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5.21 23:43
[첼로, 힙합댄서를 만나다]
12회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서 첼리스트 가이야르 연주와 힙합 무용수의 색다른 '동행'
바흐의 무반주 모음곡을 연주하는 첼리스트와 힙합 댄서의 '2중주'는 어떤 빛깔일까. 20일 예술의전당에서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예술감독 강동석)의 하나로 열린 '첼로, 힙합 댄서를 만나다' 공연은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프랑스 첼리스트 오펠리 가이야르(43)와 아프리카 말리 출신 힙합 무용수 이브라힘 시소코(40)는 클래식과 힙합이라는 두 가지 다른 발자국의 색다른 '동행'을 선보였다.
클래식 콘서트는 연주자가 있어야 할 자리에 조명을 환히 비추기 마련. 이날은 무대와 객석 모두 캄캄했다. 암전(暗轉) 상태로 10초쯤 지났을 때 맑은 새 울음소리가 정적을 깨트리더니 초목 사이로 바람 스치는 소리가 공연장을 메웠다. 그 사이로 가이야르가 자기 키만 한 첼로를 끌어안은 채 활로 현을 그으며 걸어나왔다. 반대편에선 푸른색 상의를 입은 시소코가 가이야르의 첼로 선율을 온몸으로 연주했다. 190㎝가 넘는 근육질 몸은 숨 쉴 때마다 악보 속 음표가 되어 꿈틀댔다.
클래식 콘서트는 연주자가 있어야 할 자리에 조명을 환히 비추기 마련. 이날은 무대와 객석 모두 캄캄했다. 암전(暗轉) 상태로 10초쯤 지났을 때 맑은 새 울음소리가 정적을 깨트리더니 초목 사이로 바람 스치는 소리가 공연장을 메웠다. 그 사이로 가이야르가 자기 키만 한 첼로를 끌어안은 채 활로 현을 그으며 걸어나왔다. 반대편에선 푸른색 상의를 입은 시소코가 가이야르의 첼로 선율을 온몸으로 연주했다. 190㎝가 넘는 근육질 몸은 숨 쉴 때마다 악보 속 음표가 되어 꿈틀댔다.
가이야르가 연주하는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프렐류드'를 따라 시소코가 자신의 몸을 첼로 삼아 팔과 다리를 활처럼 그어대는 춤이 인상적이었다. 음악적 영감이 샘솟는 첼리스트, 그 영감에 맞춰 앞으로 쏟아졌다 뒤로 튕겨나가는 힙합 무용수의 몸동작이 농염했다. 가이야르는 무대 한쪽에 첼로를 내려놓고 활만 든 채 시소코와 2인무를 췄다. 첼로와 힙합, 여자와 남자, 유럽과 아프리카. 상반된 두 개체가 대립하다 하나가 되고, 결국엔 자유로워지는 음악의 흐름이 이 작품의 핵심이었다.
공연 전 만난 가이야르와 시소코는 4년 전 파리 외곽의 자크 프레베르 극장에서 처음 만났다고 했다. 그 자리에서 가이야르가 쇼팽의 첼로 소나타 2악장을 켰고, 시소코는 즉흥 댄스를 췄다. 리허설 한번 없이 선 무대. 반응은 뜨거웠다. 두 사람은 듀오 '엉 필리그랑(En Filigrane·배경)'을 결성했다. "백지에 '모험'을 써나가자"는 각오로 활동을 시작했다.
파리 고등음악원을 졸업한 가이야르는 바로크와 현대음악에 모두 조예가 깊다. 그런 그녀가 리사이틀이나 교향악단 협연 같은 정통 코스에서 비켜나 이런 도전을 하는 건 "연주가 일정 수준에 다다르면 위험을 감수해야 새로운 감수성이 돋기 때문"이다. "인도의 오래된 궁전에서 독일 안무가 자샤 발츠의 춤에 맞춰 현대음악을 연주한 적이 있어요. 일본에선 바흐 곡으로 전통 인형극을 선보였죠. 댄서들과 함께하다 보니 첼로를 켜는 내 움직임이 안무랑 비슷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비로소 우주와 내가 하나 되는 '합일'을 느꼈어요." 시소코는 "서로 다른 배경은 갈등 요소가 아니라 만남을 낳는 씨앗"이라고 말했다.
공연 전 만난 가이야르와 시소코는 4년 전 파리 외곽의 자크 프레베르 극장에서 처음 만났다고 했다. 그 자리에서 가이야르가 쇼팽의 첼로 소나타 2악장을 켰고, 시소코는 즉흥 댄스를 췄다. 리허설 한번 없이 선 무대. 반응은 뜨거웠다. 두 사람은 듀오 '엉 필리그랑(En Filigrane·배경)'을 결성했다. "백지에 '모험'을 써나가자"는 각오로 활동을 시작했다.
파리 고등음악원을 졸업한 가이야르는 바로크와 현대음악에 모두 조예가 깊다. 그런 그녀가 리사이틀이나 교향악단 협연 같은 정통 코스에서 비켜나 이런 도전을 하는 건 "연주가 일정 수준에 다다르면 위험을 감수해야 새로운 감수성이 돋기 때문"이다. "인도의 오래된 궁전에서 독일 안무가 자샤 발츠의 춤에 맞춰 현대음악을 연주한 적이 있어요. 일본에선 바흐 곡으로 전통 인형극을 선보였죠. 댄서들과 함께하다 보니 첼로를 켜는 내 움직임이 안무랑 비슷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비로소 우주와 내가 하나 되는 '합일'을 느꼈어요." 시소코는 "서로 다른 배경은 갈등 요소가 아니라 만남을 낳는 씨앗"이라고 말했다.