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 해링, 모두를 위한 예술을 위하여

입력 : 2018.11.23 20:21

내년 3월 17일까지 DDP

미국의 중산층 가정에서 부족함 없이 성장하며 당시의 대중문화를 흡수한 키스 해링은 1980년대 팝문화와 비트세대의 예술로 등장한 그래피티 아트씬에 혜성처럼 등장한다. 예술계 악동으로 급부상한 해링은 언제나 예술의 폐쇄성에 의문을 가졌다. 특정 계층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예술을 벗어나 해링은 지하철역 광고판에 분필로 그린 <지하철 드로잉> 시리즈를 선보인다. 경찰과 역무원의 눈을 피해 단순한 선으로 그린 이 작품은 해링이 세상에 선언하는 ‘모든 이를 위한 예술’의 시작이었다.
<빨강과 파랑의 이야기> 56x42cm 종이에 석판 인쇄 1989 /지엔씨미디어
<빨강과 파랑의 이야기> 56x42cm 종이에 석판 인쇄 1989 /지엔씨미디어
1980년대 단 10년간 불꽃 같은 작업 활동을 통해 세계 평화, 인종 차별 철폐 등 모든 이를 위한 예술을 꿈꿨던 키스 해링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대규모 전시가 마련됐다.
키스 해링의 초기 작품부터 에이즈 진단을 받고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작업했던 작품에 이르기까지 그의 연대기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자리. 10년이라는 짧은 작업 기간, 페인팅, 드로잉, 조각 등 다양한 매체로 방대한 작업을 했던 키스 해링의 주요 작품 175점을 8개의 섹션으로 나눠 구성한다. 더불어 작가의 활동 모습이 담긴 사진이나 관련 영상 등 아카이브 자료도 함께 전시된다.
1988년, 키스 해링은 병원으로부터 자신이 에이즈에 걸렸음을 통보받는다. 그러나 이에 굴하지 않고 그는 기존 작업세계에서 확장된 독자적인 예술관을 펼치기 시작했다.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은 새로운 예술과 모두를 위한 보편적 예술을 향한 열정으로 변모했다. 
어린이를 위한 <파랑과 빨강의 이야기> 병마와 싸우며 비트 세대의 거장 윌리엄 버로스와 함께 작업한 <종말> 시리즈 등 해링이 생각하는 우리 삶과 그 속의 사랑이 얼마나 소중한지 전하는 메시지를 담아 마지막 열정을 불태운다.
<아이콘> 53.5x63.5cm 엠보싱 용지에 실크스크린 1990 /지엔씨미디어
<아이콘> 53.5x63.5cm 엠보싱 용지에 실크스크린 1990 /지엔씨미디어
특히 세상을 떠나기 이틀 전까지 해링은 작업을 멈추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그가 그린 그림은 ‘빛나는 아기’였다. 그에게 아기는 불멸과 영생의 상징이었을 테다. 31년의 짧은 여정동안 그가 펼쳐온 위대한 꿈이 담긴 이번 전시는 내년 3월 17일까지 DDP 배움터 지하 2층 디자인전시관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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