’전이 개막했다. 박래현은 식민지시기 일본화를 수학하였으나 해방 후에는 한국적이고 현대적인 회화를 모색했고, 동양화의 재료와 기법을 넘어 세계 화단과 교감할 수 있는 추상화, 태피스트리, 판화를 탐구한 미술가다. 특히, 섬유예술이 막 싹트던 1960년대에 박래현이 선보인 태피스트리와 다양한 동판화 기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1970년대에 선보인 판화 작업들은 20세기 한국 미술에서 선구적인 작업으로 기록될 만하다.
이외에도 과천관에서는 이승조 작고 30주기를 맞아 마련된 그의 개인전, 청주관에서는 미술품의 보존·복원과 관련한 보존 과학을 조명한 전시 등이 진행되고 있다.
박래현作 작품, 119.2x119cm, 태피스트리, 1970~1972 /국립현대미술관
박래현作 작품, 119.2x119cm, 태피스트리, 1970~1972 /국립현대미술관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아트스페이스 광교
경기도 수원시립미술관은 추석 연휴 기간 중 휴관일 없이 운영된다. 관람은 미술관 홈페이지를 통해 일 4회,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회당 40명, 아트스페이스 광교 회당 50명씩 사전 예약자에 한하여 입장 가능하다. 특히 문화가 있는 날인 30일과 추석 당일인 10월 1일 양일간 미술관이 무료 개방되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된다. 아트스페이스 광교는 상시 무료 입장 가능하다. 
현재 미술관은 수원의 주요한 여성 인물인 혜경궁 홍씨의 한중록을 주제로 동시대 작가 13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여성에 대한 이야기 ‘내 나니 여자라,’가 개최 중이다. 수원컨벤션센터 지하 1층에 자리한 아트스페이스 광교에서는 ‘그것은 무엇을 밝히나’전이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7개국 10인의 동시대 작가들이 빛에 대한 각기 다른 해석을 회화, 설치, 미디어 등의 총 20점의 작품을 통해 보여준다. 전시 관람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대구미술관 어미홀에 설치된 최정화의 대형 설치작 '카발라' /대구미술관
대구미술관 어미홀에 설치된 최정화의 대형 설치작 '카발라' /대구미술관
◆대구미술관
대구미술관은 연휴 기간인 30일부터 10월 4일까지 휴관 없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메이드 인 대구 II’, ‘팀 아이텔’, ‘정재규’, ‘최정화’ 등 총 4개 전시로 꾸려지며, 관람 사전 예약은 인터파크를 통해 1일 4회, 10시, 12시 14시, 16시 회차별 50명, 총 200명을 받는다. 입장료는 없다. 
‘메이드 인 대구 II’ 는 2011년 개관전 ‘메이드 인 대구’의 의미를 되돌아보고, 80년대 이후 대구미술의 다양한 실험정신과 발자취를 살펴보는 전시다. 곽훈, 권정호, 김영진, 박두영, 박철호, 서옥순, 송광익, 최병소 등 대구 출신 또는 대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 8명의 작품 100여 점을 소개한다. ‘팀 아이텔: 무제(2001-2020)’는 현대인의 단절과 고독을 표현해 깊은 울림을 전하는 독일 작가 아이텔의 대규모 개인전으로, 코로나 시기 해외 전시가 그리웠다면 챙겨보길 권한다. 2001년부터 2020년까지의 작업을 보여주는 이번 전시에서는 ‘검은 모래(2004)’, ‘보트(2004)’, ‘오프닝(2006)’, ‘푸른 하늘(2018)’ 등 그의 대표작뿐만 아니라 ‘멕시코 정원_전경 1,2(2020)’ 등 신작도 만날 수 있다.
대구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독일 작가 팀 아이텔의 개인전 전경 /대구미술관
대구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독일 작가 팀 아이텔의 개인전 전경 /대구미술관
‘정재규_빛의 숨쉬기’는 대구 출신 재불 화가 정재규의 개인전이다. 평면성을 뛰어넘은 조형사진으로 국제적 관심을 받고 있는 정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생트 빅투아르산 후경’, ‘아치 아틀리에’, ‘HM53’, ‘만 레이’, ‘경주’ 시리즈 등 5개 시리즈를 보여준다. ‘최정화_카발라(Kabbala)’에서는 대구미술관 소장품 중 하나인 ‘카발라(2013)’를 만나볼 수 있다. 한국인 어느 집에나 있을 법한 붉은색, 녹색 소쿠리 5,376개를 쌓아 만든 이 작품은 무려 16m가 되는 대형 설치 작품이다. 일상의 소중함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지금, 일상적인 물건들이 모여 예술작품이 된 사례를 보며 관람객들이 희망을 얻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길 기대해 본다.
◆부산비엔날레
부산비엔날레가 30일부터 부산현대미술관, 원도심 일대, 영도의 전시장을 개방한다. 도시 ‘부산’을 주제로 쓰인 문학 ‘열 장의 이야기와 다섯 편의 시’에서 출발해 이에 영감을 받아 선택되거나 창작된 시각예술, 음악 작품이 어우러져 동명의 전시 주제로 완성된 이번 행사가 관객 앞에 베일을 벗는 것은 지난 9월 5일 진행된 온라인 개막식 이후 최초다. 
2020부산비엔날레에 설치된 서용선의 작품들 /부산비엔날레
2020부산비엔날레에 설치된 서용선의 작품들 /부산비엔날레
YES24를 통한 100% 온라인 사전 예매만 허용하며, 한 장의 티켓 구매로 2개의 유료전시장(부산현대미술관, 영도 전시장)을 포함한 모든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미술관은 총 7회차(1시간 간격으로 입장) 관람으로 관람 1시간 전까지 예매할 수 있다. 영도 전시장은 티켓을 소지한 관람객에 한해 도착한 순서대로 입장되며, 현장 상황에 따라 관람에 제한이 있을 수 있다. 입장료는 4000~1만2000원이다.
이번 비엔날레의 전시 감독인 야콥 파브리시우스는 부산에 가상의 레이어(Layer)를 얹어, 분리되어 있지만 혼재된 문화 속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된 세 개의 전시장소를 선택했다. 34개국 89명 작가(문필가 11명, 시각 예술가 67명, 음악가 11명)의 총 363점의 작품으로 행사가 꾸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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