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배우들, 축제·콘서트로 관객 만나는 이유

입력 : 2017.06.12 10:02
'자라섬 뮤지컬 페스티벌 2016'
'자라섬 뮤지컬 페스티벌 2016'
뮤지컬스타들이 뮤지컬 정식 공연이 아닌 축제와 콘서트를 통해 관객과 만나는 자리가 늘고 있다.

국내 첫 야외 뮤지컬 축제를 표방하는 '2017 서울 스타라이트 뮤지컬 페스티벌'이 9월2~3일 서울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펼쳐진다.

지난해 뮤지컬배우 매니지먼트사 PL엔터테인먼트가 주최한 '자라섬 뮤지컬 페스티벌'이 명칭을 변경하고 확장한 축제다.

공연장을 벗어나 자연의 가을 밤 아래에서 노래로 뮤지컬 배우들과 어우러지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자리다. 경기 가평 자라섬에서 열리는 지난해 축제는 첫 회가 무색할 만큼 주목 받았다. 홍광호, 김선영, 조정은, 강필석 등 75명의 뮤지컬 스타가 103곡의 음악을 선보였고 관객들은 자유롭게 맥주를 마시고 먹거리를 즐겼다.

지난해 인기에 힘 입어 지난 8일 진행한 블라인드 티켓 예매는 오픈과 동시에 3분 만에 2000장이 매진됐다. 올해도 스타 뮤지컬배우들의 출연을 예고하고 있다.

첫회 페스티벌을 성공적으로 이끈 김서룡(청운대 교수) 연출과 음악감독 변희석(명지대 교수)이 또 한번 의기투합한다.

'스타라이트 뮤지컬 페스티벌'과 일주일 간격인 같은 달 9~10일 난지 한강공원에서 열리는 '더 뮤지컬 페스티벌 인 갤럭시' 역시 스타 뮤지컬배우들이 총출동한다. 유준상, 안재욱, 엄기준, 정선아 등 국내 최정상급 배우들이 출연을 확정했다.

연출가인 유희성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이 예술감독을 맡고, '프랑켄슈타인' 등에 참여한 이성준이 음악감독을 담당한다.

야외에서 배우들이 뮤지컬 넘버를 부른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확 트인 공간에서 사운드 등의 균형을 잡기도 힘들다.

하지만 지난해 '자라섬 뮤지컬 페스티벌'을 찾았던 이들은 공연장 내 세밀함까지 가져오기는 힘들었지만 야외에서 오케스트라 반주에 톱 뮤지컬배우들의 목소리를 듣는 건 분명 기념할 만한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저 하늘 저 별을 향해서 가고 싶어. 한 마리 새처럼 자유롭게 날아갈래. 난 나를 지켜 나갈 거야. 난 자유를 원해"라는 뮤지컬 '엘리자벳'의 속 엘리자벳의 넘버 '나는 나만의 것' 노랫말은 자라섬 밤의 자연 풍경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기도 했다.

배우들 역시 관객들과 어우러질 수 있어 흡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자라섬 뮤지컬 페스티벌'에 참여했던 김우형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생생한 라이브를 주고받을 수 있어서 좋다. 이런 시도가 계속 잘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축제 형식뿐만 아니라 기존부터 진행돼온 뮤지컬 배우들의 콘서트 무대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김준수, 홍광호, 김선영 등 인기 뮤지컬배우들의 단독공연 형식에서 인기배우들이 함께 출연하는 형식으로 옮겨가고 있다.

오는 7월8일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펼쳐지는 '신사들의 품격'에는 마이클 리, 김다현, 카이, 윤형렬 등 뮤지컬스타들이 동시에 나온다.

각각의 개별무대와 듀엣무대, 네명이 함께 하는 무대 등 평소 뮤지컬에서 보기 힘든 구성을 보여준다.

오는 7월 28일부터 30일까지 롯데콘서트홀에서는 뮤지컬 갈라콘서트 '뮤직 오브 더 나이트 2017'를 펼친다.

뮤지컬스타 마이클리와 함께 고훈정, 백형훈, 고은성 등 JTBC '팬텀싱어'로 인기를 누린 뮤지컬배우들이 나온다. 뮤지컬 '레미제라블', '영웅', '데스노트', '엘리자벳', '레베카' 등을 통해 '섭외 1순위' 음악감독으로 통하는 김문정 음악감독이 지휘한다.

뮤지컬배우들이 뮤지컬 공연이 아닌 축제와 콘서트 형식으로 관객들과 만나는 자리가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스타 배우들이 많아지면서 관객 동원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뮤지컬스타배우들은 아이돌 못지않은 티켓 파워를 자랑한다"며 "'팬텀싱어' 등을 통해 뮤지컬배우들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그들만을 위한 콘텐츠가 늘어나고 있다"고 봤다.

동시에 뮤지컬 대중화를 위한 포석도 깔려 있다. 즐기는 형식의 축제와 콘서트를 통해 뮤지컬을 친밀하게 만들고 관객들을 뮤지컬 본 공연에 끌어들이겠다는 계획이다.

뮤지컬배우가 나오는 콘서트를 준비 중인 관계자는 "뮤지컬배우와 제작사들이 원하는 건 뮤지컬 본 공연에도 관객이 많이 들어서는 것"이라며 "결국 뮤지컬업계 활력을 위한 시도로 이런 형식의 공연이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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