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3.29 09:36
"판소리 속에서 우리나라 사람의 삶이 보입니다. 판소리를 잘 하면 창극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극이 될 수 있어요."(안숙선)
"김성녀 감독 부임 이후 창극의 외연 확장을 위해 노력을 했다면 이번에는 '판소리 귀 명창'을 위해 창극의 본질인 판소리를 앞세워서 '심청가'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손진책 연출)
국립극장 전속단체 국립창극단(예술감독 김성녀)이 4월25일부터 5월6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신작 창극 '심청가'를 선보인다.
'심청가' 대본도 맡은 손 연출은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심청가' 간담회에서 "창극은 완성된 장르가 아닙니다. 아직도 완성을 향해 가는 장르라 생각합니다"고 말했다. 연극뿐만 아니라 극단 미추를 이끌며 마당놀이, 창극 등 다양한 공연 양식을 선보여온 그는 "제 평생 화두가 연극의 현대적인 재창조인데, 창극은 단순히 서구 리얼리즘 액자 무대와 맞춰가는 극이 아니라 우리의 고유의 무대 언어로서 작업하고 싶었습니다"고 털어놓았다.
국립창극단은 '웰메이드 창극'을 만들어온 단체다. 초기 창극은 소리꾼이 여러 배역을 맡아 노래하는 '분창(分唱)' 형식이었는데, 국립창극단은 대형화 , 현대화에 성공했다.
특히 2012년 김성녀 예술감독 부임과 시즌제 도입 이후 '판소리 다섯 바탕의 현대화 작업'을 펼쳐왔다. 아힘 프라이어의 '수궁가'(2011·2012), '안드레이 서반의 다른 춘향'(2014), 이소영의 '적벽가'(2015), 고선웅의 '흥보씨'(2017) 등이 그것이다.
이들 작품은 판소리 다섯 바탕 중 네 바탕에 기반을 둔 것이다. 나머지 한바탕을 재해석한 손 연출의 '심청가'가 마지막 주자로 나서는데 전작들과 달리 판소리에 초점을 둔다. 명창 안숙선의 작창과 도창이 중심이 되는 이유다.
'심청가' 사설을 30년 넘게 연구했고, 이를 소재로 한 작품을 수차례 제작해온 손 연출은 "안숙선 명창의 아름다운 소리를 오롯이 전하고 싶습니다"면서 "연출과 장식을 가능한 한 제외하고 소리만 돋보이는 형태로 만들어 귀 명창이 기대할 수 있는 소리를 만들고 싶습니다"고 바람을 전했다.
그는 "제가 판소리를 잘 알지는 못 해요"라고 자세를 낮춘 뒤, "막연히 판소리를 알고 있으면서 미처 진수를 못 느낀 사람들이 '판소리가 이렇게 아름답고 좋은 것이구나'라고 실감할 수 있으면 합니다"고 바랐다.
손 연출은 안 명창과 함께 5시간이 넘는 원작을 핵심 내용만 압축해 2시간여 분량 대본으로 구성했다. 그는 "심청가의 눈 대목은 가능한 살릴 겁니다. 대신 범피중류(심청을 실은 배가 망망한 바다를 유유히 떠나가는데 해안의 절경이 펼쳐지는 내용)를 다하지 않고 좋은 대목만 살리려 합니다"고 설명했다.
안 명창은 "창극은 완성된 것이 아니에요. 앞으로 나아가고 있죠. 판소리 역시 그렇습니다. 사실 정지된 것이 아니라 하나씩 나아가고 있는 것이에요"라면서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창극을 계속해서 만들 수 있는 손 선생님이 계셔서 반갑고 걱정이 안 든다"고 손 연출에 대한 믿음을 보여줬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극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일본의 가부키, 중국의 경극처럼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몸짓, 음악, 색깔을 내야죠. 창극을 보면 우리나라의 모든 문화 정서가 느껴질 수 있도록요"라고 역설했다.
영화 '해어화' '조선마술사', 오페라 '동백꽃 아가씨', 연극 '햄릿' 등에서 젊고 관능적인 한복을 선보인 한복 패션 브랜드 '차이킴'의 김영진 디자이너가 의상을 맡았다.
