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9.28 00:48
바이올리니스트 스와나이 아키코, 3년간 한국서 소나타 全曲 완주
1990년 여름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9회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18세 일본 바이올리니스트가 1등 했다. 동양인 최초로 우승을 거머쥔 스와나이 아키코(45)였다.
일본 열도는 '천재 소녀' 탄생에 열광했지만 곧 묘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구소련 붕괴로 재정난을 겪던 차이콥스키 콩쿠르가 일본 기업의 후원을 받아 간신히 대회를 치렀다. 그에 화답하려고 일본인에게 우승을 줬다'는 내용이었다. 우승을 빼앗겨 자존심 상한 러시아와 유럽 언론들이 콩쿠르의 위상 하락 원인을 아시아 소녀에게 돌린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정작 당사자는 스포트라이트를 뒤로하고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줄리아드음악원에서 도로시 딜레이에게 배우고, 컬럼비아대에서 정치사상사를 전공했다.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 꽉 닫힌 절 깨부술 망치가 필요했죠." 27일 오후 파리에서 서울로 날아온 스와나이는 "콩쿠르에서 1등 하기까지 엄청난 노력을 바이올린에 쏟아부었다. 유년 시절 운동장에 나가 놀아본 적도, 수퍼에 가서 우유를 사본 적도 없었으니…" 했다. "그게 옳다는 게 아니라 세간의 쏠림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뚝심을 가져야 해요. 심사위원들이 택한 건 나니까."
스와나이는 앞으로 3년간 해마다 한 차례씩 무대에 올라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全曲·10곡)을 완주한다. 금호아트홀이 2020년까지 실력 있는 음악가들과 함께 베토벤 실내악곡들을 집대성해 펼쳐보이는 기획 '베토벤의 시간 '17'20'의 하나다. 28일 저녁 그녀의 첫 무대는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2·5·6·8번으로 채워진다. "인생의 경험과 시간이 쌓일 때마다 다르게 다가오는 베토벤을 한국에서 할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스와나이의 사운드는 우아하고 화사하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생동하는 리듬, 깔끔하고 확고하고 고귀한 연주"라고 평할 만큼 기본기가 탄탄해 활 놀림이 깨끗하고 소리가 쭉 뻗는다. 그녀가 쓰는 악기는 1714년산(産) 스트라디바리우스 '돌핀'. 20세기 대표 바이올리니스트 야샤 하이페츠가 쓰던 걸 일본음악재단이 거액에 낙찰받아 2000년부터 그녀에게 대여해주고 있다. 재능에 미모까지 겸비해 '재벌가 딸이다' '왕세자빈 후보였다'는 얘기가 따라다니지만 그녀는 "진짜 재밌는 루머"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아버지는 IBM재팬에서 근무하는 회사원이세요. 왕세자빈 소문은 차이콥스키 우승 뒤 산토리홀에서 연주할 때 당시 독신이던 나루히토 왕세자가 보러 와 퍼졌죠. 다음 날 신문에 기사가 실려 혼삿길 막히는 줄 알고 기절초풍했어요(웃음)."
2013년부터 '일본국제음악제'를 열고 있다. 지난 7월 5회를 맞은 올해 음악제에선 도쿄·나고야를 비롯해 동일본 대지진 피해 지역인 이와테현을 돌며 피아니스트 보리스 베레조프스키와 이중주, 레너드 슬래트킨이 지휘한 디트로이트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코른골트 협주곡 등을 협연했다. "조금씩 계단을 올라 문을 열면 거기에 다른 풍경이 펼쳐져 있었어요. 그걸 계속해온 결과로 나의 '현재'가 있죠. 몇 살이 되든 아침에 눈 떠 한 시간 반 동안 바흐를 연주하고 커피를 마시는 연주자가 되고 싶어요."
▷스와나이 아키코 Violin=28일 오후 8시 금호아트홀, (02)6303-1977
정작 당사자는 스포트라이트를 뒤로하고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줄리아드음악원에서 도로시 딜레이에게 배우고, 컬럼비아대에서 정치사상사를 전공했다.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 꽉 닫힌 절 깨부술 망치가 필요했죠." 27일 오후 파리에서 서울로 날아온 스와나이는 "콩쿠르에서 1등 하기까지 엄청난 노력을 바이올린에 쏟아부었다. 유년 시절 운동장에 나가 놀아본 적도, 수퍼에 가서 우유를 사본 적도 없었으니…" 했다. "그게 옳다는 게 아니라 세간의 쏠림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뚝심을 가져야 해요. 심사위원들이 택한 건 나니까."
스와나이는 앞으로 3년간 해마다 한 차례씩 무대에 올라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全曲·10곡)을 완주한다. 금호아트홀이 2020년까지 실력 있는 음악가들과 함께 베토벤 실내악곡들을 집대성해 펼쳐보이는 기획 '베토벤의 시간 '17'20'의 하나다. 28일 저녁 그녀의 첫 무대는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2·5·6·8번으로 채워진다. "인생의 경험과 시간이 쌓일 때마다 다르게 다가오는 베토벤을 한국에서 할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스와나이의 사운드는 우아하고 화사하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생동하는 리듬, 깔끔하고 확고하고 고귀한 연주"라고 평할 만큼 기본기가 탄탄해 활 놀림이 깨끗하고 소리가 쭉 뻗는다. 그녀가 쓰는 악기는 1714년산(産) 스트라디바리우스 '돌핀'. 20세기 대표 바이올리니스트 야샤 하이페츠가 쓰던 걸 일본음악재단이 거액에 낙찰받아 2000년부터 그녀에게 대여해주고 있다. 재능에 미모까지 겸비해 '재벌가 딸이다' '왕세자빈 후보였다'는 얘기가 따라다니지만 그녀는 "진짜 재밌는 루머"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아버지는 IBM재팬에서 근무하는 회사원이세요. 왕세자빈 소문은 차이콥스키 우승 뒤 산토리홀에서 연주할 때 당시 독신이던 나루히토 왕세자가 보러 와 퍼졌죠. 다음 날 신문에 기사가 실려 혼삿길 막히는 줄 알고 기절초풍했어요(웃음)."
2013년부터 '일본국제음악제'를 열고 있다. 지난 7월 5회를 맞은 올해 음악제에선 도쿄·나고야를 비롯해 동일본 대지진 피해 지역인 이와테현을 돌며 피아니스트 보리스 베레조프스키와 이중주, 레너드 슬래트킨이 지휘한 디트로이트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코른골트 협주곡 등을 협연했다. "조금씩 계단을 올라 문을 열면 거기에 다른 풍경이 펼쳐져 있었어요. 그걸 계속해온 결과로 나의 '현재'가 있죠. 몇 살이 되든 아침에 눈 떠 한 시간 반 동안 바흐를 연주하고 커피를 마시는 연주자가 되고 싶어요."
▷스와나이 아키코 Violin=28일 오후 8시 금호아트홀, (02)6303-19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