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6.11 23:57
8일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에서 악장 데이비드 김 絃 끊어져… 부악장과 악기 바꿔 연주
지난 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내한 공연을 가진 117년 역사의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가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할 때였다. 협연자로 나선 악장 데이비드 김(54)이 3악장에서 발랄한 리듬을 이어가던 찰나, '타앙!' 하는 굉음이 울렸다. 바이올린에서 가장 가늘고 높은 음을 내는 E현(絃)이 끊어진 것. 청중이 어리둥절한 사이, 오케스트라 앞자리의 부악장 푸잉과 재빨리 악기를 바꿨다. 데이비드 김은 아무 일도 없던 듯 연주를 이어나갔다. 이전보다 여유로워진 모습으로 피날레를 향해 훨훨 날았다. 푸잉 역시 줄 하나가 끊어진 악기로 연주를 마쳤다. 박수가 쏟아졌다.
10일 오후 미국 필라델피아 자택에서 전화를 받은 데이비드 김은 이틀 전 겪은 '현의 반란'을 떠올리곤 쑥스러워했다. "서울로 가기 전 현을 새로 갈았기 때문에 연주 도중 끊어질 거라곤 생각도 못했어요. 근데 오른손으로 피치카토를 하다가 딱 끊어진 거예요. 무대 뒤로 들어가 새 현으로 바꿔 끼우려 했죠. 뒤돌아 야닉(지휘자)을 봤는데 그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는 거예요. '렛츠 고! 렛츠 고!'를 외치며 계속하자고 했어요. 그래서 눈 딱 감았죠." 그는 "악장 생활 18년 만에 현이 끊어져서 다른 사람 악기로 연주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하지만 예전에 바이올리니스트 길 샤함이 우리 악단과 브람스 협주곡을 연주하다가 현이 끊어져 내 악기와 바꾼 적이 있었기 때문에 낯설지 않았다"고 했다.
마침 푸잉이 쓰고 있던 악기는 올 초 필라델피아의 한 의사가 악단에 기증한 200년 넘은 이탈리아 고(古)악기 '테스토리'였다. "취미로 바이올린을 켰던 그분의 아내가 저세상으로 가기 전까지 평생 사용했던 바이올린이었어요. 지난 3월 감사 음악회에서 그 악기로 연주해봤기 때문에 미리 호흡을 맞춘 셈이 됐네요."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을 하자고 그에게 제안한 건 음악감독 야닉 네제 세갱이었다. "연주가 끝난 뒤 야닉은 저를 끌어안고 이렇게 말했어요. '지금까지 들었던 멘델스존 협주곡 중에 최고였어요.'감사하고 감동받았죠." 데이비드 김은 다음 달 서울시향 객원악장으로 다시 내한한다.
마침 푸잉이 쓰고 있던 악기는 올 초 필라델피아의 한 의사가 악단에 기증한 200년 넘은 이탈리아 고(古)악기 '테스토리'였다. "취미로 바이올린을 켰던 그분의 아내가 저세상으로 가기 전까지 평생 사용했던 바이올린이었어요. 지난 3월 감사 음악회에서 그 악기로 연주해봤기 때문에 미리 호흡을 맞춘 셈이 됐네요."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을 하자고 그에게 제안한 건 음악감독 야닉 네제 세갱이었다. "연주가 끝난 뒤 야닉은 저를 끌어안고 이렇게 말했어요. '지금까지 들었던 멘델스존 협주곡 중에 최고였어요.'감사하고 감동받았죠." 데이비드 김은 다음 달 서울시향 객원악장으로 다시 내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