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4.25 09:28
바야흐로 '주크박스(Jukebox) 뮤지컬' 전성시대다. 작곡가 겸 프로듀서 김형석(52·키위 미디어그룹 회장)의 대표곡을 엮은 뮤지컬 '브라보 마이 러브'(5월 4~27일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 '한국 록의 대부' 기타리스트 겸 작곡가 신중현(80)의 명곡들을 모은 뮤지컬 '미인'(6월15일~7월22일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이 대기 중이다.
주크박스 뮤지컬은 동전을 넣으면 유행하는 노래를 들려주는 기계인 주크박스에서 유래했다. 인기 대중음악을 가져다 가 극적 형식과 얼개로 재탄생시킨 무대 공연물이다. 왕년 히트곡의 힘을 주무기로 삼는다. 김형석은 1200여곡을 만든 '히트 제조기', 신중현은 한국 대중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뮤지션으로 이들 노래의 힘은 대단하다.
'브라보 마이 러브'에는 김광석의 '사랑이라는 이유로', 박진영의 '너의 뒤에서', 성시경의 '내게 오는 길', 신승훈의 '아이 빌리브' 등 김형석이 작곡한 28곡이 삽입된다. '미인'에는 신중현의 초기 음악부터 '신중현 사단'으로 불린 김추자, '펄 시스터즈', 박인수, 김완선 등의 노래까지 22곡이 삽입된다. '미인' '아름다운 강산' 외에 서정적인 '봄비', 유쾌한 리듬의 '커피 한잔', 애잔한 감성의 '꽃잎' '빗속의 연인' 등이다.
뮤지컬 평론가인 원종원 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교수는 "두시간 반 또는 세시간의 러닝타임을 채울 수 있는 좋은 곡을 만들기란 쉽지 않다"면서 "기존의 히트곡은 선율이 익숙하니 낯선 것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고 주크박스 뮤지컬의 장점을 분석했다. 히트곡을 편곡해 가수들이 다시 부르는 KBS 2TV 음악 예능프로그램 '불후의 명곡' 같은 프로그램에 대중이 크게 환호하는 것이 보기다. 뮤지컬 역시 대중성이 검증된 곡들을 복고·향수 마케팅으로 활용하면서 연령층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해 흥행에 성공한 뮤지컬 '광화문 연가'가 대표적이다. '사랑이 지나가면' '붉은 노을' '옛사랑' 등 주로 가수 이문세(59)와 콤비를 이뤄 히트곡을 양산한 작곡가 이영훈(1960~2008)의 곡들로 호응을 누렸다. 특히 공연계 침체에도 중장년 관객들을 불러모으며 일찌감치 손익분기점(BEP)을 넘어섰다.
5월27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PMC프러덕션의 대표 창작 뮤지컬 '젊음의 행진'도 1980~90년대 히트곡을 엮었는데, 2007년 초연 이후 꾸준히 다시 무대에 오르고 있다.
대중음악 작곡가와 가수 당사자들에게도 주크박스 뮤지컬은 매력적이다. 자신의 노래가 단편적이 아닌, 하나의 드라마로 엮여 무대에 올려지는 것에 대한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김형석은 "주크박스 뮤지컬에서 기존 가요는 변형되거나, 어떤 테마를 가져다 쓰거나, 템포를 부르는 등 갖은 요리가 가능하다"라면서 "가요가 감각이 중요하다면 뮤지컬은 구조가 중요하다. 가요와 달리 두어 시간 호흡을 끌고 가는 것이 매력적"이라고 짚었다.
'가왕' 조용필(68) 역시 자신의 히트곡을 엮은 주크박스 뮤지컬을 꿈꾸고 있다. 그는 최근 열린 데뷔 50주년 기념 기자회견에서 "뮤지컬을 좋아한다. 브로드웨이에서 한달 동안 내내 본 적도 있다"고 말했다.
