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의 펜 끝에서 펼쳐진 위험한 상상, 현실이 되다

입력 : 2019.11.19 10:31

연극 ‘맨 끝줄 소년’, 12월 1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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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몰래 타인을 관찰하며 허구와 현실을 넘나드는 위험한 글쓰기를 하는 ‘맨 끝줄 소년’이 돌아왔다. 2015년 초연 이후 2017년에 이어 세 번째로 무대에 오르는 이 극은 원작에 대한 깊은 이해와 감각적인 연출로 초연부터 평단과 관객의 극찬을 받은 바 있다. 음악과 독백으로 서사의 행간을 채워 나가는 독특한 형식으로 마니아를 탄생시키며 연극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원작은 스페인 극작가 후안 마요르가(Juan Mayorga)가 수학 교사 시절 시험 문제의 정답 대신 시험공부를 하지 못한 이유를 적은 학생의 답안에서 모티프를 얻어 2006년 집필한 동명의 희곡이다. 수학 이외에 관심이 없는 맨 끝줄 소년 ‘클라우디오’의 작문 능력을 알아본 문학 교사 ‘헤르만’은 실제와 허구를 넘나드는 클라우디오의 이야기에 매혹되지만, 위험한 글쓰기로 인해 주변 인물이 혼란과 위기에 빠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글쓰기를 향한 소년의 아슬아슬한 도발로 작품성과 도덕성의 경계에 몰아세워진 헤르만과 이들이 만들어 내는 팽팽한 긴장이 공연이 끝난 후에도 관객에게 서늘하면서도 짙은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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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은 소년이 가진 글쓰기에 대한 강렬한 욕망과 문학도로서의 꿈을 잊은 권태로운 문학 선생과의 갈등과 긴장을 첨예하고 섬세하게 그려낸다. 유인택 예술의전당 사장은 “원작 이상으로 극의 내용을 이끌어낸 제작진과 출연진의 조화가 공연을 초연 이후 오늘까지 명작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철학적인 주제지만 상상력을 자극하는 연극 언어를 좇다 보면 금세 동화될 것”이라 전했다. 12월 1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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