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민지 "제2의 강수진 꿈"…슈투트가르트발레단 정단원

입력 : 2018.02.13 09:35
남민지
남민지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겸 단장, 강효정(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 수석무용수)의 계보를 이을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 정단원이 탄생했다.

모나코 왕립 발레학교 졸업반에 재학 중인 남민지(19)다. 포르쉐 공식 딜러 SSCL이 후원하고 한국메세나협회가 주관한 발레 캠프 '드라이브 유어 드림' 등을 거친 유망주인 그녀는 최근 세계적인 발레 대회인 '제46회 스위스 로잔 국제 발레 콩쿠르'에서 슈투트가르트발레단 리드 앤더슨 예술감독의 눈에 띄었다.

남민지는 일주일간 합숙하며 힘겹게 치른 이번 콩쿠르에서 입상은 못했으나 앤더슨 감독은이 "춤 출 때 모습 자체가 아름답고 춤을 대하는 진지한 자세가 좋다"며 그녀에게 입단을 제안했다. 남민지는 오는 9월 새로 시작하는 시즌부터 이 발레단에 합류한다.

모나코에 머물고 있어 지난 9일 전화로 만난 남민지는 "아직까지 슈투트가르트발레단 입단하게 됐다는 사실이 잘 믿겨지지 않는다"면서 "일단 굉장히 기쁘다. 꿈의 발레단이었다"고 감격에 찬 목소리를 전했다.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은 1961년부터 1973년까지 예술감독을 지낸 안무가 존 크랑코와 함께 세계 정상급으로 발돋움한 독일을 대표하는 발레단이다.

남민지에게 꿈의 발레단이 된 이유는 강수진 감독, 강효정이 몸 담은 발레단이자 그녀가 어렸을 때부터 익숙하게 들어왔기 때문이다. "독일 하면 예술이 유명하지 않은가. 특히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은 역사도 오래 됐고 레퍼토리도 너무 좋다."슈투트가르트발레단은 크랑코의 발레단답게 '오네긴' 등 드라마 발레에 강한 곳이다. 강수진 감독의 대표작 역시 '오네긴'. 남민지는 "감정과 연기를 잘 해야 하는 발레가 좋다"고 전했다.

강수진 감독은 아직 만난 적이 없고 강효정은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이 궁금해서 학교 방학 때 직접 찾아가 참여한 클래스 도중 먼발치에서 지켜본 적이 있다고 했다. "두 분 다 제대로 뵙고 싶다"고 웃었다. "발레단에 입단해서는 우선 튀지 않게, 발레단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목표다. 딱 봤을 때 같은 멤버처럼 보였으면 한다"고 바랐다.

7세 때 다리 교정을 위해 발레를 시작한 남민지는 초등학교 4학년 때 본격적으로 발레를 시작해 선화예중을 거쳐 2014년 모나코 왕립 발레학교 장학생으로 발탁됐다. 강수진 감독, 유니버설발레단 문훈숙 단장, 김인희 서울발레시어터 전 단장 등이 이 곳 출신이다. 남민지는 아름다운 선과 함께 적확한 표현이 장점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본인은 음악에 굉장히 예민하다고 했다. "음악을 제 몸으로 표현한다는 생각을 한다. 피아노의 검은 건반, 하얀 건반은 제 몸을 이용해서 표현하는 것"이라고 웃었다.

어렸을 때부터 타지에서 홀로 외롭게 모나코 왕립발레학교에서 생활을 했지만 한국인 친구 2명을 포함해 발레 학교 친구, 스승들이 모두 '두 번째 가족' 같아서 든든했다는 남민지는 오는 6월 졸업공연을 끝으로 이 학교를 떠난다. 이미 발레단 입단도 확정된 상황이라 한편으로는 마음이 편하지만 "마냥 편하게 있을 수는 없다"며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족, 친구들, '드라이브 유어 드림'에서 본인을 지도했던 김인희 전 단장 등에게 감사를 표했다. "저와 인연을 맺은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 제가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 감사해했다. 모나코 왕립 발레학교, 슈투트가르트발레단 입단 등 강수진 단장과 같은 코스를 밟고 있는 남민지는 "강수진 단장님, 강효정 선생님처럼 슈투트가르트발레단과 함께 한국에서 공연할 수 있으면 정말 좋을 거 같다"고 설레했다.

그녀의 발레리나로서 꿈은 감동을 줄 수 있는 무용수다. "제가 무대에서 섰을 때 제 춤을 보시고 힐링이 됐으면 한다.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해서 관객분들이 여러 가지 감정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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