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9.27 10:18
사실주의 희곡작가 차범석(1924~2006)의 대표작 '산불'이 대형 창극으로 재탄생한다. 국립극장 전속단체 국립창극단이 오는 10월 25일~29일 해오름극장에서 선보인다.
연출을 맡은 극단 백수광부의 이성열(55) 대표 겸 상임연출은 26일 오후 국립극장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차 선생님의 '산불'은 뚜렷한 개성을 지닌 인물들의 욕망과 사랑을 사실적으로 그린 작품"이라면서 "이번 창극은 음악극이니 사실주의로만 풀 건 아니고, 표현적인 걸 적극적으로 찾아서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산불'은 55년 전인 1962년 12월 명동 시절 국립극장에서 이진순의 연출로 초연됐다. 이후 연극·오페라·뮤지컬 등으로 끊임없이 무대에 올랐다.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 속 인간의 행동 양식과 본능을 그려낸다. 1951년 겨울 6·25동란으로 노인과 과부만 남은 지리산 자락 촌락에 젊은 남자 규복이 숨어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과부 점례가 규복을 뒷산 대밭에 숨겨주면서 두 사람의 깊은 관계가 시작된다. 이를 눈치 챈 이웃집 과부 사월이 규복을 함께 보살피자고 점례에게 제안하면서 갈등의 불씨가 점화된다.
연극 '벚꽃동산' '과부들' '에어콘 없는 방' 등을 통해 인간에 대한 성찰과 재기발랄한 발상의 재기발랄함을 톺아봐온 이 연출은 "사실주의 작품을 음악극의 자유로움에 맞게끔 열어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극본을 맡은 극작가 최치언이 시대를 넘나드는 액자식 구성 속에 까마귀들·죽은 남자들·점례의 남편 등 새로운 캐릭터를 배치, 새로운 창극 대본을 완성한 것이 예다.
이 연출은 "여러 가지 요소를 새롭게 쓰고자 한다"면서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의 소용돌이 속에서 맞닥뜨리는 인간들의 행동 양식의 비극적인 결말을 보여주기 위해 다양하게 다채롭게 방식을 세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연출의 의도와 맞물리는 것 중 하나는 사실주의 틀을 벗어나 욕망의 소용돌이를 과감하게 상징화한 이태섭 무대 디자이너의 나선형 회전 무대다.
1000 그루가 넘는 실제 대나무로 만든 대나무 숲, 그 한편은 불에 탔고 그 사이로 추락한 폭격기가 보인다.
전쟁의 상흔을 표현한 무대미술이 해오름극장의 지름 16m거대한 회전 장치를 채운다. 나선형의 회전 무대는 비극의 소용돌이에 빠진 마을의 현재를 상징한다.
규복을 숨겨주는 은신처이자 점례?규복의 밀회 공간, 그리고 사월·규복의 본능적 욕망을 꿈틀대는 대나무 숲은 '산불'에서 중요한 공간이다.
이 디자이너는 "이전의 '산불'을 무대화한 작품들은 대부분 차범석 선생님이 쓰신 지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상황을 극대화해서 비주얼을 만들고자 했다"면서 "원형 무대를 최대한 살렸어요. 끝까지 갈등한 건 항상 등장했던 대나무였는데 처음에는 배제할까 생각도 했지만 숲속 장면 등 대나무가 1000그루를 등장시킬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창극 '산불'은 내년 1월 본격적인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가는 해오름극장에 오르는 마지막 창극이기도 하다. 이 디자이너는 "20여m가 넘는 프로시니엄 아치 같은 극장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아니면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인데 스펙터클함을 보여주는 무대로서 좋다"면서 "요즘은 너무 커 홀대 받는 입장인데, 이번에 큰 무대를 제대로 활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작곡·음악감독은 영화 '부산행' '곡성' '타짜' 등 여러 영화는 물론 다양한 장르의 실험적 무대로 이름을 알린 작곡가 장영규가 맡는다.
