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3일 대구오페라하우스
국내 처음… 녹음된 노래 들려줘… 표정 기술은 근육 제어 알고리즘

로봇이 주인공으로 출연해 노래하는 '로봇 오페라'가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된다. 로봇이 무대에 서는 오페라는 국내 처음이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오페라 '완벽한 로봇 디바, 에버'를 다음 달 1일부터 3일까지 올린다고 25일 밝혔다. 인간 성악가와 노래 대결에서 승리하는 로봇 가수의 이야기를 오페라에 담았다. 비제의 '카르멘' 중 '하바네라', 푸치니의 '자니 스키키' 중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등 유명한 오페라 아리아를 엮은 주크박스 형태의 오페라다.
'에버'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만든 여성형 로봇이다. 키 168㎝로 길고 검은 머리카락에 갸름한 미인형 얼굴이다. 오페라 무대에 서지만 스스로 노래는 부를 수 없다. 소프라노 마혜선이 미리 불러 녹음한 소리를 에버에 탑재했다. 공연 한 시간 동안 미리 입력된 대사와 노래를 들려준다. 팔을 높이 들어 올리는 등 상체는 움직일 수 있으나 이동은 바퀴로 한다.
에버의 강점은 표정이다. 근육 제어 알고리즘을 통해 기쁨, 슬픔, 놀람 등 열두 가지 표정을 보여준다. 홍채 인식 기능이 뛰어나 사람처럼 상대와 눈을 맞출 수도 있다.
에버보다 오페라 가수로 먼저 주목받은 로봇은 독일 훔볼트대 연구진이 개발한 '미온(Myon)'이다. 미온은 2015년 7월 베를린 코미쉐 오페라 극장에서 성악가로 데뷔했다. 영화와 뮤지컬로 알려진 '마이 페어 레이디(My Fair Lady)'를 변형한 '마이 스퀘어 레이디(My Square Lady)'라는 오페라였다.
미온은 키 1.2m, 8세 아이 체구로 전형적인 로봇의 모습이었으나 에버와는 달리 스스로 노래를 부르고 다른 가수들의 움직임을 인식해 움직일 줄 알았다. 공연 2년 전부터 사람을 파트너로 두고 훈련을 거친 결과였다.
이번 공연에서 에버와 함께 무대에 설 출연자는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차세대 성악가 발굴 프로젝트인 '2018 영아티스트 오펀스튜디오 오디션'에서 선발됐다. 배선주 대구오페라하우스 대표는 "오페라 '에버'는 로봇이 인간의 모습으로 노래를 들려준다는 점에서 예술과 기술이 결합한 진일보한 공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