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6.22 09:52

"이미 선택된 좌석입니다." 공연 팬들을 가장 애타게 만드는 문장 중 하나다. 미칠 광(狂)의 '미친 듯'이 혹은 빛 광(光)의 '빛의 속도'처럼 마우스를 클릭하는 '광클' 끝 허무의 정점이다.
지난 4월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2 콜드플레이'에 대해 지난해 11월 인터파크·예스24에서 진행한 예매에서 동시접속자 수는 무려 90만명에 이르렀다.
인기 공연의 티켓 예매를 '티켓 대란'이라 칭하고, 예매에 성공한 이들을 '신의 손'을 가진 승리자라 부르는 것이 당연해질 법한 규모다.
문제는 티켓 예매에 팬들이 몰릴수록 암표 역시 기승을 부린다는 점이다.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의 가장 비싼 티켓 가격은 15만4000원이었는데, 온라인에서 거래된 암표 가격은 100만원이 훌쩍 넘었다. 지난달 31일 이태원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펼쳐진 '현대카드 큐레이티드 스팅'도 단 400석짜리 공연이라 예매에 실패한 팬들이 많았고, 역시 인터넷에 100만원에 육박하는 암표가 떠돌았다.
'싱킹 아웃 라우드(Thinking Out Loud)'로 유명한 영국의 팝스타 에드 시런이 2년 7개월만인 오는 10월29일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펼치는 두 번째 내한공연 티켓예매가 지난 15일 진행됐는데, 역시 온라인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암표 거래와 관련된 글이 도배되기도 했다.
뮤지컬·클래식 스타들의 공연 역시 암표상들의 타킷이다. 조승우, 김준수, 홍광호 등 인기 스타들이 출연하는 뮤지컬은 고가의 암표 거래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쇼팽 콩쿠르' 한국인 첫 우승자인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정명훈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과 서울에서 2년4개월 만에 협연을 해 기대를 모으고 있는 롯데콘서트홀 개관 1주년 기념콘서트 '음악으로 하나되는 곳'(8월18일 롯데콘서트홀)은 지난 20일 유료 회원 상대 1400석, 21일 일반 대상 600석을 티켓 오픈했는데 각각 5분, 1분 만에 매진됐다.
문제는 조성진의 높은 인기를 반영하듯 20일 예매 직후 리셀러들의 횡포도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중고나라 및 티켓베이 등 롯데콘서트홀 개관공연 티켓의 최고 가격 15만원인데 인터넷에 최고 130만원에 판매하겠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아이돌 공연의 티켓도 마찬가지다. 이달 13일 진행된 대세 그룹 '방탄소년단'의 '홈파티'는 사전 예매에서 3만3000원짜리 티켓 가격이 60만원 이상까지 치솟았다.
내달 1~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서 개최되는 '프로듀스101' 시즌2 피날레 콘서트 티켓은 오픈과 동시에 전석 매진됐는데 직후 7만원짜리 티켓이 무려 120만원이 넘는 가격으로 암표가 온라인에 나돌았다.
티켓 재판매를 통해 불법적으로 수익을 내는 암표상들로 인해 정작 공연을 봐야 하는 팬들과 공연장에 피해가 간다는 것이 문제다.
암표상들이 티켓 예매에 손쉽게 성공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소위 '매크로(자동 코드)'를 이용, 예매에 필요한 날짜·시간·좌석 등급·카드 결제 정보 등을 순식간에 입력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해야 하는 반복 작업을 대신 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매크로다.
지난해 8월 그룹 '샤이니' 콘서트 티켓 오픈 당시 이 같은 방법으로 한명이 티켓 320장을 선점, 이후 암표 거래를 한 사실이 적발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티켓 예매사이트는 이런 불법적인 행태를 막기 위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인터파크는 매크로를 막기 위한 '자동 예매 방지 문자' 등을 적용한 '안심 예매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아이디 하나당 구매 티켓 수를 제한도 한다.
하지만 진화라면서 활개를 치는 온라인의 암표상까지 막을 수는 없다. 더구나 암표더라도 공연을 꼭 보고 싶어하는 팬들이 있기 때문이다. 팬심이 암표상들로 인해 악용되는 셈이다.
세계 최대 티켓 마켓플레이스 스텁허브(www.stubhub.co.kr)가 올해 상반기 국내 소비자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티켓 구매 관련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소비자의 61%는 매진되거나 예매시점을 놓친 공연이나 스포츠 경기를 보기 위해 재판매 티켓을 구매해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법은 현장에서 티켓을 직접 거래하다 적발되는 경우에만 암표상을 처벌할 수 있게 돼 있다. 온라인 암표 거래를 법적으로 제재할 규제가 없다.