전위적인 음악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그룹 '어어부 프로젝트' 멤버, 국악 기반의 음악그룹 '비빙'의 리더이기도 하다. 이성열·박정희·강량원 등의 연극연출가와도 작업했다.
창극 작업에 처음 도전하는 장영규는 기존 판소리 전통의 본질을 살리되, 소리의 해체와 재조립을 통한 실험으로 새로운 음악을 선보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장영규는 이번에 제일 중요한 점은 국립창극단이라는 특별한 단체에 속한 단원만이 할 수 있는 음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소리꾼 40명만이 모여 있는 이런 단체 자체가 특별하다"면서 "그래서 이분들하고만 작업할 수 있는 걸 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두 번의 판소리 작업도 진행한 그는 "전통적인 소리를 벗어나서 새로운 방법을 찾아가는 쉽지 않은 과정에 있었는데 '산불'을 만났다"면서 "이전의 다른 창극들은 새로 작곡을 하거나 새로운 사람이 투입되기도 했는데 전통적인 소리에서 출발하는 창극을 만들기 위해 판소리, 민요를 분절하고 재조합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국립창극단의 김성녀 예술감독은 "제가 무대에 60년 동안 선 사람인데 아직 '산불' 무대에는 선 적이 없다. 차범석 희곡이 창극으로 잘 녹아졌으면 하는 바람이"이라면서 "장영규 선생님이 지난 7월 단원들과 워크숍 통해서 새 어법을 찾아냈다. 현대적인 음악과 조화를 시키면서 이번 '산불'만의 상징적인 느낌에 어울리는 음악을 찾아낼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이번 국립창극단 '산불'에는 첫 주역을 맡은 신예부터 오랜 공력의 중견까지, 단체의 간판배우들이 총출동한다. 국립극장 안팎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소연(점례 역)과 김준수(규복 역), 처음 주역으로 발탁된 류가양(사월 역)과 박성우(규복 역)의 열연이 기대를 모은다. 소리 공력이 절정에 달한 유수정?김금미?허종열은 각각 선 굵은 양씨?최씨?김노인을 맡았다.
연출을 맡은 극단 백수광부의 이성열(55) 대표 겸 상임연출은 26일 오후 국립극장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차 선생님의 '산불'은 뚜렷한 개성을 지닌 인물들의 욕망과 사랑을 사실적으로 그린 작품"이라면서 "이번 창극은 음악극이니 사실주의로만 풀 건 아니고, 표현적인 걸 적극적으로 찾아서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산불'은 55년 전인 1962년 12월 명동 시절 국립극장에서 이진순의 연출로 초연됐다. 이후 연극·오페라·뮤지컬 등으로 끊임없이 무대에 올랐다.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 속 인간의 행동 양식과 본능을 그려낸다. 1951년 겨울 6·25동란으로 노인과 과부만 남은 지리산 자락 촌락에 젊은 남자 규복이 숨어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과부 점례가 규복을 뒷산 대밭에 숨겨주면서 두 사람의 깊은 관계가 시작된다. 이를 눈치 챈 이웃집 과부 사월이 규복을 함께 보살피자고 점례에게 제안하면서 갈등의 불씨가 점화된다.
연극 '벚꽃동산' '과부들' '에어콘 없는 방' 등을 통해 인간에 대한 성찰과 재기발랄한 발상의 재기발랄함을 톺아봐온 이 연출은 "사실주의 작품을 음악극의 자유로움에 맞게끔 열어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극본을 맡은 극작가 최치언이 시대를 넘나드는 액자식 구성 속에 까마귀들·죽은 남자들·점례의 남편 등 새로운 캐릭터를 배치, 새로운 창극 대본을 완성한 것이 예다.