주크박스 뮤지컬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은 추억에 대한 강력한 환기다. 예컨대, 2014년 국내에 처음 소개된 주크박스 뮤지컬 '저지보이스'는 탄탄한 완성도에도 흥행에서는 실패했다. 1960년대 전성기를 누린 미국의 전설적인 록 가수 프랭키 밸리(91)와 그가 속한 록&롤 그룹 '포시즌스'를 다뤘는데 국내에서 인지도가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화 '컨스피러시'(1997) 등에 삽입된 밸리의 솔로곡 '캔트 테이크 마이 아이스 오프 유'가 가장 잘 알려진 넘버였지만 한국 관객과 추억을 나누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원 교수는 "'저지 보이스'의 극적 구조가 굉장히 좋았지만 한국 관객에게는 원곡에서 뿜어져 나오는 아우라가 제한적이었다"면서 "한국 관객의 1960년대라면 포크그룹 '트윈폴리오'의 노래들이 더 호응을 얻었을 것"이라고 봤다.
한국에서 주크박스 뮤지컬 열풍이 불기 시작한 건 2004년 스웨덴 팝그룹 '아바'의 히트곡을 엮은 '맘마미아!'의 국내 초연 성공 이후다. 이후 김광석이 부른 노래를 엮은 창작 뮤지컬 '그날들', 닐 세다카의 히트곡을 엮은 뮤지컬 '오! 캐롤' 등이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맘마미아!'의 아류들이 쏟아지면서 주크박스 뮤지컬의 완성도가 낮아지는 흐름이 생기기도 했다. 몇년 동안 세계에서 실험적인 주크박스 뮤지컬이 나오면서 국내 공연계에서도 새로운 흐름이 생겨나는 중이다.
세계적인 펑크록 밴드 '그린데이'의 2004년 동명 앨범을 뮤지컬로 옮기면서 해체와 재구성의 작업을 한 '아메리칸 이디엇', '피아노맨' 빌리 조엘(69)의 노래를 댄스 뮤지컬로 만든 '무빙 아웃', 미국 작곡가 겸 싱어송라이터 캐럴 킹(76)의 생애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푼 '뷰티풀: 캐럴 킹 뮤지컬'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국내에서는 김광석과 그가 속했던 포크그룹 '동물원'의 이야기를 재구성한 '그 여름, 동물원'이 언급된다.
원 교수는 "그동안 국내 주크박스 뮤지컬은 연극적인 것에 음악을 활용하는 것이 주를 이뤘다"면서 "음악의 장치적인 제한점을 다양한 형식적 도전을 통해 원소스의 매력을 다양하게 재구성하는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크박스 뮤지컬은 동전을 넣으면 유행하는 노래를 들려주는 기계인 주크박스에서 유래했다. 인기 대중음악을 가져다 가 극적 형식과 얼개로 재탄생시킨 무대 공연물이다. 왕년 히트곡의 힘을 주무기로 삼는다. 김형석은 1200여곡을 만든 '히트 제조기', 신중현은 한국 대중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뮤지션으로 이들 노래의 힘은 대단하다.
'브라보 마이 러브'에는 김광석의 '사랑이라는 이유로', 박진영의 '너의 뒤에서', 성시경의 '내게 오는 길', 신승훈의 '아이 빌리브' 등 김형석이 작곡한 28곡이 삽입된다. '미인'에는 신중현의 초기 음악부터 '신중현 사단'으로 불린 김추자, '펄 시스터즈', 박인수, 김완선 등의 노래까지 22곡이 삽입된다. '미인' '아름다운 강산' 외에 서정적인 '봄비', 유쾌한 리듬의 '커피 한잔', 애잔한 감성의 '꽃잎' '빗속의 연인' 등이다.
뮤지컬 평론가인 원종원 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교수는 "두시간 반 또는 세시간의 러닝타임을 채울 수 있는 좋은 곡을 만들기란 쉽지 않다"면서 "기존의 히트곡은 선율이 익숙하니 낯선 것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고 주크박스 뮤지컬의 장점을 분석했다. 히트곡을 편곡해 가수들이 다시 부르는 KBS 2TV 음악 예능프로그램 '불후의 명곡' 같은 프로그램에 대중이 크게 환호하는 것이 보기다. 뮤지컬 역시 대중성이 검증된 곡들을 복고·향수 마케팅으로 활용하면서 연령층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해 흥행에 성공한 뮤지컬 '광화문 연가'가 대표적이다. '사랑이 지나가면' '붉은 노을' '옛사랑' 등 주로 가수 이문세(59)와 콤비를 이뤄 히트곡을 양산한 작곡가 이영훈(1960~2008)의 곡들로 호응을 누렸다. 특히 공연계 침체에도 중장년 관객들을 불러모으며 일찌감치 손익분기점(BEP)을 넘어섰다.
