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06.10 08:53
스페인 대항해 시대의 도시 세비야

한국은 두꺼운 패딩 재킷입어야 할 2월의 세비야는 겨울이지만 가벼운 옷차림으로 다닐 수 있다. 스페인 남서부 안달루시아 지방에 위치한 도시 세비야의 첫인상은 길가에 즐비한 오렌지처럼 상큼하다. 유럽답지 않은 세비야만의 매력은 비단 날씨 때문만이 아닌, 이슬람 문화의 흔적이 강하게 남아있기 때문이다.
1401년, 이슬람 세력을 물리친 기념으로 이슬람 사원이 있던 자리에 그 당시 최고의 성당이었던 톨레도 성당보다 더 큰 성당을 짓기로 결정된다. 이후 무려 105년에 걸쳐 높이 약 97미터의 세비야 성당이 완공됐다. 세비야 성당 옆에는 예전의 이슬람 사원의 탑이었던 히랄다 탑(La Giralda)이 우뚝 솟아있다.
세비야 대성당에는 콜럼버스의 묘가 있다. 1492년, 콜럼버스는 카스티야 왕국의 이사벨 여왕의 후원으로 항해를 떠났다. 4번의 항해 후 1506년 세비야 성당이 완공되던 해에 사망했다. 콜럼버스가 세운 공을 인정받아 그의 시신은 세비야 성당에 안치하게 된다. 그러나 비극적인 말년을 맞은 콜럼버스는 ‘죽어서도 스페인 땅을 밟지 않으리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한다. 그의 유언을 지켜주기 위해 당시 스페인의 4대 왕국에 속하는 왕들(카스티야, 레온, 나바라, 아라곤)이 그의 무덤을 짊어지고 있는데 이 중 고개를 숙이고 있는 왕은 콜럼버스의 항해를 반대했던 왕이라 한다.
본인이 발견한 땅이 아메리카가 아니고 인도라고 믿고 죽은 콜럼버스는 이탈리아 태생이지만 스페인 땅에서 항해를 시작했고 스페인이 항해 대국이 되는데 기여했다. 그의 묘를 스페인 세비야 대성당에서 볼 수 있는 이유다.
공동기획 아트조선 Χ 홍선생미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