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맨' 음악감독 안토니오 산체스, 25일 내한공연

입력 : 2017.11.22 09:49
안토니오 산체스
안토니오 산체스
'제87회 아카데미 시상식'(2015)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4개 부문을 수상한 영화 '버드맨'의 음악감독인 재즈 드러머 안토니오 산체스(46)가 25일 오후 7시 서울 LG아트센터에서 내한공연한다.

세계적인 재즈밴드 '팻 메시니 그룹' 멤버로 몇 차례 내한한 그가 홀로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한국에서 공연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산체스는 2002년과 2005년 두 차례 팻 메시니 그룹 내한 공연으로 LG아트센터 무대에 올랐다. 2005년 공연 때는 LG아트센터 공연 실황을 녹화해 세계에 발매한 팻 메시니 '더 웨이 업(The way up)' DVD 촬영에도 함께 했다.

이번에는 시무스 블레이크(색소폰), 타나 알렉사(보컬), 존 에스크릿(피아노), 맷 브루어(베이스)로 구성되 자신이 이끄는 밴드 '마이그레이션(Migration)'과 함께 한다. 팻 메시니를 비롯해 칙 코리아, 개리 버튼 등 세계 재즈계의 거장들이 사랑하는 세션맨으로 유명한 산체스는 2007년 처음 자신의 이름을 앞세운 앨범 '마이그레이션'을 발매했다.

현재 밴드 이름이 된 제목을 지닌 이 앨범은 산체스의 오랜 음악적 동료인 팻 메시니, 칙 코리아는 물론 색소포니스트 크리스 포터와 데이비드 산체스, 베이시스트 스콧 콜리 등 쟁쟁한 뮤지션들이 참여했다. 재즈 전문 매거진 '올 어바웃 재즈(All about Jazz)'는 이 앨범을 2007년 최고의 신작 앨범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후 뉴욕 시티에서 열린 재즈 스탠더드에서 4일 간 라이브 공연을 레코딩해 발매한 두 번째 솔로 앨범 '라이브 인 뉴욕(Live in New York)'을 거쳐 2013년 완전히 자신의 작곡만으로 이뤄진 앨범 '뉴 라이프(New Life)'를 발매했다. 이 앨범으로 '독일의 그래미상'이라 불리는 독일 에코 재즈(ECHO JAZZ)를 받았다.

2013년 산체스는 멕시코 출신의 유명 영화감독 알레한드로 곤젤레스 이나리투의 의뢰로 '버드맨'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을 작곡하며 널리 이름을 알렸다.

영화는 한 때 '버드맨'이라는 슈퍼 히어로물로 정상의 인기를 누렸으나 이제는 대중들에게 잊혀진 한 중년 배우의 이야기다.

산체스는 마이클 키튼이 맡은 주인공 리건 톰슨의 분열된 정신 세계와 심리 상태를 긴장감 넘치는 사운드로 절묘하게 표현하며 인정을 받았다. 이 모든 것을 오직 드럼과 심벌즈 두 개의 악기만을 이용한 점이 특기할 만했다. 관객과 평단의 극찬 속에 그래미상 '최우수 사운드트랙상'을 받았다.

하지만 '버드맨' OST는 아카데미 음악상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다. 사운드 트랙이 전체 곡 중 상당 부분에서 직접 작곡한 곡이 아니라 클래식 원곡을 기반으로 편곡했기 때문이다. 아카데미는 곡 전체를 오리지널 스코어로 볼 수 없다며 그를 후보에서 제외했다. 이는 아카데미 보수성을 나타내는 에피소드로 두고 두고 회자하고 있다.

'버드맨' OST 작업은 이후 산체스가 발매한 두 주요 앨범인 '더 메르디안 스위트(The Meridian Suite)'와 '스리 타임스 스리(Three Times Three)'에 영감을 줬다.

산체스는 이번 본 공연에 앞서 오후 3시 LG아트센터에서 '버드맨' OST를 직접 연주하고 관객들에게 작곡 및 작업 방식 등을 설명하는 자리인 '버드맨 경험하기'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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