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위, 1억 지원 오태석 '모래시계' 공연 취소 "남은 돈도 회수"

입력 : 2018.03.09 09:36
오태석
오태석
성추문에 휩쓸린 오태석 연출이 이끈 극단 목화의 신작으로 정부의 지원을 받은 연극 '모래시계' 공연이 결국 취소됐다.

8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문예위)에 따르면, 문예위는 오는 15∼25일 대학로예술극장에서 공연할 예정이던 오태석 작·연출의 '모래시계'를 취소했다. 문예위와 목화가 사실상 공연을 할 수 없다는 것에 동의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문예위는 창작신작 지원사업 '공연예술 창작산실' 연극부문의 하나로 '모래시계'를 선정해 1억원을 지원했다,

문예위는 남아 있는 지원금을 회수할 계획이다. 전액이 회수 불가능한 이유는 지원금이 작품 제작 과정에 대한 것이라 인건비, 소품비 등에 이미 사용됐기 때문이다.

문예위 관계자는 "이미 지출된 비용은 영수증 정산 등을 통해 확실히 확인하겠다"면서 "남아 있는 금액을 환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극단 목화 '템페스트'는 일부 정부 지원금을 받아 '페루 리마 공연예술축제'에 참가했다. 목화에 '센터스테이지 코리아' 사업을 통해 항공비를 지원한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문체부) 산하 예술경영지원센터(예경)는 극단 측과 협의를 통해 오태석을 제외하고 축제에 참가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예경은 당시 "단원들이 2차 피해를 입게 되는 것과 축제 개막 공연의 취소로 발생하게 될 국내 공연예술단체들의 해외 진출에 미칠 악영향까지 고려해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태석 연출은 여전히 연락이 닿지 않고 있으며 성추행 의혹에 대해서도 현재까지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편 문체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문화예술계 국고보조금 등 공적 지원 시 성희롱·성폭력 행위자를 배제하기로 했다. 다만, 문화예술계의 상당수 단체가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는 만큼 행위자가 단체를 이끌고 있는 경우 그의 관여도에 따라 지원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나종민 문체부 1차관은 이날 정부부처 합동 '직장 및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근절 대책' 브리핑에서 "문화예술을 지원하는 기관인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 심사 기구가 따로 있다"면서 "단체의 장이 작품에 어느 정도 관여가 돼 있느냐에 따라 고려를 해서 지원 배제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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