롯데콘서트홀은 "암표 거래를 최대한 근절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으다"며 "해당 예매자 대상으로 거래 중단을 권고하고 있으나 법적인 제재를 할 수 없어 해당 거래를 적발하더라도 권고 이상의 조치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브로드웨이에서 흥행 신드롬을 일으킨 뮤지컬 '해밀턴'은 암표를 막기 위해 최고 좋은 좌석인 '프리미엄의 티켓' 가격을최고 849달러(약 98만3000원)로 정하기도 했다. 한 때 암표까지 모자라 위조표까지 등장했기 때문이다. 티켓값을 올리는 것이 오히려 암시장을 위축시킬 거라 예상한 것이다. 하지만 암표 시장을 완전히 근절하지는 못했다.
미국은 그래도 연방법률 등을 통해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한 티켓구매, 구매 티켓의 재판매 등을 금지하고 있다.
한국에서고 관련 법안들이 발의됐거나 발의를 준비 중이다. 대표적으로 윤영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4월 매크로 드을 이용한 암표 판매에 벌금 최대 1000만원을 매기는 공연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공연계 관계자는 "법적인 제재에 앞서 건전한 공연 문화를 만들기 위한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며 "팬심을 이용한 암표 행위로 애꿎은 관객들이 입는 피해를 불법 암표 거래자들이 생각해봤으면 한다"고 부탁했다.
◇티켓 예매 '신의 손'이 될 수 있는 비결 3가지
▲빨라야 한다 : 티케팅은 뭐니뭐니해도 스피드다. 비교적 편한 모바일, 게다가 LTE더라도 '티켓대란'에서는 무용지물이다. 신의 손들은 광속 인터넷이 깔린 PC방에서 예매를 하기를 권한다. 주로 오후 2시가 예매 오픈 시간이니, 오후 1시부터 가서 마우스를 익숙하게 만들고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것도 필수
▲욕심을 버려야 한다 : 특히 초보자들은 처음부터 귀한 자리를 욕심내서는 안 된다. 우선 1층 사이드나 뒷자리, 2층 1열을 노리자. 초반에 비교적 좌석 경쟁률이 낮은 곳이다. 보통 티켓은 가장 비싼 좌석과 가장 싼 좌석이 먼저 팔린다.
▲침착하자 : 티케팅은 자신과의 싸움이도 결제창으로 넘어갈 때까지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결제창으로 넘어가더라도 카드 결제는 금물. 팝업창 등이 뜨기 시작하면 분노가 시작된다. 무통장 입금을 권한다.
지난 4월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2 콜드플레이'에 대해 지난해 11월 인터파크·예스24에서 진행한 예매에서 동시접속자 수는 무려 90만명에 이르렀다.
인기 공연의 티켓 예매를 '티켓 대란'이라 칭하고, 예매에 성공한 이들을 '신의 손'을 가진 승리자라 부르는 것이 당연해질 법한 규모다.
문제는 티켓 예매에 팬들이 몰릴수록 암표 역시 기승을 부린다는 점이다.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의 가장 비싼 티켓 가격은 15만4000원이었는데, 온라인에서 거래된 암표 가격은 100만원이 훌쩍 넘었다. 지난달 31일 이태원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펼쳐진 '현대카드 큐레이티드 스팅'도 단 400석짜리 공연이라 예매에 실패한 팬들이 많았고, 역시 인터넷에 100만원에 육박하는 암표가 떠돌았다.
'싱킹 아웃 라우드(Thinking Out Loud)'로 유명한 영국의 팝스타 에드 시런이 2년 7개월만인 오는 10월29일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펼치는 두 번째 내한공연 티켓예매가 지난 15일 진행됐는데, 역시 온라인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암표 거래와 관련된 글이 도배되기도 했다.
뮤지컬·클래식 스타들의 공연 역시 암표상들의 타킷이다. 조승우, 김준수, 홍광호 등 인기 스타들이 출연하는 뮤지컬은 고가의 암표 거래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쇼팽 콩쿠르' 한국인 첫 우승자인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정명훈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과 서울에서 2년4개월 만에 협연을 해 기대를 모으고 있는 롯데콘서트홀 개관 1주년 기념콘서트 '음악으로 하나되는 곳'(8월18일 롯데콘서트홀)은 지난 20일 유료 회원 상대 1400석, 21일 일반 대상 600석을 티켓 오픈했는데 각각 5분, 1분 만에 매진됐다.
문제는 조성진의 높은 인기를 반영하듯 20일 예매 직후 리셀러들의 횡포도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중고나라 및 티켓베이 등 롯데콘서트홀 개관공연 티켓의 최고 가격 15만원인데 인터넷에 최고 130만원에 판매하겠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아이돌 공연의 티켓도 마찬가지다. 이달 13일 진행된 대세 그룹 '방탄소년단'의 '홈파티'는 사전 예매에서 3만3000원짜리 티켓 가격이 60만원 이상까지 치솟았다.
