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리뷰] '오케스트라 드림팀'이 만든 가장 뜨거웠던 '봄'

입력 : 2017.10.13 23:17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내한

리카르도 샤이(64)가 지휘한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LFO)는 웅장한 사운드와 흠 잡을 데 없는 연주력으로 객석의 갈채를 끌어냈다.

리카르도 샤이와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빈체로
리카르도 샤이와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빈체로
12일 롯데콘서트홀, 메인은 스트라빈스키'봄의 제전'이었다. 본래 발레곡으로 만들어졌지만, 스트라빈스키는 청중이 음악에 주의를 기울일 수 있게 콘서트 버전으로 바꿨다. 곡은 둥글게 앉은 장로(長老)들이 한 무리의 처녀가 춤추는 걸 지켜보는 장면에서 시작했다. 태양신의 마음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그중 한 처녀를 제물로 바쳐야 하는 상황. 봄이 오는 걸 알리는 바순의 고음 솔로에 이어 호른과 클라리넷이 기괴하게 얽혀들면서 현이 질주했다. 공연장은 곧 끝없이 변화하는 리듬과 관현악의 거친 포효에 휩싸였다. 제물로 선택된 처녀는 광란의 춤을 추다 숨을 거두는데, 각 악기가 어수선하게 뒤섞인 듯하면서도 교묘하게 맞물려 지루할 틈이 없었다.

LFO는 여름이면 스위스의 루체른 페스티벌에서 3주간 다양한 음악회를 소화하는 프로젝트성(性) 교향악단이다. 라 스칼라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말러 체임버 오케스트라를 주축으로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와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런던 심포니 등 정상급 악단들의 악장과 각 악기 수석 연주자들, 하겐 콰르텟의 비올라·첼로 단원과 음악원의 교수들까지 120명이 모여 '오케스트라의 드림팀'이라고 불린다. 홀로 있어도 빛나는 연주를 들려줄 수 있는 음악가들이 단원으로 가세해 그야말로 자신들이 광란의 춤을 추는 제물처럼 열기 가득한 무대를 보여줬다.

LFO 음악감독 샤이는 유연한 표현에 집중했다. 베토벤의 에그몬트 서곡과 교향곡 8번까지 까다로운 프로그램이었으나 첫 음부터 모든 악기가 불을 내뿜으며 자신들의 색채를 남김 없이 발산한 90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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