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05.02 11:23
장유진展… 여성성 주제로 7일까지 갤러리도스

사진작가 장유진의 작품 속 인물은 대체로 얼굴이 드러나지 않으며 화면은 몸짓의 형상에 집중된다. 그에게 여성의 몸은 사회적 역할이 중첩되어 나타나는 억압을 투영하는 매개체 그 자체다. 주요 모티브가 되는 화려한 꽃문양 옷은 여성이라는 정체성을 대변하는 구체적인 상징물로 등장한다. 작가가 소재로 택한 몸의 표현에는 옷에 대한 표현도 포함되며 그 편안함 뒤에 숨어있는 심리적 갈등을 드러냄으로써 감춰진 여성의 내면적 심리를 보여준다. 작가 스스로가 직면한 정신적인 변화를 사진과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조형적으로 표출해낸다.
특히 몸을 표현의 주요 소재로 삼는데, 여성의 몸은 사회적 가치에 지배받는 듯하지만 장유진은 이에 저항하고 기성 관념을 뛰어넘고자 한다. 작품 안에는 여러 세대로부터 전승돼 온 여성성에 대해 자전적이고 자기 고백적인 내러티브가 가득 차 있다. 옷은 몸과 외부의 경계이기도 하다. 외부로부터 신체를 보호해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사회적 지위와 역할을 한정시키며 때론 억압하기도 한다. 옷은 일상적인 삶과 연계되어 있다는 점에서 몸을 떠나 존재할 수 없다.
이러한 특성은 그 시대를 대표하는 관념과 가치관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장유진에게 표현을 위한 강력한 매체로 작동하며 하나의 정교한 무언의 언어로 작용한다. 장유진의 사진이 나타내는 몸과 옷, 그리고 여성의 관계성 안에는 어른이 돼가는 과정에서 작가가 느낀 솔직한 생각과 진솔한 감정이 담겨있다. 모든 내적 갈등과 모순은 몸짓 위에 만개한 화려한 꽃무늬의 옷으로 대변된다. 7일까지 서울 삼청동 갤러리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