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 무용수들의 안무작 보실래요?

입력 : 2017.08.08 09:36
박슬기 안무 '콰르텟 오브 더 솔'
박슬기 안무 '콰르텟 오브 더 솔'
국립발레단(예술감독 강수진)이 지난 4~6일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선보인 올해 하반기 첫 공연 '댄스 인투 더 뮤직'은 춤과 선율이 절묘하게 뒤섞인 순간이었다.

피아니스트 조재혁이 음악감독으로 나선 실내악 앙상블(피아니스트 이효진·첼리스트 심준호·바이올리니스트 김덕우)의 연주는 무용수들의 몸짓과 연기에 마치 태생부터 한몸이듯 스며들었다.

특히 탱고 음악이 주는 관능을 4명의 무용수가 악기처럼 표현한 박슬기 안무의 '콰르텟 오브 더 솔(Quartet of the Soul)'은 몸이 정말 악기가 되는 순간이었다.

네 명의 무용수가 각각 피아노·바이올린·첼로·클라리넷으로 분했는데 극장에서 울려퍼지는 담백한 실내악의 출처가 그들의 몸인 것처럼 보여, 아니 들렸다. 이들이 각각 음표가 되고 무대가 오선지가 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드뷔시 곡에 안무한 이영철의 '더 피아노' 역시 몸이 악기가 되는 순간이었다. 조재혁과 그의 아내 사랑 이야기에 영감을 받았다는 이 작품은 여성 무용수의 몸이 피아노가 되고, 남성 무용수가 이를 연주하는 구성을 취했는데, 단지 여성을 수동화하는 것이 아닌 서정적이고 애절한 남성의 감성이 섬세하게 표현됐다.

이번 무대는 실내악에 맞춘 춤 동작으로도 주목 받았지만 국립발레단의 수석무용수 박슬기·이영철을 비롯해 무용수들의 안무 작품을 볼 수 있었던 점도 특별했다.

긴 팔로 상체가 아름다운 발레리나로 통하는 박슬기는 '빈사의 백조'(안무 미하일 포킨)에서 자신의 긴 팔로 백조의 우아하지만 애절한 날개를 형상화한 것도 일품이었지만 여러차례 공연하며 탄탄해진 '콰르텟 오브 더 솔'을 통해 안무가로서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영철은 '더 피아노'와 함께 서울시향 팀파니 수석 출신으로 최근 유럽에서 지휘자로 명성을 높이고 있는 아드리앙 페뤼송이 타악 주자로 나선 '3.5'에서 점점 겹겹이 쌓아가는 음악이 특징인 라벨의 '볼레로'의 내적 형식을 안무로 승화시켜 주목 받았다.

국립발레단 단원은 아니지만 부예술감독인 신무섭의 안무작으로 2011년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에서 초연한 '탱고'는 관능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감우(感遇)'는 국립발레단(예술감독 겸 단장 강수진)의 신작 '허난설헌 - 수월경화'는 작품에게 그대로 돌려주는 것이 마땅했다.

상반기에 솔리스트의 강효형의 안무작인 '허난설헌-수월경화'를 선보여 흥행과 비평 면에서 성공한 국립발레단은 하반기에도 소속 무용수들에게 안무의 기회를 제공한다.

차세대 안무가 발굴 및 양성 프로그램의 하나로 오는 12~13일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펼쳐지는 'KNB 무브먼트 시리즈 3'이 그것이다.

2015년 첫해에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한 강효형은 지난 5월 발레계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Benois de la Danse)의 안무가 부문 후보에도 올랐다.

올해는 국립발레단 무용수 4명(이영철·박나리·송정빈·배민순)이 진솔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와 각자 개성이 담긴 안무를 선보인다. 이들 모두 지난 시즌에 참가, 이미 안무가로서의 재량을 선보인 바 있다.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은 "미래 한국의 무용계를 이끌어나갈 안무가들의 초기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라고 했다.

이번 공연은 전석 무료로 국립발레단 홈페이지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사전예약을 신청(사전 예약 링크)을 받고 있다. 이미 신청자가 약 1500명에 달한다. 11일 오후 7시 진행하는 최종 리허설은 네이버 TV를 통해 생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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