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희 전 연희단거리패 대표, 홍대 교수 자격 정지

입력 : 2018.03.05 09:37
김소희
김소희
이윤택(66) 전 극단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의 상습 성폭력을 알고도 묵인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소희(48) 연희단거리패 대표가 홍익대 공연예술대학원 부교수에 임용된 사실이 확인됐다.

2일 홍익대와 공연계에 따르면, 김 대표는 최근 홍익대 공연예술대학원 부교수로 임용됐다. 이 전 감독과 관련한 폭로가 이어지기 직전에 발탁됐다.

홍익대는 "전혀 예측하지 못한 사건이 불거지면서 우선 교수 직무 자격을 일시적으로 정지시키고 강의에서 배제했다"면서 "교수로서 활동을 못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홍익대에 따르면, 교원 채용절차까지 석 달가량이 걸린다. 세 단계 심사 절차가 진행된다. 홍익대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이번 교원 채용절차는 지난해 10월 지원을 시작했다. 같은 해 11월 1차 심사 합격자를 발표한 뒤 임용지원서와 실적물 등을 바탕으로 2차 심사를 해 그해 12월부터 지난달 초까지 면접을 진행하는 것으로 명시돼 있다.

이번 신규 교원 명단은 지난달 14일 발표됐다. 이 전 감독에 대한 성추문이 불거지기 시작할 무렵이다. 같은 달 19일 이 전 감독이 사과 기자회견으로 오히려 논란을 촉발시킨 뒤 김 대표가 그의 성추행을 방조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한편에서는 김 대표가 여배우들에게 이 전 감독의 안마를 적극적으로 권유했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홍익대는 김 대표에 대한 아직 징계위를 열지 못했다. 홍익대 관계자는 "우선 신중한 상황 판단을 한 뒤 징계위를 열 것"이라면서 "어떤 경우라도 논란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지체 없이 징계위를 열고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전했다.

징계위 조치로는 감봉, 정직, 해임 등 세 단계가 있다. 김 대표의 징계 조치는 낮은 수위가 되지 않을 것 보인다. 학교 측은 해임까지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윤택의 페르소나'로 통한 김 대표는 탁월한 연기력과 카리스마로 공연계에 명망이 드높았다. 하지만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에 의한 이 전 감독의 각종 성희롱과 심지어 성폭행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그에 대한 책임론이 부상했다. 이에 따라 대학에 교수로 임용되자마자 퇴출 위기에 몰린 것이다.

한편, 배우 겸 교수들이 잇따라 성추문에 휩싸이면서 대학가는 비상이 걸렸다. 서울예대와 한국예술종합학교 등 예술 명문 학교부터 세종대, 명지전문대, 청주대 등의 예술 관련 학과에 재직 중이던 배우 겸 교수들이 잇따라 사직서를 내거나 퇴출됐다. 서울예대와 한예종은 학교 명의로 사과를 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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