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스크린부터 연극까지… 연기파 배우들이 채우는 이 무대

입력 : 2017.12.29 04:00

[화제의 연극]

사랑 담은 '발렌타인 데이'
이반 븨리파예프 대표작…
우럭여사 배우 정재은 주인공 발렌티나로 변신

'앙리할아버지와 나'
프랑스 코미디 연극 이순재·신구·박소담 등
세대 초월한 호흡 눈길

청춘극 '밀레니엄 소년단'
풋풋한 학창시절 이야기 초연작 '보이스 오브…' 새롭게 각색해 공연

깐깐한 앙리(이순재·사진 맨 오른쪽) 할아버지는 대학생 콘스탄스(박소담·사진 오른쪽에서 둘째)의 고민을 들어주면서 인생 멘토가 된다. / 드림컴퍼니
깐깐한 앙리(이순재·사진 맨 오른쪽) 할아버지는 대학생 콘스탄스(박소담·사진 오른쪽에서 둘째)의 고민을 들어주면서 인생 멘토가 된다. / 드림컴퍼니
연극무대와 TV, 스크린을 넘나들며 종횡무진했던 연기파 배우들이 연말 연극 무대를 가득 채우고 있다.

TV 예능프로그램에서 차진 입담에 예상치 못한 엉뚱 발랄 매력으로 '우럭여사(우아한 럭비공)'란 애칭을 얻은 배우 정재은의 연극 컴백이 눈에 띈다. 내년 1월 14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 오르는 연극 '발렌타인 데이'다. 정재은은 연극 '갈매기'(2004·2008)와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2013) 등으로 예술의전당 무대에 선 바 있다.

작가 이반 븨파예프(Vyrypaev)가 2009년에 발표한 연극 '발렌타인 데이'는 한 집에서 생활하는 두 여인이 동시에 사랑했던 과거의 한 남자에 관해 풀어내는 독특한 이야기가 중심이다. 시공을 넘나드는 감각적인 연출과 밀도 있는 연기가 무대를 수놓는다. 정재은은 주인공 발렌티나 역을 맡아 서늘하면서도 격정적인 역할을 소화해냈다. 배우 이명행이 발렌틴 역을 맡았고, 최근 영화 '옥자'와 '택시운전사', 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에서 깊은 인상을 남긴 배우 이봉련이 발렌티나와 발렌틴 사이에서 고통받는 까쟈 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연극 '메디아'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 등으로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가는 최아령 배우는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내는 코러스로 출연한다.

① ‘앙리 할아버지와 나’에서 콘스탄스 역을 맡은 배우 박슬기. ② 연극 ‘밀레니엄 소년단’의 한 장면. ③ 환상적인 무대 연출이 눈에 띄는 연극 ‘발렌타인 데이’. ④ 배우 정재은(사진 앞)과 이명행이 열연한 연극 ‘발렌타인 데이’. / 드림컴퍼니·창작하는 공간·예술의전당
① ‘앙리 할아버지와 나’에서 콘스탄스 역을 맡은 배우 박슬기. ② 연극 ‘밀레니엄 소년단’의 한 장면. ③ 환상적인 무대 연출이 눈에 띄는 연극 ‘발렌타인 데이’. ④ 배우 정재은(사진 앞)과 이명행이 열연한 연극 ‘발렌타인 데이’. / 드림컴퍼니·창작하는 공간·예술의전당

열여덟 살 발렌틴과 발렌티나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지만 부모들은 두 사람의 교제를 반대한다. 스무 살이 된 발렌틴은 시베리아에서 일하던 중 발렌티나로부터 결혼한다는 전보를 받고 모스크바로 달려가지만 이미 발렌티나가 떠났다는 소식을 듣는다. 절망한 발렌틴 앞에 까쟈가 나타나고 두 사람은 결혼한다. 15년 세월이 흘러 우연히 만난 발렌틴과 발렌티나는 다시 사랑하게 되고 그로 인해 세 사람 모두 고통받는다. 연극 '맥베스' '신의 아그네스' '왕은 죽어가다' 등을 통해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를 이끌어냈던 김종원이 번역과 연출을 맡았고, 연극 '보이체크'(2003) '갈매기'(2008)의 무대 디자인으로 호평받은 알렉산드르 쉬시킨이 다시 한번 실력 발휘를 했다.

이순재·신구·박소담·박슬기 등이 무대에 서는 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연출 이해재)' 역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내년 2월 11일까지 서울 대학로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에서 열리는 이번 작품은 프랑스 극작가 이반 칼베라크가 썼다. 2012년 프랑스 초연됐으며 2015년 영화로도 제작돼 높은 인기를 끌었다. 국내 초연.

작품은 고집불통 앙리할아버지와 상큼 발랄한 대학생 콘스탄스가 서로의 인생에서 특별한 존재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까칠한 성격 탓에 주변 사람들과 늘 갈등을 빚지만, '콘스탄스'의 꿈을 응원하며 진솔한 멘토링을 아끼지 않는 '앙리' 역을 배우 이순재와 신구가 열연한다. 내공 단단한 두 배우의 연기가 어찌나 사실적인지 마치 자신이 콘스탄스가 된 기분이라는 관객의 평이 많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 채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지만, 꿈을 찾아가는 '콘스탄스' 역에는 배우 박소담과 김슬기가 캐스팅됐다. 영화 '검은 사제들'에서 주목받은 박소담은 안정적인 연기력에 사랑스러운 매력을 더했다. 배우 김슬기는 이번 작품을 통해 방황하는 청춘들의 진솔한 고민을 현실감 있게 그려냈다는 평이다. 인생에서 누구나 마주하게 되는 상처, 두려움, 불안, 그리고 기쁨을 섬세하면서도 진득하게 담아냈다.

학창시절 '청춘'을 불러일으키는 연극 '밀레니엄 소년단'은 내년 2월 4일까지 서울 동숭아트센터 동숭소극장에서 관객을 맞는다. 지난해 '보이스 오브 밀레니엄'으로 초연됐던 작품으로 스토리를 첨가해 재탄생했다. 드라마 '미생'의 전석호, 드라마 '아버지가 너무해'와 영화 '박열'의 민진웅, 드라마 '쌈, 마이웨이'의 정순원 등 TV와 무대, 스크린을 넘나들며 활발히 활동하는 배우들이 출연한다.

지훈, 동우, 형석, 명구 4명의 학창 시절과 현재를 교차해 보여주며 과거에 대한 소중한 기억을 풀어낸다. 지훈이 뇌사 상태에 빠지면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식물인간에서 깨어나고 벌어지는 상황도 추가됐다. 든든한 친구들이 왜 멀어질 수밖에 없었는지 곱씹는다. 서로가 전부였던 그 시절에 대한 회상에 마음이 짠해진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