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노스 콰르텟, 10년 만에 내한공연…'검은천사들'

입력 : 2017.11.20 13:48
크로노스 콰르텟
크로노스 콰르텟
44년간 가장 도전적인 현대음악 앙상블로 자리매김해온 미국의 '크로노스 콰르텟'이 21일 오후 8시 LG아트센터에서 내한공연한다.

이번 내한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멀티미디어 프로젝트 '썬 링스(Sun Rings)' 공연 이후 10년만이다.

또한 이번 내한에는 2013년 크로노스의 첼리스트로 새롭게 합류한 한국인 첼리스트 양정인(Sunny Yang)이 함께 해서 눈길을 끈다.

인천에서 태어난 양정인은 11세에 남아공으로 가족과 함께 이주한 후 16세에 미국으로 건너가 이스트만 음악학교에서 공부했다. 영국 맨체스터의 북부 왕립음악원에서 랄프 커쉬바움을 사사했다. 크로노스 콰르텟은 현악4중주단이지만, 보통의 현악4중주단과는 달리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드보르작 등 소위 정통 레퍼토리는 연주하지 않는다.

현대음악을 자양분 삼아 족적을 남기고 있다. 스티브 라이히, 필립 글래스, 테리 라일리 등 동시대의 작곡가들의 절대적인 신뢰 속에 지금까지 무려 900곡에 가까운 음악이 크로노스를 통해 세상의 빛을 봤다. 이 중에는 록, 재즈, 팝, 심지어 우주의 소리까지 소재가 됐다.

현대음악 앙상블로는 유일하게 그라모폰지가 2006년 선정한 '우리 시대 가장 위대한 현악4중주단'에 이름을 올렸다. 2011년 음악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스웨덴의 '폴라 음악상'을 수상하는 등 그 업적을 널리 인정받았다.

폴라 음악상의 역대 수상자로는 피에르 불레즈,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 키스 재럿, 폴 매카트니, 비요크, 스팅, 요요마 등 장르를 불문하고 유명 음악가들이 대거 받았다.

'검은 천사들'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번 내한공연에서 크로노스 콰르텟은 자신들의 아이콘과도 같은 조지 크럼(78)의 '검은 천사들'과 함께, 자신들이 초연하고 1989년 그래미상을 수상한 스티브 라이히(81)의 대표작 '다른 기차들'을 선보인다.

특히 '검은 천사들'은 크로노스 콰르텟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다. 4대의 현악기 외에 기합과 허밍, 유리잔과 타악기 등을 더해 베트남 전쟁의 참상을 음악으로 그려낸 '검은 천사들'을 1973년 라디오에서 우연히 듣게 된 제1바이올린 데이비드 해링턴은 그 거칠고 대범하면서도 실험적인 표현에 감명받아 현악4중주단을 결성하고 크로노스 창단과 함께 처음으로 연주했다.

'다른 기차들'은 만약 유대인인 자신이 2차 대전 당시 유럽에 살았다면 홀로코스트로 향하는 기차를 탔을지도 모른다는 라이히의 상상이 출발점이 된 곡이다.

라이히는 현악4중주와 기차소리, 사람의 목소리를 결합시켜 마치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듣는 듯한 생동감 있는 곡으로 탄생시켰다. 크로노스 콰르텟이 초연하고 녹음한(논서치 레이블) 이 곡은 '경이로운 독창성'이라는 평가와 함께 1989년 그래미상 '베스트 현대음악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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