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이구 갤러리 (11. 06 - 11. 20)
■전시정보
전시제목 : 세상의 빛에 반응하는 신체
전시일정 : 2019. 11. 06 - 11. 20
전시장소 : 이길이구 갤러리
주소 :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2길 29
■전시소개
빛과 인위적인 행위를 통해 몽환적이고 오묘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황성원이 사진전 ‘세상의 빛에 반응하는 신체’를 20일까지 이길이구 갤러리에서 가진다. 작가는 강직성 척추염이라는 희귀성 난치병을 앓고 있어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고 있어 행동반경을 최소화하고 에너지를 계획적으로 써야 한다. 불가피하게 이러한 신체 조건을 고려해 작업하게 된 작가는 자신이 생활하는 방에서 눈을 뜨면 우선적으로 보이는 하늘을 매일 기록한다. 그는 가능한 자신이 무엇을 보고 있는지 의식하지 않은 상태에서 셔터를 누르는데, 카메라를 양손에 들고 렌즈를 위로 향하게 한 후 걸어 다니며 집안에서 바깥 풍경을 무의식적으로 잡아챈 듯한 작업을 선보인다.
■전시내용
빛이 스며드는 시간대를 포착하는 작가의 작업은 형태의 흔들림 또한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시간에 따른 온도 차이는 다른 색감으로 나타나고, 그는 작품을 통해 세계를 빛과 색채, 온도로 그려낸다. 의도적으로 카메라를 흔들어 피사체를 촬영하는 작가의 사진은 특정 색채로 물이 들고 빛의 파동, 심한 왜곡과 격렬한 움직임이 추상적인 무늬와 선의 흐름을 만들어 명확하고 선명한 윤곽선 대신 흔들리고 모호한 이미지로 나타난다. 시간마다 달라지는 빛과 작가의 인위적인 행위를 통해 찍힌 작품은 흐릿한 형체가 자아내는 몽환적인 분위기와 오묘한 색감으로 경계선이 없는 ‘물아일체’가 된다. 이는 정확성, 명료함, 진리, 재현 등에 대한 의심인 동시에 세계의 표면적 질서를 흔들거나 그 이면에 있는 것을 보고자 하는 욕망이다. 오로지 색채, 흔들림, 빛과 무수한 선으로 구성돼 추상회화를 연상하기도 한다.
작가는 통증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삶을 표현한다. 목적을 갖고 대상을 응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자신의 몸으로 의식 없이 파고드는 풍경의 단면, 혹은 감각으로는 온전히 파악하기 어려운 대상에 몸을 맡긴다. 시선으로 대상을 겨냥하지 않고 주변 풍경에 순응하며, 세계의 빛에 몸을 적시고 그 안에서 위안을 받고자 한다. 작가의 의식과 무의식, 대상과 비(非)대상, 빛과 어둠, 익숙함과 낯섦 사이에서 요동치는 이미지는 외부 세계의 지표이지만 결국 작가의 감각으로 바라보고 포착한 세계라는 것을 이야기한다. 작가가 바라보는 세계와 그를 둘러싼 외부 세계를 통증 속에서 포착하는 개별 신체의 반응이 사진 안에서 하나로 녹아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