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회 이해랑연극상 김창일 수상… 특별상은 '한국 아시테지'가 받아
뮤지컬 배우 최정원 축하 공연
23일 서울 조선일보사 미술관에서 열린 제28회 이해랑연극상 시상식에서 올해 수상자인 극작가 겸 연출가 김창일(71)씨는 감사한 사람들을 일일이 호명했다. 이해랑연극재단(이사장 이방주)과 조선일보사가 공동 운영하는 이해랑연극상은 한국 연극사의 거목 이해랑(李海浪·1916~1989) 선생의 리얼리즘 연극 정신을 이어가는 국내 최고의 연극상이다. 김창일씨는 전국연극제에서 다섯 차례 희곡상을 수상하는 기록을 세웠고, 목포 시립연극단의 창단 상임 연출로 호남 연극을 한 단계 끌어올린 주역이다.

그가 예식장을 극장 삼아 형광등 조명 아래 공연하던 일, 분유 깡통으로 조명을 만들어 고(故) 추송웅 선생 공연에 썼던 일 등을 이야기할 땐 참석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회자로 나선 배우 손숙은 "어떤 수상 소감보다 감동적이었다. 힘든 가운데 연극하는 이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심사위원 유민영 단국대 명예교수는 "앞으로도 이해랑연극상은 빛나지 않는 곳에서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연극 발전에 꾸준히 힘쓰는 사람들을 과감히 발굴할 것"이라고 했다.
방상훈 조선일보사 사장은 김창일씨에게 트로피와 상금 5000만원을 수여했다. 제5회 수상자인 배우 윤주상은 축사에서 김창일을 "목포가 낳은 작은 거인"이라 부르며 "불후의 명작으로 우리 연극을 한층 풍부하게 할 힘이 되어 달라"고 했다.
특별상은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한국본부'(한국 아시테지·ASSITEJ)가 받았다. 아시테지는 93개국에 본부를 둔 아동 청소년극 국제기구. 김숙희(64) 한국본부 이사장은 "유니세프가 몸 아픈 아이들을 돕는 구호 단체라면 아시테지는 마음까지 건강하게 자라도록 돕는 단체"라며 "이 자리 모든 분을 아시테지 여름 축제에 초대해 우리 아동극을 보여 드리고 싶다"고 했다. 시상식은 뮤지컬 배우 최정원이 에디트 피아프의 노래 '사랑의 찬가'를 부르며 시작됐고, 시상식 말미엔 종로구립소년소녀합창단, 서울평창어린이합창단(지휘 박지윤)이 익숙한 뮤지컬 곡들을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제1회 이해랑연극상 수상자인 극단 실험극장 이한승 대표를 비롯해 배우 박정자·윤석화·전성환·권성덕·손봉숙·김성녀·예수정씨, 연출가 손진책·김삼일·한태숙·이성열씨, 프로듀서 박명성씨, 무대미술가 박동우씨와 차혜영 차범석연극재단 이사장, 고(故) 김동원(4회 특별상)씨의 아들 김진환·김세환(가수)씨 등 역대 수상자와 가족이 참석했다. 심사위원으로 임영웅 극단 산울림 대표(위원장), 이미원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이해랑 선생 가족으로 이방주 이해랑연극재단 이사장과 민주·석주·은숙씨, 연극계에서 유인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센터장, 연출가 심재찬·전세권씨, 극작가 윤대성씨, 배우 김금지·최선자·배해선씨, 내빈으로 이종찬 전 국정원장, 조순형 전 의원, 조선일보사 홍준호 발행인과 김문순 이해랑연극상 운영위원장(조선일보 미디어연구소 이사장)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