내달 1~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서 개최되는 '프로듀스101' 시즌2 피날레 콘서트 티켓은 오픈과 동시에 전석 매진됐는데 직후 7만원짜리 티켓이 무려 120만원이 넘는 가격으로 암표가 온라인에 나돌았다.
티켓 재판매를 통해 불법적으로 수익을 내는 암표상들로 인해 정작 공연을 봐야 하는 팬들과 공연장에 피해가 간다는 것이 문제다.
암표상들이 티켓 예매에 손쉽게 성공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소위 '매크로(자동 코드)'를 이용, 예매에 필요한 날짜·시간·좌석 등급·카드 결제 정보 등을 순식간에 입력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해야 하는 반복 작업을 대신 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매크로다.
지난해 8월 그룹 '샤이니' 콘서트 티켓 오픈 당시 이 같은 방법으로 한명이 티켓 320장을 선점, 이후 암표 거래를 한 사실이 적발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티켓 예매사이트는 이런 불법적인 행태를 막기 위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인터파크는 매크로를 막기 위한 '자동 예매 방지 문자' 등을 적용한 '안심 예매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아이디 하나당 구매 티켓 수를 제한도 한다.
하지만 진화라면서 활개를 치는 온라인의 암표상까지 막을 수는 없다. 더구나 암표더라도 공연을 꼭 보고 싶어하는 팬들이 있기 때문이다. 팬심이 암표상들로 인해 악용되는 셈이다.
세계 최대 티켓 마켓플레이스 스텁허브(www.stubhub.co.kr)가 올해 상반기 국내 소비자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티켓 구매 관련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소비자의 61%는 매진되거나 예매시점을 놓친 공연이나 스포츠 경기를 보기 위해 재판매 티켓을 구매해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법은 현장에서 티켓을 직접 거래하다 적발되는 경우에만 암표상을 처벌할 수 있게 돼 있다. 온라인 암표 거래를 법적으로 제재할 규제가 없다.
롯데콘서트홀은 "암표 거래를 최대한 근절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으다"며 "해당 예매자 대상으로 거래 중단을 권고하고 있으나 법적인 제재를 할 수 없어 해당 거래를 적발하더라도 권고 이상의 조치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브로드웨이에서 흥행 신드롬을 일으킨 뮤지컬 '해밀턴'은 암표를 막기 위해 최고 좋은 좌석인 '프리미엄의 티켓' 가격을최고 849달러(약 98만3000원)로 정하기도 했다. 한 때 암표까지 모자라 위조표까지 등장했기 때문이다. 티켓값을 올리는 것이 오히려 암시장을 위축시킬 거라 예상한 것이다. 하지만 암표 시장을 완전히 근절하지는 못했다.
미국은 그래도 연방법률 등을 통해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한 티켓구매, 구매 티켓의 재판매 등을 금지하고 있다.
한국에서고 관련 법안들이 발의됐거나 발의를 준비 중이다. 대표적으로 윤영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4월 매크로 드을 이용한 암표 판매에 벌금 최대 1000만원을 매기는 공연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공연계 관계자는 "법적인 제재에 앞서 건전한 공연 문화를 만들기 위한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며 "팬심을 이용한 암표 행위로 애꿎은 관객들이 입는 피해를 불법 암표 거래자들이 생각해봤으면 한다"고 부탁했다.
◇티켓 예매 '신의 손'이 될 수 있는 비결 3가지
▲빨라야 한다 : 티케팅은 뭐니뭐니해도 스피드다. 비교적 편한 모바일, 게다가 LTE더라도 '티켓대란'에서는 무용지물이다. 신의 손들은 광속 인터넷이 깔린 PC방에서 예매를 하기를 권한다. 주로 오후 2시가 예매 오픈 시간이니, 오후 1시부터 가서 마우스를 익숙하게 만들고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것도 필수
▲욕심을 버려야 한다 : 특히 초보자들은 처음부터 귀한 자리를 욕심내서는 안 된다. 우선 1층 사이드나 뒷자리, 2층 1열을 노리자. 초반에 비교적 좌석 경쟁률이 낮은 곳이다. 보통 티켓은 가장 비싼 좌석과 가장 싼 좌석이 먼저 팔린다.
▲침착하자 : 티케팅은 자신과의 싸움이도 결제창으로 넘어갈 때까지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결제창으로 넘어가더라도 카드 결제는 금물. 팝업창 등이 뜨기 시작하면 분노가 시작된다. 무통장 입금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