김 디자이너는 "우리 소리라는 재료가 너무 좋아요. 의상에 디자인을 한다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라면서 "손진책 선생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 고유의 미학을 잘 전달하는 것을 의상으로 하고 싶습니다"고 디자인 방향을 소개했다.
손 연출은 "경극과 가부키는 섬세한 감정을 양식적인 틀에 넣었으나 판소리는 인간의 세밀한 심리 묘사를 극대화한 것이 매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면서 "우리 조상이 물려준 원초적인 연극적인 요소라는 의미가 있죠. 이번 '심청가'를 통해 우리가 갖고 있는 판소리의 멋과 맛을 느끼게 해주고 싶네요"라고 바랐다.
김성녀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은 "'심청가'는 안 명창 헌정 공연"이라면서 "판소리를 듣는 기회가 얼마나 귀한지, 이번 심청가로 소리에 눈을 뜨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고 기대감을 부풀렸다.
이번 '심청가'는 부부 사이인 김 감독과 손 연출이 함께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애초 김 감독의 임기는 이달 11일까지였으나 후임 인선이 늦어지는 바람에 손 연출과 함께 작업하게 됐다.
김 감독은 "손 연출은 집에 같이 있는 사람이라 제가 감독으로 있을 때 연출로 초빙하지 않았어요"면서 "제가 없을 때 편하게 와 연출을 했으면 했는데 함께 하니 쑥스럽기도 하네요"라며 웃었다.
'심청가' 무대는 200편이 넘는 창극·오페라·뮤지컬·연극 등의 무대를 디자인한 이태섭이 디자인한다. 아쟁 명인이자 남도 음악에 능한 이태백이 음악감독이다.
출연진은 국립창극단 간판 스타들이 채운다. 국립창극단 창악부장 유수정이 안 명창과 도창에 더블 캐스팅됐다. 민은경이 '어린심청', 이소연이 '황후심청'을 연기하며 김금미가 '뺑덕', 유태평양이 '심봉사' 역으로 발탁됐다.
"김성녀 감독 부임 이후 창극의 외연 확장을 위해 노력을 했다면 이번에는 '판소리 귀 명창'을 위해 창극의 본질인 판소리를 앞세워서 '심청가'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손진책 연출)
국립극장 전속단체 국립창극단(예술감독 김성녀)이 4월25일부터 5월6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신작 창극 '심청가'를 선보인다.
'심청가' 대본도 맡은 손 연출은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심청가' 간담회에서 "창극은 완성된 장르가 아닙니다. 아직도 완성을 향해 가는 장르라 생각합니다"고 말했다. 연극뿐만 아니라 극단 미추를 이끌며 마당놀이, 창극 등 다양한 공연 양식을 선보여온 그는 "제 평생 화두가 연극의 현대적인 재창조인데, 창극은 단순히 서구 리얼리즘 액자 무대와 맞춰가는 극이 아니라 우리의 고유의 무대 언어로서 작업하고 싶었습니다"고 털어놓았다.
국립창극단은 '웰메이드 창극'을 만들어온 단체다. 초기 창극은 소리꾼이 여러 배역을 맡아 노래하는 '분창(分唱)' 형식이었는데, 국립창극단은 대형화 , 현대화에 성공했다.
특히 2012년 김성녀 예술감독 부임과 시즌제 도입 이후 '판소리 다섯 바탕의 현대화 작업'을 펼쳐왔다. 아힘 프라이어의 '수궁가'(2011·2012), '안드레이 서반의 다른 춘향'(2014), 이소영의 '적벽가'(2015), 고선웅의 '흥보씨'(2017) 등이 그것이다.
이들 작품은 판소리 다섯 바탕 중 네 바탕에 기반을 둔 것이다. 나머지 한바탕을 재해석한 손 연출의 '심청가'가 마지막 주자로 나서는데 전작들과 달리 판소리에 초점을 둔다. 명창 안숙선의 작창과 도창이 중심이 되는 이유다.
