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5.14 23:57
박종필 '비트윈 더 프레시'

조화(造花)는 종이, 천, 비닐 따위의 일회용 재료를 이용해 인공적으로 만든 꽃이다. 이런 꽃을 탁자에 올린 식당은 괜히 신뢰가 안 간다. 가짜 같고, 싸구려 같고, 무엇보다 일회용 같아서다. 생화는 진짜고 비싸지만, 시든다. 그렇다면 일회용은 생화일까, 조화일까?
꽃은 그림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소재 중 하나다. 서울 청담동 박여숙화랑에 선보인 박종필의 '비트윈 더 프레시'(16일까지)는 흔하디흔한 꽃을 생경하게 그렸다. 꽃의 일부를 과장될 정도로 확대해 그린 그림을 처음 마주했을 때 10명 중 8~9명은 사진인 줄 안다. 보들보들한 꽃잎과 그 끝에 맺힌 물방울, 줄기에 난 솜털까지 묘사했다. 시각뿐 아니라 촉각을 자극할 정도로 정밀하다. 가까이서 오래 들여다봐야 붓 자국이 눈에 띈다.
이걸로 끝이 아니다. 관람자는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이 그림에 속는다. 그림 속 꽃은 조화와 생화를 한데 섞어놓은 것이다. 서울 강남고속터미널 꽃시장에서 사온 꽃을 조화와 함께 배치한 뒤 찍은 사진을 보고 그린 극사실화다. 아까보다 더 자세히 봐야 조화가 보인다.
꽃은 그림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소재 중 하나다. 서울 청담동 박여숙화랑에 선보인 박종필의 '비트윈 더 프레시'(16일까지)는 흔하디흔한 꽃을 생경하게 그렸다. 꽃의 일부를 과장될 정도로 확대해 그린 그림을 처음 마주했을 때 10명 중 8~9명은 사진인 줄 안다. 보들보들한 꽃잎과 그 끝에 맺힌 물방울, 줄기에 난 솜털까지 묘사했다. 시각뿐 아니라 촉각을 자극할 정도로 정밀하다. 가까이서 오래 들여다봐야 붓 자국이 눈에 띈다.
이걸로 끝이 아니다. 관람자는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이 그림에 속는다. 그림 속 꽃은 조화와 생화를 한데 섞어놓은 것이다. 서울 강남고속터미널 꽃시장에서 사온 꽃을 조화와 함께 배치한 뒤 찍은 사진을 보고 그린 극사실화다. 아까보다 더 자세히 봐야 조화가 보인다.

영원히 피어 있는 조화는 가짜이고, 언젠가 썩어버리는 생화가 진짜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진짜와 가짜는 육안으로 구별이 안 된다. 저마다 선연한 색을 뽐내는 조화와 생화를 보면 진짜와 가짜 사이에 얼마나 우열이 있을까 의문이 든다. 이미 가짜가 진짜 취급을 받고 진짜도 가짜로 전락하는 현실에서는 더더욱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