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고 개성 도드라진 무대·… 미래 스타 한자리에

입력 : 2018.03.08 01:27

제81회 조선일보 신인음악회… 놀라운 기교·대담함 돋보여

"관중은 모여서 사람사태를 이루고 장내는 삽시간에 초만원을 이루엇다. 패기와 야심만이 이 밤의 윤리(倫理)인 양 스테이지에는 열 사람의 젊은 예술가들이 토해내는 신선하고 찬란한 오색 무지개와 오선(五線)의 은실(銀絲)이 교차되고 잇섯다." 1938년 6월 15일 자 조선일보는 전날 밤 서울 부민관(현 서울시의회 건물)에서 열린 행사를 이렇게 보도했다. '열(熱)과 역(力)의 경에 박수 재청의 폭포. 장내는 삽시간에 초만원의 성황'이란 제목이 달린 제1회 조선일보 신인음악회였다.

그 후로 80년이 흘렀다. 지난 1~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에서 열린 제81회 조선일보 신인음악회는 넘치는 끼와 재능으로 뜨겁게 타오르는 신인 음악가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무대였다.

지난 1일 열린 제81회 조선일보 신인음악회에서 첫날 무대에 올랐던 출연자들이 즐겁게 웃고 있다. /주완중 기자
지난 1일 열린 제81회 조선일보 신인음악회에서 첫날 무대에 올랐던 출연자들이 즐겁게 웃고 있다. /주완중 기자
올해는 지난해 출연자들에 비해서도 수준이 높은 편이었다. '올해의 신인'을 뽑는 최종 심의에서는 쇼팽 야상곡 13번과 스크랴빈의 피아노 소나타 4번을 선보인 이준우(피아노·연세대)가 영예의 수상자가 됐다. 피아노와 바이올린, 첼로 분야에서 5인이 후보로 올라와 경합했는데, 최후의 1인에 심사위원들 의견이 일치했다.

바이올린과 첼로가 전부였던 현악 분야는 '젊은' 선곡이 눈에 띄었다.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곡들을 주로 택했다. 그중 폴란드의 살아 있는 거장 펜데레츠키의 '지그프리트 팔름을 위한 카프리치오'를 연주한 송민제(첼로·한예종)는 놀라운 기교와 대담함을 깃들여 현대음악을 들려줬다. 정은송(판소리·이화여대)도 3·1절에 맞춰 박동실의 '유관순열사가'를 불러 눈길을 끌었다.

성악 출연자들은 발음의 정확성, 우리 가곡에 대한 소화력이 아쉬웠다. 아리아도 작품 전체에 대한 이해 없이 자신의 파트만 공들여 부르는 모습이 역력했다. 작곡 분야 출연자 5인은 모두 세련되고 성숙한 작품을 들려줬다. 기악과 성악이 중심인 국내에서 고무적인 현상이다.

최근 젊은 관악주자들이 해외 명문 악단에 들어가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처럼 관악 분야의 성장은 빨라졌는데, 국내 대학 교육은 여전히 피아노와 성악, 현악이 중심을 차지한다. 신인음악회도 이런 풍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수년째 좋은 관악주자를 접하지 못하는 이유다. 관악주자들 등용문이 다른 분야에 비해 부족한 상황이다. 조선일보 신인음악회가 관악 분야에 방점을 강하게 찍는 것이 80년 넘는 전통과 더불어 새로움을 입는 방편 중의 하나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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