'심청가' 사설을 30년 넘게 연구했고, 이를 소재로 한 작품을 수차례 제작해온 손 연출은 "안숙선 명창의 아름다운 소리를 오롯이 전하고 싶습니다"면서 "연출과 장식을 가능한 한 제외하고 소리만 돋보이는 형태로 만들어 귀 명창이 기대할 수 있는 소리를 만들고 싶습니다"고 바람을 전했다.
그는 "제가 판소리를 잘 알지는 못 해요"라고 자세를 낮춘 뒤, "막연히 판소리를 알고 있으면서 미처 진수를 못 느낀 사람들이 '판소리가 이렇게 아름답고 좋은 것이구나'라고 실감할 수 있으면 합니다"고 바랐다.
손 연출은 안 명창과 함께 5시간이 넘는 원작을 핵심 내용만 압축해 2시간여 분량 대본으로 구성했다. 그는 "심청가의 눈 대목은 가능한 살릴 겁니다. 대신 범피중류(심청을 실은 배가 망망한 바다를 유유히 떠나가는데 해안의 절경이 펼쳐지는 내용)를 다하지 않고 좋은 대목만 살리려 합니다"고 설명했다.
안 명창은 "창극은 완성된 것이 아니에요. 앞으로 나아가고 있죠. 판소리 역시 그렇습니다. 사실 정지된 것이 아니라 하나씩 나아가고 있는 것이에요"라면서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창극을 계속해서 만들 수 있는 손 선생님이 계셔서 반갑고 걱정이 안 든다"고 손 연출에 대한 믿음을 보여줬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극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일본의 가부키, 중국의 경극처럼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몸짓, 음악, 색깔을 내야죠. 창극을 보면 우리나라의 모든 문화 정서가 느껴질 수 있도록요"라고 역설했다.
영화 '해어화' '조선마술사', 오페라 '동백꽃 아가씨', 연극 '햄릿' 등에서 젊고 관능적인 한복을 선보인 한복 패션 브랜드 '차이킴'의 김영진 디자이너가 의상을 맡았다.
김 디자이너는 "우리 소리라는 재료가 너무 좋아요. 의상에 디자인을 한다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라면서 "손진책 선생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 고유의 미학을 잘 전달하는 것을 의상으로 하고 싶습니다"고 디자인 방향을 소개했다.
손 연출은 "경극과 가부키는 섬세한 감정을 양식적인 틀에 넣었으나 판소리는 인간의 세밀한 심리 묘사를 극대화한 것이 매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면서 "우리 조상이 물려준 원초적인 연극적인 요소라는 의미가 있죠. 이번 '심청가'를 통해 우리가 갖고 있는 판소리의 멋과 맛을 느끼게 해주고 싶네요"라고 바랐다.
김성녀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은 "'심청가'는 안 명창 헌정 공연"이라면서 "판소리를 듣는 기회가 얼마나 귀한지, 이번 심청가로 소리에 눈을 뜨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고 기대감을 부풀렸다.
이번 '심청가'는 부부 사이인 김 감독과 손 연출이 함께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애초 김 감독의 임기는 이달 11일까지였으나 후임 인선이 늦어지는 바람에 손 연출과 함께 작업하게 됐다.
김 감독은 "손 연출은 집에 같이 있는 사람이라 제가 감독으로 있을 때 연출로 초빙하지 않았어요"면서 "제가 없을 때 편하게 와 연출을 했으면 했는데 함께 하니 쑥스럽기도 하네요"라며 웃었다.
'심청가' 무대는 200편이 넘는 창극·오페라·뮤지컬·연극 등의 무대를 디자인한 이태섭이 디자인한다. 아쟁 명인이자 남도 음악에 능한 이태백이 음악감독이다.
출연진은 국립창극단 간판 스타들이 채운다. 국립창극단 창악부장 유수정이 안 명창과 도창에 더블 캐스팅됐다. 민은경이 '어린심청', 이소연이 '황후심청'을 연기하며 김금미가 '뺑덕', 유태평양이 '심봉사' 역으로 발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