5월27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PMC프러덕션의 대표 창작 뮤지컬 '젊음의 행진'도 1980~90년대 히트곡을 엮었는데, 2007년 초연 이후 꾸준히 다시 무대에 오르고 있다.
대중음악 작곡가와 가수 당사자들에게도 주크박스 뮤지컬은 매력적이다. 자신의 노래가 단편적이 아닌, 하나의 드라마로 엮여 무대에 올려지는 것에 대한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김형석은 "주크박스 뮤지컬에서 기존 가요는 변형되거나, 어떤 테마를 가져다 쓰거나, 템포를 부르는 등 갖은 요리가 가능하다"라면서 "가요가 감각이 중요하다면 뮤지컬은 구조가 중요하다. 가요와 달리 두어 시간 호흡을 끌고 가는 것이 매력적"이라고 짚었다.
'가왕' 조용필(68) 역시 자신의 히트곡을 엮은 주크박스 뮤지컬을 꿈꾸고 있다. 그는 최근 열린 데뷔 50주년 기념 기자회견에서 "뮤지컬을 좋아한다. 브로드웨이에서 한달 동안 내내 본 적도 있다"고 말했다.
주크박스 뮤지컬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은 추억에 대한 강력한 환기다. 예컨대, 2014년 국내에 처음 소개된 주크박스 뮤지컬 '저지보이스'는 탄탄한 완성도에도 흥행에서는 실패했다. 1960년대 전성기를 누린 미국의 전설적인 록 가수 프랭키 밸리(91)와 그가 속한 록&롤 그룹 '포시즌스'를 다뤘는데 국내에서 인지도가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화 '컨스피러시'(1997) 등에 삽입된 밸리의 솔로곡 '캔트 테이크 마이 아이스 오프 유'가 가장 잘 알려진 넘버였지만 한국 관객과 추억을 나누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원 교수는 "'저지 보이스'의 극적 구조가 굉장히 좋았지만 한국 관객에게는 원곡에서 뿜어져 나오는 아우라가 제한적이었다"면서 "한국 관객의 1960년대라면 포크그룹 '트윈폴리오'의 노래들이 더 호응을 얻었을 것"이라고 봤다.
한국에서 주크박스 뮤지컬 열풍이 불기 시작한 건 2004년 스웨덴 팝그룹 '아바'의 히트곡을 엮은 '맘마미아!'의 국내 초연 성공 이후다. 이후 김광석이 부른 노래를 엮은 창작 뮤지컬 '그날들', 닐 세다카의 히트곡을 엮은 뮤지컬 '오! 캐롤' 등이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맘마미아!'의 아류들이 쏟아지면서 주크박스 뮤지컬의 완성도가 낮아지는 흐름이 생기기도 했다. 몇년 동안 세계에서 실험적인 주크박스 뮤지컬이 나오면서 국내 공연계에서도 새로운 흐름이 생겨나는 중이다.
세계적인 펑크록 밴드 '그린데이'의 2004년 동명 앨범을 뮤지컬로 옮기면서 해체와 재구성의 작업을 한 '아메리칸 이디엇', '피아노맨' 빌리 조엘(69)의 노래를 댄스 뮤지컬로 만든 '무빙 아웃', 미국 작곡가 겸 싱어송라이터 캐럴 킹(76)의 생애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푼 '뷰티풀: 캐럴 킹 뮤지컬'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국내에서는 김광석과 그가 속했던 포크그룹 '동물원'의 이야기를 재구성한 '그 여름, 동물원'이 언급된다.
원 교수는 "그동안 국내 주크박스 뮤지컬은 연극적인 것에 음악을 활용하는 것이 주를 이뤘다"면서 "음악의 장치적인 제한점을 다양한 형식적 도전을 통해 원소스의 매력을 다양하게 재구성하는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