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4.01 23:40
홍콩서 열린 2018 아트바젤
아브라모비치·아니시 카푸어 등 유명 작가의 VR 작품 주목 받아
작가 연령 어려지며 더욱 강세
유리 수조 안에 세계적인 행위 예술가 마리나 아브라모비치가 서 있다. 수조 안에 물이 서서히 차올라 아브라모비치의 가슴께에 다다르면 그는 수조에 손을 대고 구조 신호를 보낸다. 아브라모비치를 구하려고 손으로 수조를 두드리면 수조가 깨지면서 물이 쏟아져나온다. 아브라모비치는 온데간데없어지고,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 빙산이 눈앞에 나타난다. 관람객은 바다 한가운데 배 위에 서 있고, 빙산에선 얼음이 계속 떨어진다.

3월 29~31일 열린 홍콩 아트바젤에서 VR(Virtual Reality·가상현실)을 이용한 작품들을 보기 위해 긴 줄이 늘어섰다. IT 기업 HTC의 VR 브랜드 VIVE가 아브라모비치와 아니시 카푸어 같은 유명 작가와 함께 만든 VR을 보기 위해서는 30~40분을 기다렸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주목해야 할 전시'로 꼽았다.
아브라모비치의 VR 작품 'Rising'은 작가가 수조 안에 들어가서 촬영한 동영상을 바탕으로 제작했다. 관람자가 컨트롤러를 손에 들고 움직이며 아브라모비치를 구한다는 점에서 VR 게임과 비슷하다. 아브라모비치는 "일본에서 소방관이 화재 현장에서 아이들을 구하는 비디오 게임을 하면서 희열을 느낀 적이 있다"며 "VR을 이용하면 지구 온난화에 대한 강렬한 메시지를 던지는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했다.
카푸어의 작품 'Into Yourself, Fall'도 VR 덕을 많이 봤다. 인체 속을 표현한 작품이지만, 장기(臟器)가 어딘지 언급이 되지 않아 사막이나 동굴을 보는 듯했다. 공간의 깊이를 강조해서 끊임없이 떨어지는 체험을 하게 한다. 카푸어는 "VR 기술이 '보는 법'을 바꿀 것이다. 하지만 잘못 쓰면 테마 파크의 놀이기구와 다를 바 없는 작품이 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
아브라모비치의 VR 작품 'Rising'은 작가가 수조 안에 들어가서 촬영한 동영상을 바탕으로 제작했다. 관람자가 컨트롤러를 손에 들고 움직이며 아브라모비치를 구한다는 점에서 VR 게임과 비슷하다. 아브라모비치는 "일본에서 소방관이 화재 현장에서 아이들을 구하는 비디오 게임을 하면서 희열을 느낀 적이 있다"며 "VR을 이용하면 지구 온난화에 대한 강렬한 메시지를 던지는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했다.
카푸어의 작품 'Into Yourself, Fall'도 VR 덕을 많이 봤다. 인체 속을 표현한 작품이지만, 장기(臟器)가 어딘지 언급이 되지 않아 사막이나 동굴을 보는 듯했다. 공간의 깊이를 강조해서 끊임없이 떨어지는 체험을 하게 한다. 카푸어는 "VR 기술이 '보는 법'을 바꿀 것이다. 하지만 잘못 쓰면 테마 파크의 놀이기구와 다를 바 없는 작품이 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

VR 작품은 중화권 작가 사이에서 강세를 보였다. 아브라모비치, 카푸어와 협업한 HTC도 대만 기업이다. 중국 작가 유홍의 'She's already gone'은 작가가 그린 그림으로 VR 콘텐츠를 만들어 그의 필치와 화풍을 생생하게 느끼게 했다. 그림 속 등장인물과 한 공간에 있다는 착각을 주면서 감정적인 깊이를 더했다. 이 작품은 10만달러(약 1억원)에 팔렸다. 독일에서 활동하는 중국계 작가 티무르 시친의 'New Peace'는 사막의 밤을 하늘에서 부유하며 바라보는 명상적인 작품이다. VR 체험 공간에 돌처럼 만든 의자를 갖다 놔서 현실감을 더했다.
VR뿐만 아니라 AR(Augmented Reality·증강현실)까지 이용한 작품도 올해 등장했다. 지난해 아트 바젤 홍콩에서 VR 작품을 선보인 중국 미디어 작가 차오페이는 이번 바젤에서 BMW와 협업한 아트카를 선보였다. BMW는 앤디 워홀, 데이비드 호크니, 제프 쿤스 등 유명 작가에게 아트카 제작을 의뢰해왔고, 차오페이는 선정 작가 중 역대 최연소다. 스마트폰에 AR 앱을 깔고 전시장에 있는 자동차를 찍으면 화면에는 자동차 위 하늘에 다양한 문양이 나타난다.
작가들 연령이 어려지면서 앞으로 이런 경향은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차오페이와 티무르 시친은 모두 30대다. 1984년생 시친은 "나는 10대 때부터 3D 소프트웨어를 다뤘다"며 "이런 기술은 제2의 천성처럼 느껴질 정도로 자연스럽다"고 했다.
VR뿐만 아니라 AR(Augmented Reality·증강현실)까지 이용한 작품도 올해 등장했다. 지난해 아트 바젤 홍콩에서 VR 작품을 선보인 중국 미디어 작가 차오페이는 이번 바젤에서 BMW와 협업한 아트카를 선보였다. BMW는 앤디 워홀, 데이비드 호크니, 제프 쿤스 등 유명 작가에게 아트카 제작을 의뢰해왔고, 차오페이는 선정 작가 중 역대 최연소다. 스마트폰에 AR 앱을 깔고 전시장에 있는 자동차를 찍으면 화면에는 자동차 위 하늘에 다양한 문양이 나타난다.
작가들 연령이 어려지면서 앞으로 이런 경향은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차오페이와 티무르 시친은 모두 30대다. 1984년생 시친은 "나는 10대 때부터 3D 소프트웨어를 다뤘다"며 "이런 기술은 제2의 천성처럼 느껴질 정도로 자연스럽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