이 연출은 "여러 가지 요소를 새롭게 쓰고자 한다"면서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의 소용돌이 속에서 맞닥뜨리는 인간들의 행동 양식의 비극적인 결말을 보여주기 위해 다양하게 다채롭게 방식을 세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연출의 의도와 맞물리는 것 중 하나는 사실주의 틀을 벗어나 욕망의 소용돌이를 과감하게 상징화한 이태섭 무대 디자이너의 나선형 회전 무대다.
1000 그루가 넘는 실제 대나무로 만든 대나무 숲, 그 한편은 불에 탔고 그 사이로 추락한 폭격기가 보인다.
전쟁의 상흔을 표현한 무대미술이 해오름극장의 지름 16m거대한 회전 장치를 채운다. 나선형의 회전 무대는 비극의 소용돌이에 빠진 마을의 현재를 상징한다.
규복을 숨겨주는 은신처이자 점례?규복의 밀회 공간, 그리고 사월·규복의 본능적 욕망을 꿈틀대는 대나무 숲은 '산불'에서 중요한 공간이다.
이 디자이너는 "이전의 '산불'을 무대화한 작품들은 대부분 차범석 선생님이 쓰신 지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상황을 극대화해서 비주얼을 만들고자 했다"면서 "원형 무대를 최대한 살렸어요. 끝까지 갈등한 건 항상 등장했던 대나무였는데 처음에는 배제할까 생각도 했지만 숲속 장면 등 대나무가 1000그루를 등장시킬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창극 '산불'은 내년 1월 본격적인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가는 해오름극장에 오르는 마지막 창극이기도 하다. 이 디자이너는 "20여m가 넘는 프로시니엄 아치 같은 극장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아니면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인데 스펙터클함을 보여주는 무대로서 좋다"면서 "요즘은 너무 커 홀대 받는 입장인데, 이번에 큰 무대를 제대로 활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작곡·음악감독은 영화 '부산행' '곡성' '타짜' 등 여러 영화는 물론 다양한 장르의 실험적 무대로 이름을 알린 작곡가 장영규가 맡는다.
전위적인 음악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그룹 '어어부 프로젝트' 멤버, 국악 기반의 음악그룹 '비빙'의 리더이기도 하다. 이성열·박정희·강량원 등의 연극연출가와도 작업했다.
창극 작업에 처음 도전하는 장영규는 기존 판소리 전통의 본질을 살리되, 소리의 해체와 재조립을 통한 실험으로 새로운 음악을 선보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장영규는 이번에 제일 중요한 점은 국립창극단이라는 특별한 단체에 속한 단원만이 할 수 있는 음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소리꾼 40명만이 모여 있는 이런 단체 자체가 특별하다"면서 "그래서 이분들하고만 작업할 수 있는 걸 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두 번의 판소리 작업도 진행한 그는 "전통적인 소리를 벗어나서 새로운 방법을 찾아가는 쉽지 않은 과정에 있었는데 '산불'을 만났다"면서 "이전의 다른 창극들은 새로 작곡을 하거나 새로운 사람이 투입되기도 했는데 전통적인 소리에서 출발하는 창극을 만들기 위해 판소리, 민요를 분절하고 재조합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국립창극단의 김성녀 예술감독은 "제가 무대에 60년 동안 선 사람인데 아직 '산불' 무대에는 선 적이 없다. 차범석 희곡이 창극으로 잘 녹아졌으면 하는 바람이"이라면서 "장영규 선생님이 지난 7월 단원들과 워크숍 통해서 새 어법을 찾아냈다. 현대적인 음악과 조화를 시키면서 이번 '산불'만의 상징적인 느낌에 어울리는 음악을 찾아낼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이번 국립창극단 '산불'에는 첫 주역을 맡은 신예부터 오랜 공력의 중견까지, 단체의 간판배우들이 총출동한다. 국립극장 안팎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소연(점례 역)과 김준수(규복 역), 처음 주역으로 발탁된 류가양(사월 역)과 박성우(규복 역)의 열연이 기대를 모은다. 소리 공력이 절정에 달한 유수정?김금미?허종열은 각각 선 굵은 양씨?최씨?김노인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